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망고 파는가게
'하푸탈레'로 가는 길에 코코넛과 망고를 파는 가게가 보였다. 먼 길을 달리던 차가 정차를 하고 사람들이 차에서 내리는 동안 나는 차창에서 이 정경을 보았다. 과일이 놓여 있는 진열대 사이에 두 사람이 꽉 끼어 있는 모습이 마치 과일의 일부처럼 탐스럽고 아름다웠다. 그 안의 꼬마는 얼굴을 치켜들고 뭐라고 묻는 표정이었다.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자기 집 가게 앞에서 멈춰 서자 '차가 왜 멈췄지? 무슨 일이야' 아마 이런 호기심으로 질문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 옆의 여인은 '글쎄'라고 답하는 듯한, 이런 상상을 하면서 얼른 한 컷 찍었다.
그리고 궁금했다.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고 염화시중의 미소를 짓는 저 여인은 소년의 엄마일까. 누나일까. 엄마라고 하기엔 너무 젊었고, 누이라고 하기엔 참으로 자애로워 보였다. 나도 차에서 내렸고, 여인은 바쁠 것 하나 없는 잔잔한 행동으로 코코넛 열매에 빨대를 꽂아 차례로 건네주었다. 아이는 신이 나 주위를 맴돌고, 지나가던 버스에 탄 현지인들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얘야 저분이 너희 엄마니?'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냥 남겨두었다. 무엇을 더하겠는가, 저 평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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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연의 수필교실 Et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