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이념이 사라진 불행한 시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침공을 당하고 고독하게 결사항전을 벌이고 있다. 벌써 15일째다. 애초에 한 일주일이면 모든 것이 끝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그 배가 넘어가고 있다. 전쟁이 길어진다는 것은 갈수록 엄청난 희생과 참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참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세계의 반응이다. 러시아를 제제하고, 우크라이나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여러모로 침략당한 우크라이나를 도우고 있지만 그 어떤 나라도 자국의 군대를 보내 피를 흘리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70여 년 전 한국전쟁 때에는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자유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을 공산국가로부터 구하기 위해 참전하였다. 참전한 나라는 아래와 같다.
당시에는 우리가 이름도 잘 몰랐던 수많은 국가들이 포함된 60개 국가가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다. 이 기록은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어 있다.
그런데 지금 우크라이나는 오직 혼자 싸우고 있다. 비록 자원하여 참전한 세계 각국의 의용대가 있기는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어떤 국가도 자국의 군사를 보내지 않고 있다. 의무병도 보내지 않고 있다. 아마도 가장 힘이 있고 상징적인 국가인 미국과 나토가 참전하지 않고 있으니, 그 어떤 다른 나라들도 감히 군대를 보낼 수가 없을 것이다.
이런 의문이 든다. 왜 한국전쟁 때에는 그렇게 많은 나라들이 파병을 하였는데, 이번 우크라이나 전재에서는 어떤 나라도 군대를 보내지 않는 것일까? 군사전문가들이나 정치전문가들은 6.25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양상이나 이유가 다르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나 나토가 군사개입을 하지 않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역사적, 문화적, 군사적, 정치적 이유 등 다양한 이유를 말할 것이다. 하지만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모든 전쟁은 그 본질에 있어서 동일하다.
피카소에게 전쟁에 관해 견해를 묻는 기자에게 피카소는 말 대신 그림으로 답변하였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때 피카소의 견해는 다름과 같았다.
<새와 고양이>라고 불리는 이 그림이 전쟁을 상징한다는 것은 매우 단순하다. 전쟁이란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야만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동물들에게야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인간에게는 야만 그 자체, 악의 화신 그 자체이다. 나는 이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인류가 보다 진보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말해서 ‘보다 동물적인 것’에서 ‘보다 인간적인 것’으로 변해간다는 것이며, 역사의 진보란 인간에겐 “충만하게 인간적으로 되는 것”에 있다. 6.25 전쟁 당시 그토록 많은 국가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를 보낸 것은 바로 이 같은 인류애적 사명, 인간은 인간답게 살아야 하고, 가장 최악의 부-도덕한 전쟁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곧 '선진화 된 사회의 의무'라는 것, 그래서 자국의 병사들이 피를 흘리더라도 그 희생을 감수하는 것, 바로 이것이 인간다운 세상이고 사람이 살만한 세상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이유로 라도 전쟁은 ‘악’일 뿐이며, 인류는 어떤 나라에서도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이 선진화된 세계의 윤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풍전등화의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보면, 그리고 절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보면 러시아가 밉다. 아니 전쟁을 일으킨 푸틴이 정말 밉다. 하지만 그 잔약한 행위를 그냥 컴퓨터 게임을 보듯 관전만 하고 있는 자칭 강대국의 지도자라는 사람들도 푸틴만큼 싫다. 이념이나 철학이 사라지고 오직 자국의 안위만을 따지는 현대사회의 슬픈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최후의 심판이란 것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아니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신의 면전에서 “너는 왜 연약한 이웃이 폭행을 당하고 죽임을 당하는데도 모른 채하였느냐?”는 신의 질문을 받아 보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세계란 인생이란 너무나 부조리한 것이 되어버릴 것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