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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에서 만나는 김유신 장군(2부) / 김성문

작성자김성문|작성시간26.07.31|조회수402 목록 댓글 0

사당에서 만나는 김유신 장군(2) / 김성문

 

<1부에서 계속>

다음은 지소 부인께 술을 올릴 차례였다홀을 꽂고 무릎을 꿇었다부인은 태종무열대왕의 공주로기품 있고 곱다는 모습으로 전해진다온화한 인상은 내조자로서의 기품을 느끼게 한다지소 부인의 신위 앞에서도 단술 한 잔을 정성껏 올리고다시 흥무대왕 신위 앞으로 나와 의례를 계속했다.

 

이어 대축이 왼편에 자리해 동쪽을 향해 무릎을 꿇고 앉았다그는 장중한 음성으로 축문을 낭독했다참사자 모두가 머리를 숙이고 그 목소리를 경청했다.

 

ʻ대왕의 위엄은 삼국에 미치고 공적은 백세百世를 지나 성웅의 뛰어난 공적이 남아 있어향사가 쇠퇴하지 않아 깨끗한 희생犧牲과 여러 가지 제물을 마련하여 향사를 올리니 흠향하시옵소서.ʼ

 

축문이 끝나자 모두 일어섰다초헌관으로서 역할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왔다이어서 아헌관이 동동주인 앙제盎齊를 올렸고종헌관은 맑은 청주를 올렸다아헌과 종헌에는 축문 없이 술잔만 정중히 바쳐졌다세 번의 헌작이 끝나고 이어진 순서는 음복례였다.

 

대축이 주는 술 한 잔과 육포를 받았다조상과 함께한 제물로 복을 나누는 음복은그 제물에 깃든 복을 몸으로 받아들이는 의식이다이어 삼헌관이 다시 네 번 절을 올리고참사자 전원이 마지막으로 신령을 전송하는 의례인 폐백과 축문을 태우는 망료례가 이어졌다그 의식은 신령을 먼 곳으로 배웅한다는 뜻이다초헌관으로서 신령을 전송하는 의례를 지켜보았다.

알자가 다가와 큰 소리로 외쳤다.

 

예필禮畢!”

 

숭고한 제사의 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소리였다숨을 고르며 삼문을 나섰다제단을 나서는 순간마음속에 뭉클한 무언가가 남았다조상과 만나는 일은 제사의 형식을 넘는다그것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다시금 자각하게 하는 일이며오늘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원시 농경 시대를 거쳐 산업화지식정보화그리고 AI 시대에 이르렀다삶의 방식은 변했지만조상을 향한 마음은 여전하다제사의 형식은 시대에 맞게 간소화될 수 있겠지만그 정신만은 시대를 넘어 계승되어야 한다고 믿는다조상을 향한 예는 결국 자신을 향한 예이기도 하다.

 

숭무전 대제를 마치며 다시금 깨닫는다선조의 삶 위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그리고 그 끈이 ʻʼ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음을오래도록 마음에 새긴다.

 

경주 숭무전 대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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