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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수필

제 1회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최우수상' 수상작

작성자이랑 김동수|작성시간12.06.27|조회수233 목록 댓글 0

 

제 1회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최우수상' 수상작

 

 

獨島- 뭍에서 쓰는 편지 

 

                               박영식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그 오랜 태고적부터

우리땅 우리하늘 우리바다 아우르며

東海 맨 끝자락에 나앉아

홀로 거문고 뜯는 막내둥이 독도야

외롭지만 결코 외로울 수만은 없는

너에게

나는 오늘도 그리움의 편지를 쓴다

 

일몰이 내린 해역에

달빛에 불을 당겨

등대 역할로

오징어배 수로를 열어주는 촛대바위

자주국가임을 자주독립국가임을

오대양육대주에 알리는

그 위세 당당한 독립문바위

외세의 침략을 일격에 날리듯

먼 수평 굽어보며 위엄 넘치는

탕건봉과 장군바위

모두 잘있니

 

어디 그뿐이랴

수수만년 배달민족의 무사안녕을 위해

늘 기도하는 관음바위

관모 쓴 닭바위

덤벙덤벙 물놀이하는 코끼리바위

이곳저곳 군함처럼 떠다니는 군함바위

젖은 표피 말리는 물개바위

이놈!

상장군 나가신다 장 받아라. 상장군바위

옹기종기 삼형제 모여 사는 삼형제바위

그리고

무뚝뚝하지만 믿음직스런

한국인의 얼굴을 대신한 얼굴바위

모두모두 잘있니

 

상큼한 봄바람

꽃향기로 불어오고

물소리 더 높아가는 四季 속에

괭이갈매기는 쑥색 알을 품느라

호젓한 바위틈새를

바쁘게 바쁘게 비집고 다니겠지

재롱부리기에 한창일

앙증맞은 노랑턱맷새도

포롱포롱 포로롱

전선줄 여기저기 앉았다 날거고

고 예쁜 이름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정겨움이 넘쳐나는

희배지빠귀, 바다 직박구리, 긴발톱할미새

콩새 솔잣새 검은딱새 상모솔새

모래톱에 삼지창을 찍어대는 세가락도요

떠난

임 그리워 임 그리워

가슴앓이 하는 진홍가슴

그도 모두모두 잘있니

그렇지

보기만 해도 안쓰러운

어린 바다제비 보호하느라

매솔개 물수리는

번갈아 빈 상공을

머물 듯 날고 있겠지

어디 바다 밑으로 한 번 내려가 볼까

푸른 머릿결을 자랑하는 청각은 더 늘어졌겠지

얌체 개볼락, 청옥 같은 파랑돔

의상을 가장 뽐내는 일곱줄 얼개비늘

끄덕끄덕 끄덕새우

물속에 눈꽃 피운 눈송이갯민숭이

아이 무서워!

움직임 소리도 없이

쭉 찢어진 눈으로 노려보는 징그러운 문어

철딱서니 돌팍망둥, 오돌오돌 돌기해삼

눈에 넣어도 키워도 아프지 않을 가막배도라치

죽은 별의 껍질인 듯 별 닮은 큰 불가사리

이 많은 식구들 다 먹여살리느라

물 들고 물 날 때 잠시도 쉬지 않고

물속 밭을 가꾸는 대황도 안녕하겠지

 

아직도

멈짓멈짓 잠결을 다스리는

참억새 자락자락

하늘로 하늘로 날아오르다

꽃을 피운 날개하늘나리

갯매꽃 해국 왕해국

술래팽이 박주가리도

꽃망울을 앞다투어 터트리고

덤불덤불 가시덤불 붉은 가시딸기는

가는 이 오는 이 눈빛 속에 달아오르고

꽃풍차 돌려대는 구절초는

은은한 향기 채우고 잘있니

 

언제나

어머니 품에 안기어

응석부리고 싶어

처얼썩 착 처얼썩 착

물소리로 노래하는

애틋하고 안쓰러운

막내둥이 독도야!

 

태극기 휘날리는 선미船尾에서

손 흔들며 손 흔들며

갈앉았다 다시 떠서

멀어져가던 너를 보며

나는 가슴이 울었다

불멸의 화신으로 영원하라고

밤낮없이 나는 가슴이 울었다

막내둥이 미더운

우리 독도야.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수상작품집 중에서)

* 박영식 시인은 울산에서 활동하시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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