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이채민
넘어지고 무너질 때마다
신발을 버렸다
폐차장을 지나고
말의 하수구를 지나며
외딴섬이 되어버린 발
새의 발자국이 옆구리에서 폴짝일 때
개밥풀처럼 들썩이는 발
줄줄이 새끼를 풀어내는 줄장미 입술에
슬며시 닿고 싶은 발
이제
녹슨 풍경은 털어낼 수 있을까
떠나고 싶은 발은 어디로 보내야하나
저들과 늘 한 통속 이었던 나는 괜찮을까
아픈 발에서
더 아픈 발이 자꾸 자라난다
웹진 『시인광장』 2022년 6월호 발표
이채민 시인
충남 논산에서 출생. 중앙대 예술대학원 졸업. 2004년 미네르바> 로 등단. 시집으로 『동백을 뒤적이다』, 『빛의 뿌리』, 『오답으로 출렁이는 저 무성함』등이 있음. 미네르바문학상, 서정주문학상, 시예술상 등을 수상. 현재 『미네르바』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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