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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로 표현해 내는 의미화

작성자혜운 김규인|작성시간26.06.05|조회수20 목록 댓글 0
 수필로 표현해 내는 의미화


                                                                                                                                    임병식


  고사성어에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대학(大學)에 나오는 말로서' 사물에 존재하는 마음을 바로잡아, 선천적인 양지(良知)를 갈고 닥는다'는 뜻이다. 쉽게 풀이하면 사물의 긍극적 이치를 파악하고 헤아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다분히 현학적이면서도 탐구적 성격의 말이다. 한데, 왜 내가 '수필로 표현해 내는 의미화'를 이야기 하면서 다소 생뚱맞은 이 얘기를 꺼내느냐하면 그것은 수필을 쓰면서 이만큼의 치열한 노력이 없이 어찌 좋은 글을 써낼 것인가 하는 문제 때문이다.
흔히 수필을 이야기할 때 수필의 형상화란 말과 함께 의미화라는 말을 두루 많이 쓰는데, 그것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는 무슨 뜻이며, 왜 중요하고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 우리가 글을 읽을 때 '아하 그것이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의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왜 중요하느냐 하면 작가가 글을 쓰는 의도이면서도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렇게 쓰면 될것 아니냐 하겠지만, 그게 실제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글을 써본 사람들은 다 느끼는 일이다. 설명으로나 느낌으로는 다 아는데, 막상 글로써 구현하고자 하면 절벽을 대하는 듯한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 여기서 하나의 사례를 예시해 보겠다. 어떤 사람이 산책을 하는데, 양지녘에서 어미 도둑고양이가 드러누워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걸 보았다고 치자. 이를 본 사람이 '살생을 일삼는 주제에 새끼를 키운답시고 퍼질러 있는 꼬락서니가 가소롭구나'하고 지나친다면 그것은 그저 그렇더라는 얘기이며 하나의 스치고 지난 스케치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다른 시선으로 보고 '비록 생존을 위하여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고 살기는 하지만, 종족본능 만큼은 다른 짐승의 모성애에 하나도 뒤지지 않구나 '하고 바라본다면 그 고양이는 앞서 보았던 모습과는 전혀 새로운 다른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
  이것이 사색 끝에 건져 올려진 글감일 것이며 ,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곧 의미화작업인 것이다. 이렇듯 사물을 건성으로 보지 않고 '생명존중'이나 '경외심'으로 보게되면 감동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것을 담아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바로 수필은 감동을 맛보기 위해서 쓰고 읽는다고 할때, 의도하는 바를 분명히 밑바탕에 깔고서 써야하는 것이다.
  수필은 소재를 제재화하여 글을 쓴다. 그 소재를 취하고 제재화하는 데는 취사선택의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자기가 경험한 것이라고 해서 모두 글감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모든 전경이 사진작품이 되지 않는 것처럼 제재화 할 때는 이미 발흥하는 글의 구성과 상호 감응이 되는지 보아야 하며, 비로소 감응이 이루어질 때 취해서 글로 나타내야 하는 것이다.
  한데, 종종 글을 읽다보면 제재는 신선하고 좋은데 글의 주제와는 웬지 핀트가 어긋나고 동 떨어지는 글을 만날 때가 있다. 이  것은 바로 의미화를 간과하거나 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서 오는 불찰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거듭 말하거니와 글은 반드시 구상단계에서 부터 의미화 시켜야 하며 독자가 읽고 나서 '아하 그 말을 하고 싶어서 썼구나'하고 느끼게 해야하는 것이다.


출처
https://cafe.daum.net/jsoopil/eue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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