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어는 평양말을 기준으로 한다고 하되 그 특징을 보면 평양 방언이 그대로 도입되어 형성되었다고 보기가 어렵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조선어학회가 정한 (서울 방언을 바탕으로 한) 표준어를 기초로 하여 순화된 말을 도입하거나 약간의 평양 방언적 요소를 채택하여 수정한 표준어가 문화어라고 할 수 있다. 평양과 서울의 사투리는 원래 상당히 비슷했으나 남북 분단의 후과로 억양이 많이 변이된 성격을 띄고 있다. 상대적으로 평양말이 높낮이가 적은게 특징이다.
음운
평양을 포함한 옛 평안도 일대에서 사용되는 서북 방언(평안도 방언)의 특징으로 /ㄷ/의 비구개음화가 있다. 이 현상은 근대 한국어 시기에 /i/ 또는 반모음 /y/에 앞선 /ㄷ/이 /ㅈ/으로 바뀐 현상이다. 예를들면 중세 한국어 ‘둏다’는 서울 방언에서 /ㄷ/이 구개음화되어 ‘좋다’가 되지만 평양 방언에서는 ‘돟다’와 같이 /ㄷ/이 유지된다. 또 평양 방언에서는 /i/ 또는 반모음 /y/에 앞선 어두 자음 /ㄴ/이 탈락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서울 방언 ‘이’(齒)에 대해 평양 방언은 ‘니’다. 하지만 문화어는 이와 같은 평양 방언의 전형적인 음운적 특징을 반영하지 않고 원칙적으로는 조선어학회가 정한 표준어와 동일한 음운적 특정, 즉 서울 방언과 동일한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참고로 ‘로동’ 등 어두의 /ㄹ/을 유지하는 발음 규칙은 1954년의 조선어철자법에서 이미 인정되어 있다.
문법
문법 항목을 보아도 평양 방언의 특징은 문화어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바다이(=바닷가)’와 같이 모음으로 끝나는 명사에 붙는 주격 조사 ‘-이’, 낮춤 의문형 ‘봔(=봤니)’ 등 평양 방언에서 볼 수 있는 문법 형식은 그 대부분이 문화어에 채택되지 않았다. 평양 방언에 연유된 문법 형식 중 문화어에 채택된 것으로는 과거 계속을 나타내는 ‘-더랬-’ 등이 있다.
학창시절에 권투를 하더랬다.
문화어에는 중부 방언에 유래된다고 추정되는 형식이더라도 대한민국(이하 ‘한국’)의 표준어와 미묘하게 차이가 나는 형식이 몇 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표준어형 ‘-고자 하다’에 대해 문화어형은 ‘-고저 하다’이다. ‘-고저 하다’라는 형식 자체는 한국에서도 구어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형식인데 이러한 형식을 문화어에서는 채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휘
어휘는 한국 표준어와의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이다. 그 요인으로 (1) 사회 제도의 차이로 인해 갖가지 사회적인 용어들이 달라졌다, (2) 서로 다른 국어 순화로 인해 어휘에 차이가 생겼다, 라는 두 가지 점을 들 수 있겠다.
방언에 연유되는 차이를 보면 약간의 어휘에서 평양 방언형으로 추정되는 어휘를 볼 수 있다.
강냉이 (북) ― 옥수수 (남)
마스다 (북) ― 부수다 (남)
눅다 (북) ― 싸다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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