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이기적 유전자>와 일반화의 오류=
‘과학을 넘어 현대사회의 고전’이라고 광고하고 있는 <이기적 유전자> 는 그만큼 유전자라는 말이 현대사회에 매우 영향력을 미치는 과학적 용어임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해심적인 내용은 ‘모든 진화는 유전자의 자기 생존을 위한 발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심각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일반화의 오류’란 하나의 사태에 대해서 그 원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것일 수 있는데, 이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 그것이 유일한 원인으로 고려할 때 발생하는 오류이다. 가령, 한 위대한 화가가 자신의 인생을 예술에 헌신하게 된 데에는 수많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한 대학생이 철학과를 선택한 이유에는 무수한 원인, 자신이 알고 있는 원인과 알 수 없는 원이도 있을 수 있는 것과 마차가지다. 불교에서도 아주 작은 하나의 사태도 수천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 늦게 이 화가가 젊은 시절 미술선생을 짝사랑 했다는 사실이 발견되자, 그가 화가가 된 진짜 원인을 ‘젊은 시절의 짝사랑 때문’ 이라고 규정하는 것과 같다.
사실상 유전자의 자기생존이라는 말 자체가 마치 태양의 자기생존이나, 달의 자기 행복이라는 말처럼 신화적인 용어라고 볼 수도 있다. 자기 생존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에서 '의지' 혹은 '자유의지'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인간이 아닌 자연적인 존재들에게 이러한 말을 사용할 때, 이것은 좁은 의미에서 보자면 의인화한 것이지, 사실 자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시인이 아닌 이상 사람들은 소나무나 대나무가 자기 생존을 위해서 뿌리를 내린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나무란 주어진 자연의 법칙에 순응할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