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건물의 창에 불이 다 켜진 날은 많지 않다. 네모의 빛이 어둠을 밝히며 건물에 알알이 빛난다.
모두 바쁜 사람들 같다. 치열한 삶을 사는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이라는 느낌은 그저 내 생각일 뿐.
가끔 창문에 어린 실루엣이 규칙적으로 움직인다. 무엇을 하는 것일까. 쓸데없이 궁금하다. 상상도 해본다.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것일까. 피아노를 치는 것일까.
저렇게 사각의 창문마다 불빛이 환한 날은 공연히 마음이 뿌듯하고 따듯하다.
지금은 편하게 쉬고 있거나 자신의 일을 하고 있겠지. 잘 쉬십시오~밤인사를 보낸다.
저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지만 어두워지면 언제나 노란 등불이 창문에 걸린다.
'걸린다' 그것은 혼자만의 생각이다. 그냥 불을 밝히는 게 아니라 창턱 어디쯤에 내거는 등불은
누군가를 위한 행위가 아닐까. 그의 발길을 위하여 어둠을 걷어내고
하루의 고단함에; 위로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몹시 마음이 어수선한 날은 그 불빛이 더 반갑다.
왠지 고맙고 뭉클하다.
밤이 내리고 하루종일 기다리던 어둠이 골목마다 깃들고 집들을 감싸면
비로소 창문이 깨어나는
나는 밤으로부터 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편안함 때문에 잠 들기도 아깝다.
어둠이 가린 사물은 낮 못지 않게 아니 그보다 더 아름답다.
가끔 아니, 밤이면 몇 번씩 베란다 문을 열고 어둠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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