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길을 극락으로 바꾸는 마음의 기술 — 《금강경》 능정업장분
제주도를 참 좋아합니다. 특히 달리기, 걷기, 자전거 일주를 참 좋아합니다. 시간이 부족할 때는 자동차 일주라도 하죠. 도반과 제주도 일주를 하던 중의 일입니다. 전 욕심이 있습니다. 일주할 때 되도록 해안길을 따라 걷기를 원하죠. 그래서 종종 갈림길에서 무리한 선택을 하여 잘못된 길을 만나게 됩니다. 그럼 고생길이 열리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전기자전거를 들고 산 하나를 넘어야 하는 길? 해안가 바윗길을 따라 걷다가 바다를 들어가야지만 건널 수 있는 길? 절벽을 만나서 무조건 온 길을 되돌아가야 하는 길? 정말 역경의 길 투성이입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여정 속에서 욕심으로 잘못된 길에 들어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럼 역시 고생길이 시작됩니다. 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일단 죽이되든 밥이되든 무작정 가봐야 할까요? 아닙니다! 일단 멈춰야 합니다. 그렇다고 멈춰서 구원을 기도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생각을 해야죠. 방법을.
"외적인 일로 고통받는다면, 그것은 그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일에 대한 당신의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그 판단을 지워버릴 힘은 언제나 당신 손안에 있다." -명상록
역경의 고통을 끝내는 두 가지 선택: 책임과 관점
역경 속 고통을 끝내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그 길이 끝날 때까지 묵묵히 고통을 받는 것입니다. 기꺼이 책임지는 것이죠. 물론 그 과정에서도 욕도 나오고, 기도도 하며, 지름길을 찾는 등의 온갖 발버둥을 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과를 책임지며 전부 녹아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이죠. 언젠가는 이 길이 끝난다는 믿음으로.
둘째, 관점을 바꾸는 것입니다. 역경의 의미는 뜻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길을 바꾸려는 마음을 버리고 뜻을 바꾸면 어떨까요? 그럼 역경은 원치 않는 길이 아니라 원하는 길(순경)이 됩니다. 관점 하나를 바꾸는 순간 역경의 과보를 비틀어 끝내고 순경을 시작하는 마음 바꾸기의 마술입니다.
"마음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세계이니, 마음먹기에 따라 지옥을 천국으로 만들 수도 있고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다." -실낙원
찰나의 경험을 바꾸는 준비물: 사띠와 지혜
인생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 이 찰나의 경험 하나를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한 걸음을 걷지 않고 열 걸음 백 걸음을 걸을 수는 없으니까요. 경험을 바꾸기 위한 준비물은 사띠와 지혜, 두 가지입니다. 위에서 말했던 역경을 바꾸는 두 가지 방법이 곧 지혜입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아차리는 것이 사띠입니다.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올바른 선택의 길을 찾는 것이 지혜입니다. 이 두 가지 기술에 능숙해지면 경험 하나를 바꿀 수 있고, 이 하나는 곧 열이 되고 천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운명을 선택하는 마음 훈련입니다.
보살은 역경을 어떻게 대하는가
若善男子善女人 受持讀誦此經 若爲人輕賤 是人先世罪業 應墮惡道 以今世人輕賤故 先世罪業 卽爲消滅 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되, 만약 남에게 천대를 받는다면, 이 사람의 전생의 죄업으로는 마땅히 악도에 떨어져야 할 것이지만, 지금 세상에서 남에게 천대를 받는 까닭에 전생의 죄업이 곧 소멸되고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될 것이다."
《금강경》 능정업장분에는 보살이 역경을 견디는 방법이 제시됩니다. 분명히 기도하고 공부하며 명상하고 봉사도 했습니다. 공덕과 복덕을 충분히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종종 역경을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얼빠져 있으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첫째, 사띠를 써야죠. 상황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갈림길에 선 마음을 봐야 합니다. 이 핑계로 공덕 짓는 길을 포기하고 번뇌를 따라 쾌락의 길을 가고 싶은 마음을 봐야죠. 깨어있는 마음으로 어떤 길을 가야할지 고요히 사유해야 합니다.
둘째, 아뢰야식을 총동원하여 지혜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얼빠져서 기도만 하고 있는 것은 역경에 주저앉는 행위입니다. 멈춰선 이를 구해줄 수 있는 존재는 세상에 없죠. 아! 우연히 지나가던 구급대원이 구해줄 수도 있겠네요? 복권 당첨되는 확률로.
역경을 순경으로 바꾸는 최상책의 길
"우리가 더 이상 처한 상황을 바꿀 수 없을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도록 도전받는다." -빅터 프랭클
마음을 바꾼 뒤에 걸어가세요. 역경을 기꺼이 책임지는 것도 상책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역경을 순경으로 바꿀 수 있다면 최상책이 됩니다.
제주도 일주를 할 때 만났던 고생길 끝에 항상 새롭고 즐거운 최상의 길을 발견했거든요. 아! 착각하지 마세요. 최고 아름다운 절경을 발견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평범한 풍광 속에서 가장 행복한 내면의 경험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업의 장애를 해결한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업장의 역경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역경에 대한 경험이 변화한다는 의미입니다. 수행이 변화시키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내 반응이니까요. 마음이 변화하면 똑같은 길이 고생길에서 극락의 길이 된다니! 정말 마음은 신기하지 않나요?
10월 5일까지! 금강경학교 추가 입학 기간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금강경학교 도우스님 작성시간 26.09.11 극락- 기왕지사 즐겁게 어렵더라고 기꺼이 바보처럼 안심하면 그 자리가 곧 극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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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튜브 안은 작성시간 26.09.11 역경도 순경도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군요..! 머리로 알고 마음의 모자람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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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덕광 이재상 작성시간 26.09.1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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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경 작성시간 26.09.12 new
극락=지금 여기=신통방통
경험이 변하는걸 보며
평범함이 행복의 경험임을 착각하지 않겠습니다
_((♡))_ -
작성자해탈광 작성시간 26.09.12 new
스님의 명쾌한 해답주심에 부처님의 가르침은 정말 신기하기만 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