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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굉장히 사회적 가치가 높은 수작을 소개 합니다

작성자정임표|작성시간26.06.17|조회수36 목록 댓글 0

이 작가를 주목하라./ 난 남자가 좋다(임춘희)

정임표추천 0조회 78 20.07.14 16:1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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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본문내용

내가 왜 이제사 이 수필을 보게 되었는지 안타깝다. 글을 밀어가는 힘이 거침이 없다. 삶과 표현이 일치하지 못하면 이런 글이 나오지 못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첫 수필집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실린 글을 필자가 한 시간여의 워드 작업을 하여 다시 옮긴 것이다. 수필의 미래는 이처럼 담대하고 솔직해야 한다. 불기심(不欺心= 자기 마음을 속이지 않는다). A+++ 점수를 드린다. 추서 하건데 수필작가가 자기 사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글을 쓰면 주필가 마저도 거기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를 살피지 않고 관음증 환자처럼 개인 사생활을 분석하려고 달려드는 것은 문학을 모르는 돌대가리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문학은 소재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내는 일이고 새로운 가치를 부활시켜 내는 일입니다. 그래서 수필작가들에게는 타 어떤 장르 작가들 보다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수필작가들을 존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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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자가 좋다/임춘희
 
 
 
거울 앞에서 잠시 머문다거무튀튀한 피부에다 뽀얀 화학물질을 열심히 갖다 붙인다눈썹과 입술도 요염하게 칠한다모나리자 눈썹을 상상하면서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말이다완성된 작품인지 확인하고 나풀거리는 치마정장 차림으로 마무리한다이쯤 되면 누가 봐도 매력적인 여자다물론 신체구조도 여자임에 틀림없다하지만 현관문을 나서면 여자는 가슴 저 밑바닥에 숨어버리고 잠재되어 있던 남자가 된다남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예쁜 여자를 보면 사랑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난 남자가 좋다넉넉하고 푸근함이 멋지지 않은가특히 내 어머니의 유별난 아들 사랑이 부러워서 그런지도 모른다사업하면서 만난 사람들한테도 가끔씩 우스갯말로 난 아버지의 불량품이라고 말한다워낙 약주를 좋아하시다 보니 남자를 상징하는 부분을 잊어버리고 대충 생산한 아이가 나였다고남들은 웃음으로 넘기지만 나에겐 뼈가 있는 말이다내면에 여자로 태어난 것에 아쉬움이 깔려 있으니 어쩌면 좋을까.
유년 시절부터 남자가 되고 싶었다같은 또래 남자 아이들과 바지를 무릎까지 내려놓고 누구의 오줌 줄기가 멀리 가는지 내기한 적도 있었다아랫배에 힘을 잔뜩 주고 최대한 용을 써 보아도 발아래로 떨어졌다건들거리며 불어오는 동남풍의 방해라고 우겨댔지만 바짓가랑이 사이를 타고 흘러내려 검정 고무신 안에 고이는 오줌을 보며 계집아이의 한계를 인정했다며칠을 상심하며 다락방에 틀어박혀 고민한 적도 있었다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내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남자를 상징하는 그것을 찰흙으로라도 만들어 달고 싶었다.
오빠를 따라다니며 남자아이들 하는 놀이를 같이 했다스릴을 느꼈다고무줄놀이 대신 딱지치기와 구슬치기를 즐겼고막내기로 총싸움을 하며 개선장군처럼 씩씩한 걸음걸이를 흉내 냈다바람 부는 날 연날리기는 작은 계집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얼레 조절을 요령껏 해서 높이 올라 마음껏 활개를 치는 연을 보며 내 마음을 실어 가라고 소리쳤다놀다 집으로 들어가면 두 살이나 많은 오빠는 나무라지 않고 나만 야단쳤다오빠는 하루 종일 놀아도 대를 잇는다는 이유에서 어머니의 눈빛에는 사랑이 넘쳤다.
“ 이쁜 내 새끼 어여와맛난 것 먹고 공부해야지.”
항아리를 열고 밀가루가 뽀얗게 묻은 엿가락을 들고 와서 오빠에게 내밀었다난 부러움에 침만 끌꺽 삼켰다오빠는 책을 가방에 넣고 다녔지만 난 보자기에 싸서 다녔다.
어느 날 오빠가 서서 볼일을 보는 것을 보고 퍼뜩 생각이 지나갔다나하고의 차이가 바로 그것이었다는 것을그 후로 서서 볼일을 보니 옷만 버렸고 엉뚱한 행동에 이유를 모르는 어머니는 부지깽이를 들고 와서 몸에 줄이 서도록 때렸다.
“ 이 가시나가 인간이 될라 카나 말라 카나다 큰 기 왜 오줌을 싸노?”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내 속을 몰라주는 어머니가 야속했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방과 후엔 숙제할 틈도 주지 않았다어머니의 눈을 피해 공책이라도 펼칠라치면 야단을 쳤다부모님은 농사일에 매달려 있는지라 집안일은 내차지였다동생 돌보기와 집안 청소소죽 끓이기에다 저녁밥까지 지어야 하니 여남은 살짜리 아이가 하기엔 벅찬 일이었다그래도 군소리 한 번 못하고 해야 했다.
쓰잘데기 없는 지집아가 공부해서 뭐 하노살림하는 것만 배워서 시집이나 가면 되제.”
여자가 아는 것이 많으면 팔자가 드세진다는 어머니의 편견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남자가 무엇이고 여자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막연하게 내 머릿속엔 남자는 하늘 높이 올라가는 연처럼 그려졌다결혼하면 꼭 아들만 낳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나는 어쩔 수 없지만 자식은 연처럼 넓은 하늘에 마음대로 날아다니게 하고 싶었다내 바람대로 아들만 둘을 낳았다세상 전부가 내 것이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난 사업하는 사람이다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지만 그런대로 할 만하다어릴 때부터 남자 같은 삶을 살아 왔기에 잘 해내고 있지 않을까사업상 만나야 하는 사람과 술자리도 빈번하다때로는 이성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공과 사를 구분지어 깔끔하게 정리한다상대가 무안하지 않게 감정처리를 해 주는 것도 일하는 여자의 기본 능력이니까상대가 애절한 눈빛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저는 주민등록증에는 2자 입니다만실재로는 1자입니다.“
너털웃음으로 위기를 넘긴다스스로 남자라고 최면을 걸면서 말이다오늘도 차가운 날씨지만 거래처에 남자를 만나러 간다어머니가 좋아하고 내가 그렇게 되고 싶어도 될 수 없었던 남자를 만나러 가고 있다이젠 남자가 부럽지 않다난 지금 여자의 몸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남자는 되지 못했지만 듬직한 아들 둘을 낳았다그리고 여자이기에 가능한 일은 그 남자를 지배하는 것이다. 2006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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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희(동그라미) 첫댓글 20:37 새글
임춘희 작가는 여장부입지요.
그러나, 이 작품을 대할 때마다 아릿함을 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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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임표
    22:17 새글
    이 작품의 가치는 "차별의 프레임"이 어디에서부터 생기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남성에 의한 여성의 차별은 오랜 역사적 산물이며 경제권을 남성이 장악하던 날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볼수가 있습니다. 때문에 성차별은 차별의 불이익을 뼈저리게 체험한 여성인 어머니에 의해서 부터 비롯되고 그 차별에서 벗어나려고 안간 힘을 써오던 작가조차도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가 그 차별의 프레임에 지배를 당하게 만들어서 자신도 모르게 남성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의식의 프레임(굴레)은 갇힌자 일수록 더 철저하게 다음세대를 가둔다는 것이지요. 산업화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출세와 돈 지향적 프레임도 빈곤에 갇힌자들이 그렇게 만들어낸 것입니다. 프레임에 갇히면 인간은 자학적이든 가학적이든 폭력적이 됩니다. 단순한 반대의견을 피력하는 사람에게조차도 극도의 증오감을 드러낸답니다. 그 이유는 반대 의견이 자기를 가두려드는 또 다른 프레임으로 인식되는 때문이지요. 그게 이 작품을 읽은 노정희 선생님께서 아릿함을 느끼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우리 인간의 영혼은 프리덤의 세계를 꿈꾼답니다. 프리덤은 충만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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