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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수다

미국 떠나는 미국인들

작성자박미미|작성시간26.06.09|조회수18 목록 댓글 7

대공황 이후 첫 '인구 순유출'…악몽이 된 아메리칸 드림

지난해 순이민자 -15만명에 달해

주거비·의료비·건강보험료 급등

총기 범죄·정치 양극화도 한몫

“알바니아에서는 한 달에 1000달러로도 넉넉히 살 수 있습니다. 이제는 돈이 있어야만 이민을 갈 수 있는 게 아니죠.”

미국인을 대상으로 이민 컨설팅 사업을 하는 45세 켈리 맥코이씨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평생을 뉴욕에서 산 토박이였지만, 8만달러(약 1억2000만원)의 연봉으로도 빠듯한 생활이 이어지자 재작년 여름 알바니아행을 택했다. 이민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난 뒤 아무도 치료비를 청구하러 오지 않아 복도를 어슬렁거린 일화는 그가 즐겨 꺼내는 이야기다.

어도비와 파라마운트에서 프로듀서로 근무하던 56세 마이클 르블랑씨도 지난해 12월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이민을 결심했다. 그의 아들이 다니던 학교에 두 번의 총기 난사 위협이 벌어진 게 계기였다. 그는 리스본의 한 미국 식료품점에서 “이렇게 많은 미국인들에게 둘러싸일 줄은 몰랐다”며 자신처럼 바다를 건너온 미국인이 많다고 전했다.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땅’, 전 세계 이민자를 끌어모으던 미국의 ‘아메리칸 드림’이 빛바래고 있다. 미국 공공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순이민자 수(유입 이민자 수에서 유출 이민자 수를 뺀 값)는 -15만명을 기록,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WSJ도 지난해 최소 18만명의 미국인이 해외 이주를 택했다고 자체 집계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올해 순유출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 악몽이 된 ‘아메리칸 드림’

과거 미국은 높은 생활 수준과 풍요로운 사회 분위기 덕분에 꾸준히 이민자가 몰려들었다. 그러나 주거비와 의료비를 비롯한 생활 부담이 커지며 정착지로서의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 미국 경제·사회 정책 연구소 어반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6년 1월 사이 미국인의 평균 소득이 43% 증가하는 동안,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81% 상승했다. 주택 임대료 상승률은 평균 54%, 건강보험 중 가장 저렴한 실버 플랜 보험료 상승률도 77%에 달했다. 생활비 상승세가 소득 상승률을 크게 앞지르면서, ‘탈(脫)미국’이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정치적·사회적 피로감도 인구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은 직접 인터뷰한 미국인 해외 이주자 수십 명이 높은 생활비뿐 아니라 총기 범죄, 치안 문제,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 등을 이민을 결심한 주요 이유로 꼽았다고 보도했다. 이민 서비스 업체 엑스팻시가 지난달 개최한 ‘해외 이주 콘퍼런스’에 참석한 미국인 218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정치적 이유로 미국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

디지털 노마드 문화의 확산도 탈미국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밖에서 미국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도 물가가 훨씬 저렴한 국가에 거주하는 이른바 ‘지리적 차익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주자들이 “미국 급여를 받으면서 베트남 등 저비용 국가에 거주하는 방식으로 은퇴 자금을 훨씬 빠르게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남미·아시아로 흩어져

미국을 등지는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유럽이다. 포르투갈 내 미국인 거주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500%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만 36% 늘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미국인 거주자 수도 최근 10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럽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비와 안전한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WSJ는 미국인들이 “높은 미국식 소득을 유지하면서도 유럽의 공공의료와 안전한 치안, 도보 중심 도시 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는다”고 분석했다. 미국보다 높은 세금을 부담하더라도 전체 생활비와 삶의 질을 고려하면 충분히 남는 장사라 판단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 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도 인기다. 의료비가 미국보다 훨씬 저렴한 데다 국경 이동이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달러 소득을 유지하면서 낮은 주거비와 물가 덕분에 중산층 수준의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발리도 대표적인 목적지로 꼽힌다. 이 국가들에서는 미국인들이 대거 유입되는 추세다. WSJ는 “발리와 태국에서는 달러 소득을 앞세운 미국인 원격 근무자들로 인한 주거비 급등에 항의하는 현지 주민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 축소, 소비 둔화 부를 것”

인구 유출이 미국 일자리와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민 유입이 감소하면 노동력 증가 속도가 낮아지고, 결국 잠재 고용 증가율 자체가 내려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작년까지 월평균 12만~20만명 수준이던 잠재 고용 증가 폭은 지난해 9만~12만명으로 내려앉았고, 올해는 정체되거나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민자 감소로 소비도 함께 쪼그라들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노동 공급 축소와 소비 둔화가 맞물리며 2025~2026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0.3%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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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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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원정 | 작성시간 26.06.09 그렇네~ 너무 빨리 달라지고 있으니 너무 당황해지네.
  • 작성자Younghee Kim 오하이오 영희 | 작성시간 26.06.10 아 그림을 그냥 지나쳤는데. 자유의 여신상이 떠나고있네.
  • 작성자Younghee Kim 오하이오 영희 | 작성시간 26.06.10 마음이 씁쓸하네.
  • 작성자재경이가 | 작성시간 26.06.16 정말 생활비는 엄청 드는 나라…
    내가 폴투갈로 다시 이민? 간다면
    이 나이에 표투갈 어를 배워야 하고..새오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야 하고…
    어휴. 힘들다 생각만 해도..
  • 작성자재경이가 | 작성시간 26.06.16 정치가 안정된다면 한국에 사는것이 좋을듯한데..
    불만스런 세상에 사는건 더 힘들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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