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불평불만이 잔뜩 쌓인 볼멘소리들뿐이다. 전부들 축제에 갔다가 황당한 꼴(?)을 당한 뒤에 나오는 이야기다. 시골 한적한 곳에서 차려놓은 밥상에 시음하는 음식을 집어 먹고 여유 있게 축제 상품 사서 오는 데 익숙한 터라 도시 축제엔 영 적응이 되지 않아 생긴 현상이다.
‘문경사과축제’처럼 여유 있게 축제 기간을 10여 일 넘게 잡아버리면 몰리는 현상이 있을 수가 없다. 하지만 도심지 축제엔 그게 쉽지 않아 끝없는 줄을 서게 마련이다. 한 지인은 끝없는 줄을 1시간 서 있다가 물건을 사려는데 여긴 예약한 분들이 물건만 받아 가는 줄이라는 것을 알고 분통이 터진 것이다. 그건 주최 측을 나무라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무지함을 원망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도무지 이 변화하는 세상을 일일이 따라잡으려니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느낌이다. 젊었을 땐 똑똑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한 세상 호의호식하며 살아온 이유가 나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은 삶을 살아왔노라 자평했건만 그놈의 떡볶이٠김밥 한 줄에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우리 세대는 QR 기반 주문·결제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하다. 영 모르는 사람도 허다하다.
방문객들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김밥을 주문하면 조리가 끝난 뒤 알림톡이 발송하고 이 톡을 받은 사람들이 수령 부스에 줄을 서서 음식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방문객을 위해 현장 키오스크와 안내 인력도 배치했지만, 당연히 줄만 빨리 서면 된다는 인식이 이조차 외면해 버린 결과가 자신의 비참함만이 남게 된 것이리라.
난 다행히 떡볶이٠김밥 축제가 아닌 사과 축제에 간 덕분에 그놈의 기계에서 벗어나 여러 부스에서 제공한 맛보기 사과를 먹으며 사과값을 밀당해서 깎는 재미까지 즐긴 여유 있는 가을을 즐겼다. 괜한 곳에 가서 고생하지 말고 이젠 복잡한 곳은 기계 잘 다루는 애들에게 양보하자. 그게 덜 스트레스 받는 삶이다. 실컷 줄 서서 기다린 결과가 민망한 꼴로 전락 되는 순간 얼마나 창피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