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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지전 ]에서 ‘2 초 ’의 의미

작성자담비|작성시간26.06.09|조회수35 목록 댓글 0

 

영화 [고지전 ]에서 ‘2 의 의미

 

악어부대 대원들은  모두 '2 '를 두려워 한다 .

서로 뺏고 뺏기는 고지를 가운데 두고 적진의 상황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선뜻 전진을 계속하기에는 무리다. 바로 드러나 표적이 되는 줄 뻔히 알기에 선뜻 먼저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싸움은 멈출 수가 없다 누구라도 먼저 앞장을 서야 한다 그때 소리도 나지 않았는데 앞 선 병사 한 명이 쓰러진다 뒤이어 골짜기를 흔들며 들려오는 총성 .

병사가 악 소리도 내지 못하고 쓰러진 후 비로소 들려오는 총소리 그 간격이 꼭 2 초여서 그런 별명으로 불리는 상황이 ‘2 다. 

 

골짜기 건너편 산등성이   무성한 숲 어디엔가 몸을 숨기고 움직임만 보이면 방아쇠를 당기는 저격수 총성도 울리기 전에  쓰러지는 전우를 보며 구하러 나갈 수도 총성이 들려온 방향도 가늠할 수 없는 아군의 무력감 .

'2 '의 정체는 누굴까 .      

전투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어느 날 골짜기 냇가에서 신하균은 우연히 앳된 촌부를 발견한다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후 이곳은 위험하니 얼른 가라고 당부하면서 초콜릿을 준다 .

얼마 후 소년병 같은 신참이 소변을 보다 옷을 추스르기도 전에 '2 '에게 당한다 .

 

쓰러져 몸부림치는 신참을 구하러 몸을 일으킬 수도 없는 전우들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를 총탄 그 상황을 차갑게 바라보는 2 초의 시선 그를 단번에 보내지 않고 몇 번의 저격으로 고통과 두려움을 배가시킨다 .

그의 위치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 끝에 그 지점에 대한 포격이 있었으나 집중포화 속에서도 그는 종적을 감춘다 그러나 끈질긴 추격을 하던 신하균의 눈에 포착된 저격수는 뜻밖에도 그 어린 촌부였다 그러니까 둘은 이미 낯이 익은 사이 .

 

 총신이 긴 저격용 총은 완제품이 아닌 손으로 만든 듯 조악해 보였다 질질 끌다시피 들고 가는 조그만 그녀를 신하균은 얼마든지 죽일 수 있었는데 그냥 보내고 만다 .

왜 그랬을까 짧은 순간의 교감일지라도 그에게는 그녀가 이미 적이 아닌 연민의 대상이 되었던 탓일까 마음이 약해져 기회를 놓쳐버리는 일은 어리석음으로 남았다 ..

 

결국   부대장인 이재훈도 친구인 고수도 다 그녀의 총을 맞고 숨지고 만다 .

피아간에 뺏고 뺏기는 과정에 고지에는 무언의 약속이 자리 잡고 있던 터였다 .

 다시 고지를  빼앗을 때를 대비해 상자 속에 먹을 것을 넣고 묻어두었던 것이 시작이었다 적도 아군도 두려움 가득한 전장에서 그 묻어둔 상자는 잠시나마 병사가 아닌 인간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마술상자였다 .

 

상자는 일종의 메신저가 되었다 다른 물건과 편지와 더불어 그 안에 들어 있던 예쁜 처녀의 사진 한 장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생사의 백척간두 전선에서 그 사진은 한 순간의 꿈이고 평화며 설렘이었다 .

그녀가 적군 부대장의 동생이라는 것도 다 알았지만 설마 그 무서운 저격수일 줄은 ...

 

영화에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남녀의 묘한 기류는 숨길 수가 없다 꼭 없애야 하는 저격수임에도  순간 머뭇거리는 심사는 무엇이었을까 .

결국 마지막의 조우에서  신하균은 그녀의 심장에 칼을 꽂는다 그 순간에도 망설이는 자신을 미워하면서 .

두 사람은 짧은 순간이었지만 저절로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아니면 연민이었을까 .

 

많은  스토리가 적을 사랑하게 되는 아니 사랑할 수밖에 없는 러브라인을 꼭 설정한다 그런 설정은 오히려 애틋함으로 더욱 절실하다 .

이 영화에서는 딱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지만 혐의를 두지 않을 수 없다 .

그것은 봄기운에 저절로 싹이 튼 아주 작은 씨앗 ,  미묘한 마음의 움직임이었을 뿐이 아닐까 그곳이 전선이며 생사를 가늠할 수 없는 절박하고 치열한 상황이어서 내 눈에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

 

원한도 없고 미움도 없고 오히려 마음 깊이 자기도 모를 호감을 가졌다 하더라도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는 냉혹한 전쟁 .

볼까말까 망설였던 것은 전쟁영화에 대한 선입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TV 화면을 통해 감상한 영화 [고지전 ]은 많은 생각과 감동을 남겨주었다 .

 

'2 '라 불리는 보이지 않는 공포 그 뒤에 숨은 비극은 가슴 저릿한 여운으로 오래 남았다 .  

소년병이 애절한 목소리로 부른 노래 '전선야곡'도 새롭게 다가오던 영화

감동적인 영화의 리스트에 항상 들어가는 영화 [고지전], 6월이면 어김없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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