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해변
고미경
통유리창 너머로 바다가 보였네 횟집 수족관에 약에 취한 천사들이 누워있네 날개는
오래 전에 지느러미가 되었네 천사는 루비 목걸이를 잃어버리고 물고기가 되었다지 검
은 동공이 터엉 비어있네 가만히 들여다보면 출렁이는 비린내 어쩌지 못하는 날의 슬픔
이 꾸역꾸역 흘러나오네 눈꺼풀을 덮어주면 슬픔아, 잠들 수 있겠니 태양이 붉게 익어
버린 저녁이면 까마귀는 까악까악 울면서 천사의 루비를 찾으러 날아가네
당신이나 나나 어쩌지 못하는 이런 해변 하나쯤은 갖고 있네
<<고미경 시인 약력>>
*1964년 충남 보령 출생, 온양에서 성장.
*동국대학교 문예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9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인질』 『칸트의 우산』 『그 여름의 서쪽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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