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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형

국뽕에 빠진 날

작성자이근형|작성시간26.06.12|조회수37 목록 댓글 2

국뽕에 빠진 날/이근형

 

오늘 아침 텔레비전에서 월드컵 개막식을 보았다. 놀랐다. 수십 개국의 입장 순서에 따른 국기들의 행렬에 태극기가 가장 앞에서 펄럭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니 대한민국이 A조이기 때문인 것 같고, A조에는 체코, 남아프리카 공화국, 주최국인 멕시코가 있는데, 멕시코 국기는 미국, 캐나다와 함께 메인 포스트에 계양 되었을 터이고, 체코와 남아공은 우리나라보다 피파 순위가 낮기에 A조에 속한 국가의 국기 중 첫 번째로 순위가 매겨진 것이라 짐작했다. 그래도 어쨌든 우리 국기가 가장 먼저 보이게 되었다는 점이 무척 기분 좋았다.

개막식 행사에서 더 놀랐다. 개막식 축하 공연에서 월드컵 공식 주제가 <DNA>를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이 보첼리’와 함께 우리나라의 ‘이재’라는 여자 가수가 부르지 않는가. 아니, 대한민국 사람인 내가 이름도 모르는 저 여자 가수가 누구 길래? 이런 생각에 검색을 해 보았다. 아항, 작년인가 올핸가,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그 유명한 만화영화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K-POP DEMON HUNTERS)의 주제곡을 부른 가수의 이름이란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 가수라 하는데 대중 예술의 천재로 알려진 KOREAN이라는 점에 가슴이 뿌듯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지난 4년 전 월드컵 개막식에서도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보컬리스트, 방탄소년단의 멤버인 ‘정국’이 월드컵 개막식 축하 공연에서 노래하며 춤을 추던 모습이 떠올라 더욱 흥분될 지경이었다.

이 정도라면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짐작하게 된다. 잘은 모르겠지만 어느 나라에서 자국의 가수가 월드컵 개막식 행사의 노래를 2회 연속 불렀던 경우가 있을까? 월드컵 초기의 참가국이 얼마 안 될 때라면 모르겠으나 참가국이 많은 이 때에는 별로 없을 일이겠다. 피파와 한국이 짠 것도 아닐테고, 주최측에서는 최대한 성과를 올려야 하는 축하공연이니 만치 상업성과 객관성만은 확실하게 여겨지니 더욱 대한민국 백성임이 자랑스러웠다.

친구들끼리 축구 예측 내기를 한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A매치 경기가 열릴 때마다 내기를 벌인다. 대한민국이 몇 대 몇으로 승이나 패를 만들 것인가에 대하여 예측하기 게임이다. 회원은 4명. 각기 막연하지만 최소한의 축구 정보와 감각을 바탕으로 ‘몇 대 몇으로 이길 것이다’ 아니면 ‘몇 대 몇으로 패할 것이다’라고 단체 대화방에 올린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경기를 본 후 결과에 따라 예측을 가장 멀리 한 사람이 밥을 사는 게임이다.

오늘 내가 밥을 샀다. 회원 세 사람이 2대1 승리를, 나는 3대 1 승을 예측했던 것. 더구나 스코어를 숫자까지 딱 맞춘 사람에게 축하의 뜻으로 1천원을 주는 조항이 있으므로 2대 1 승리의 스코어를 제대로 맞춘 세 사람에게 1천원씩, 3천원을 따로 지급했으니 얼마나 손핸가. 그래도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어쨌든 대한민국이 이겼잖은가. 4년을 기다린 월드컵,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장에서 승리를 거둔다는 게 얼마나 자랑스런가. 조별리그는 4팀이 경기하여 승수가 높은 순으로 다음 차순의 경기를 할 수 있다. 이런 규칙에 따르면 첫 경기의 승리는 다음 차순으로의 도약에 75퍼센트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대한민국이 2대 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경기가 끝났다. 내가 오늘 저녁 식사할 장소와 시간을 공지하여 반가운 멤버들을 만났다. 각자가 월드컵 축구의 시원한 경기 내용과 결과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최근 전국 지방 선거에서 국가 기관인 선거관리 위원회의 중대한 실책이 있었다. 같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건 극히 일부분일 뿐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을 그것 하나로 훼손할 수 없다. 연일 코스피 지수가 치솟고 있잖은가. 이건 국가 경제의 위상이 세계 속에서 어떤지를 말해준다. 또 우리나라를 다녀간 ‘젠슨 황’이라는 세기적 재벌은 대한민국에 투자할 모종의 결심을 표하고 갔다.

이삼 주 전에는 미얀마엘 다녀 올 일이 있었다. 거기서 이란과 미국의 전쟁 여파가 크게 드리워있는 걸 보았다. 기름 값이 폭등하여 대중교통은 물론 자가용 운행도 차량 2부제를 실시하여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마국과 이란의 전쟁에도 기름 값에는 우리나라에서 그리 크게 동요함이 없었다는 걸 외국에 잠시 나가 보고야 실감하게 되었다.

어쨌거나 우리 축구 예측모임의 친구들이 오늘 있었던 축구 승리에 내가 사는 밥으로 싱글벙글 하며 식사를 나눴다. 이어서 다음 경기인 개최국 멕시코와의 경기를 예측했다. 내 예측은 0대 1패. 아무래도 상대국은 피파 랭킹이 우리나라보다는 한참이나 위인데다가 홈팀이라는 잇점이 있잖은가. 냉정하게 매긴 예측이었다. 그러나 친구들은 2대2 무승부, 1대0 승리, 2대1 승리 등 희망 예측을 했다. 나는 내심 패배를 예측한 내 예측이 깨져서 또 밥을 사게 되더라도 친구들의 염원대로 대한민국의 시원한 승리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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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근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2 페이스북에 올리려 글을 쓰다가 점점 길어지게 된 글입니다.
    이것을 수필로 만들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요?
  • 작성자로하 김인환 | 작성시간 26.06.13 저도 감동으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특히 이제가 'DNA' '또 넘어져도 나 다시 일어나'를 부를 땐 눈물샘이 터져 어찌 형언하기 어려웠습니다.
    제목만 바꾸면 되겠습니다. 감히 제언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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