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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도 체면도 아니다

작성자정병갑|작성시간26.06.17|조회수25 목록 댓글 1

자존심도 체면도 아니다

 

  장성하여 가정을 이룬 자식과의 관계나 노년의 인간관계가 모든 이들에게 허무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며누군가는 평온한 말년을 보낸다하지만 평생 목숨처럼 지켜온 가치들이 65세 이후에 접어들며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되는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는 이들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체면이나 자존심을 내려놓고도 채워지지 않는노년에 접어들어 가장 쓸모없고 허무하게 느껴지는 무서운 현실의 실체를 살펴본다.

 

  은퇴 전 내 지위와 권력을 보고 끈질기게 매달리던 수많은 명함과 사회적 인맥은 퇴직과 동시에 신기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경조사 때마다 구름처럼 몰려들던 사람들도 내가 힘이 빠지고 나이 들자 연락을 끊으며 차갑게 돌아선다.

  평생 내 곁을 지켜줄 줄 알았던 가짜 인연들이 단 한 명도 남지 않는 지독한 고독을 겪으며 과거에 바친 시간과 감정이 가장 쓸모없는 짓이었음을 뼈저리게 깨닫는다동창회나 모임에 나가 옛날처럼 대접받고 싶어 분에 넘치는 밥값을 독차지해 계산하며 허세를 부리는 행동은 노년에 아무런 이득을 주지 못한다.

 

  내 속사정은 카드 돌려막기로 비참하게 버티면서도 남들 앞에서는 부자인 척 위선을 떨며 가짜 자존심을 세우려 애쓴다쓸데없는 평판을 지키려다 정작 내 노후를 지켜줄 최소한의 비상금까지 스스로 갉아먹는 무서운 강박에 시달릴 뿐이다.

  평생 내 입을 부끄럽게 해가며 모든 것을 희생해 키워놓은 자식일지라도 가정을 이루고 나면 부모를 철저히 남남처럼 대하기 시작한다유산을 물려주거나 눈치를 보며 비위를 맞춰도 돌아오는 것은 귀찮아하는 눈빛과 은근한 무시뿐이다자식새끼가 내 노후와 외로움을 책임져줄 것이라는 헛된 믿음을 품고 살다가 결국 씻을 수 없는 배신감과 피눈물만 남는다.

 

  젊을 때의 튼튼했던 체력만 믿고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내 몸을 혹사하며 살아온 대가는 65세 이후 혹독한 질병으로 돌아온다다리가 아프고 걸음이 느려지는 순간 자식들조차 나를 애물단지나 짐스러운 존재로 취급하며 눈치를 준다.

  늙고 병든 육신 앞에서 과거에 쌩쌩했던 기억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며 스스로를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외로움을 달래보겠다고 맞지도 않는 동창회나 취미 모임에 억지로 나가 봤자 은근한 빈부격차와 자랑질에 상처만 받고 돌아온다나를 진심으로 아껴주지 않는 가짜 관계 속에 섞여 있으면서 내 영혼과 에너지만 철저하게 약탈당하고 방전된다.

 

  나이 들어 내면의 단단함이나 자립심 없이 겉도는 모임에 매달리는 행동이야말로 노년의 삶을 가장 황폐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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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병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7 정말 그런가요?
    저는 아직 느껴보지 못해서 실감나지 않습니다.
    너무 서글픈 현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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