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혜(Sophia)’로서의 철학적 앎의 7가지 특성 =
1. 스스로 분명한 것.
스스로 분명하다는 것은 내가 말하고 있는 하나의 용어나 개념에 대해서 나 스스로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내가 말하는 한 문장이나 한 문단의 뜻이나 의미가 먼저 나에게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호하거나 애매한 것을 가급적 피하고 내가 하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분명할 때, 철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권위나 일반성에 의존하지 않는 주체적인 앎을 의미한다. 누구나 깊이 사유한다면 진리에 이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때 가능한 것이다.
2. 많이 아는 것이 아닌 깊이 아는 것
하나의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양적으로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풍부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 이는 역사적 배경이나 시대적 상황 혹은 문화적 학문적 다양한 관계성을 통해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내용에 대해서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의식과 양심에서 깊이 공감하는, 즉 깨달음을 얻은 순간에 자신에게 남아 있는 정제된 앎을 말한다. 이러한 앎이 곧 철학적이라 할 수 있고, 타인에게 공감이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앎이 된다.
3. 거짓(오류)이 스며있지 않는 진실한(참된) 것
철학적인 앎은 무엇보다 거짓 혹은 오류가 포함되지 않는 진실한 것, 혹은 참된 것이어야 한다. 이는 나의 이성(지성)에 비추어 타당하고, 내 양심에 비추어 떳떳한 것을 말한다. 상대방이나 대립되는 사상을 굴복시키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타당하지 않거나 참되지 않는 논의를 전개할 때, 이는 반-철학적인 것이다. 철학적인 앎은 무엇보다 ‘진리’에 수긍하는 앎이다.
4. 건전한 상식을 가진 누구에게나 공감되는 보편적인 것
자연의 법칙은 시대와 장소를 떠나 어디에서나 적용되듯이, 인간의 지성과 양심은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공통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성에 타당하고 양심에 진실 된 어떤 앎은 시대와 장소, 개인들의 특성을 넘어 모두에게 공감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이러한 앎에 기초한 철학을 ‘영원의 철학(Philosophia perennis)’이라고 한다.
5. 삶의 비밀이나 진리를 밝혀주는 것
사물이나 인간, 세계의 법칙이나 인생의 법칙들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나 명상은 일반인이 보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통찰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과학자들이 기술 문명이 이용하여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듯이, 철학자들도 세계와 인간과 인생의 숨겨져 있는 의미나 진실 등을 밝혀준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신비주의를 철학의 예언자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6. 인간과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게 하는 것
숨겨진 인생의 비밀이나 진실들에 대한 밝힘은 끊임없이 존재들의 상호관계들을 밝혀주고 서로 분리되고 단절된 것을 연계시킨다. 이리하여 철학적인 앎은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고려할 수 있게 하고 세계관이란 것을 가능하게 한다. 카오스 같은 세계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오직 철학적 앎의 효과이며, 이를 형이상학적이라고 한다.
7. 인생을 살아가는데 빛을 주는 교훈적인 것
이상의 6가지 철학적 앎의 특성들이 잘 갖춘 어떤 앎은 필연적으로 인생에 빛을 주는 어떤 훈육적인 것, 즉 그 자체 ‘덕스러운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오류에 빠진 사람들을 진리에로 인도하고, 무의미한 삶에 의미를 주고, 불의한 사람들을 의롭게 하고, 삶의 방향이 잘 못된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는 위로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철학적 앎은 비록 눈앞에 보이는 이익들을 바로 제공하지는 못한다 해도 분명 인생을 참되고 성공적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지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