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04.16 ~ 201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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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진은 일상 속에 수많은 연결고리로 연결된 보이지 않는 관계들의 단면을 시각화 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그녀는 작품 「시간이 오래 걸리는 농담」(2010), 「가치에 대한 연구」(2010)에서 의자나 책 등을 실로 감아 일상 사물 본래의 기능을 없애는, 목적 없이 물리적인 이동만을 반복하는 무의미한 행위나, 「당신의 일요일에 나는 없다」(2009)의 면회실에서 대화를 위해 만들어진 유리 벽의 구멍들을 섬 형태로 만들고 일부를 막아 ‘소통을 방해하는 행위’ 등을 통하여 흘러가는 시간과 그녀의 일상을 향한 작은 개입을 시도한다. 장성은은 특정한 공간에서 그녀가 지각하는 일상의 일부를 몸과 대치하는 퍼포먼스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이것은 작가의 일상 해석법과, 인체와 공간의 관계에 대한 탐구로서, 작가는 전시된 작품 「Wooden sculpture」(2008)과 「Space Hamilton」(2010)에서 사람의 몸을 도구로 삼아, 사람의 인체가 일상을 인식하는 측정단위로 일상 속에 사물을 대신하여 위치하거나, 용도가 불분명한 비닐봉투를 아름다운 풍선의 형태로 변형시켜 일상에 존재하지 않을 법한 형태로 공간에 배치하는 유머러스한 일상의 괴리를 꾀한다.
또한, 장유정은 그녀 주변의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그 사진 속에 인위적인 현실을 그림으로 그려 넣거나, 기존의 사물 표면에 직접적으로 가상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이것을 다시 사진이미지로 다양한 매체 위에 출력하는 방식의 작업형태를 전개해왔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시 공간 안에 그림자와 음영을 그려 넣어, 전시장의 실제 공간과 작가에 의해 창작된 공간 속에서 만들어지는 모호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노출 시키고, 일상의 경험을 사진과 회화를 넘나드는 평면작업 안에서 보여주고 있다. 실제와 가상의 관계에 주목하고, 매체적 정체성에 의구심을 일게 하는 장유정의 작품은, 일상의 일반적인 지각과 이에 따른 인식방법을 새롭게 환기하고자 한다. 정소영은 일상 공간 속에 변형, 분열, 해체 라는 물리적 방법을 사용하여 새로운 시공간을 창조해내는 탐구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창작된 「Uncompleted Fragment II」(2010)는 그녀가 기존에 전시를 준비하며 남겨진 전시의 잔재들을 모아 재 구성한 모빌 형태의 설치작품으로, 작품의 한 부분으로 위치해야 할 사물들이 본연의 용도를 상실한 채 천장에 매달려 각각의 무게를 통하여 균형을 찾아낸다. 전시되기 이전에 해체 된 체 전시되는 이 모순적인 설치물은, 일상과 사물 또 이것이 존재하는 공간과의 관계에 의문을 던지며 일상의 보이지 않는 교란을 만들어내고, 전시공간에 존재하는 일상의 무게를 균형과 비 균형의 경계에서 반복시킨다. 이렇듯, 전시 『아웃 오브 라인(Out of Line)』은 여섯 작가의 작품이 제시하는 ‘일상의 소통을 방해’하는 미묘한 제스처를 주목한다. 이들의 제스처는 전시장의 관객을 직접적으로 그들의 작업 속으로 끌어들이고, 관객들을 작가들이 정의하는 일상과 이들의 작품 안에서 소통하는 새로운 일상을 경험한다. 또한, 이러한 소통은 보편적인 화이트 큐브와는 다른 형태를 가진, 기존의 예술공간과는 차별화를 지향하는 다원적 ‘공간 해밀톤’에서 새로운 관계를 생성하며 공간과 작품 그리고 관객들이 만들어 내는 또 다른 확장된 일상의 균열을 야기시킨다.
------------------------------------------------------------------------------------------------------- 선은 연속성을 가진다. 직선으로 시작된 선이 상황에 따라 곡선이 되기도 하고, 그 곡선의 움직임은 커질 때도 또 잦아 질 때도 있다. 물리적인 움직임이 멈추지 않는 한 선은 끝없이 뻗어 나간다. 이것은 반복적인 우리의 일상과도 같다. 일상(日常)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매일매일 반복되는 별 의미 없는 행위를 칭한다. 그러나 이 의미 없는 행위 역시 개개인과 시공간에 따라 특별한 행사가 되기도 하고, 진부한 반복이 되기도 한다. 동시대 미술에 있어서 일상(everyday life)이라는 의미는 단어의 남용으로 인한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진부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의 『일상생활비판론(Critique of everyday life)』에서 거론되는 일상성의 논리, ‘평범한 일상 속에서 평범하지 않은 무언가를 발견한다’ 라는 전제 아래, 많은 작가들과 기획자들은 지루한 일상 속에 비 일상성을 찾아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많은 시도들을 해왔으며 이에 따른 담론들을 생산했다. 그럼에도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일상이라는 소재는 끊임없이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부유하고 있으며, 이 일상성은 기성세대에 의해 범위를 알 수 없는 젊은 작가의 특징으로 구분되어 ‘과잉된 일상의 표현’ 내지는 이데올로기 부재와 자본주의의 홍수 속에서 성장한 작가들의 세상을 향한 ‘참신한 작품 속에 자리잡은 비 성숙한(naïve)한 제스처’로 일괄 되고 있다. 그렇다면 젊은 작가(본인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로 지칭되는 작가들은 진부함의 논의에도 불구하고 왜 이 일상이라는 키워드를 고집하는 것일까? 반면에 이들의 작품 속의 일상은 단순히 시대의 큰 흐름과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비 성숙한 제스처로 이해 되어야 하는 것일까? 전시 『아웃 오브 라인(Out of Line)』은 전시제목이 암시하듯, 위의 언급된 반복적인 행위로 구성된 일상의 지속인 움직임에서 살짝 비껴서 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참여한 (기존의 작가 구분법에 의하여 젊은 작가의 카테고리로 구분되어 질 수 있는, 30대 초반의) 6명의 작가는 일상에서 느끼는 자신만의 감정을 묘사하고, 설명하는 자아 찾기 형태의 작업 접근을 시도하지 않는다. 작가들은 그들만의 시각적 언어로 현실의 시공간에 직접적인 개입을 시도하여, 그 안에서 만들어 지는 일상의 작은 균열과 이를 통해 야기되는 일상의 보이지 않는 해프닝들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것은 일상에서 비껴난 눈에 두드러지지 않는 작은 행위들로, 작가들의 일상과 현실을 소통하는 이들의 적극적인 제스처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 박보나는 「비닐 봉지 속 상자(La boîte - en - sac plastique)」(2010) 라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그녀는 함께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에게 그들의 일반적인 저녁식사에 대한 설문지를 돌리고, 이를 토대로 작가들의 저녁장을 봐준다. 참여작가들은 오프닝 행사 동안, 그들의 저녁 거리가 담긴 이마트의 노란색 비닐 봉지를 들고 관객을 만난다. 이 퍼포먼스는 오프닝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작품과 작가에 대한 논의를 ‘저녁거리’라는 일상의 대화로 대치시키며, 전반적인 오프닝의 흐름을 교란시킨다. 작업의 제목은 Marcel Duchamp의 작품 La boîte - en - valise의 제목을 패러디한 것이다. 반면, 손혜민은 러시아워 시간에 런던의 런던브릿지(London Bridge)에서 참여자들에게 노란 티셔츠를 입히고 런던 브릿지를 잠시 동안 봉쇄하는 퍼포먼스를 사진으로 기록한 「앞으로 열 발자국 걸으십시오(Walk straight forward ten steps)」(2008)와 런던의 거리마다 존재하는 광고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5분간 대신 피켓을 들겠다고 제안하며 그녀가 듣고 있는 유행하는 음악의 반복되는 가사에 피켓을 위로 올리는 행위를 취하는 영상작업「나의 깃발 (My flag)」(2008)을 통하여 그녀만의 방법으로 잠시 일상의 균열을 야기하며 일상과 소통하는 그녀만의 방식을 제안한다. 글 권정민 큐레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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