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화분
김수우
죽은 화분에 물을 준다
혹여 촉 돋을까
혹여 촉이 돋을까
여름 지고 다시 겨울이 지나는 베란다
죽음을 키우고 있는 뿌리를 본다
충분히 기다릴만한 神聖
죽음만한 질긴 꽃받침이 어디 있으랴
플라스틱 화분 속에서 걸어오는 모랫산
말린 낙타고기를 싣고 홀로 가풀막을 오르며
사막의 딸이 노래를 한다
낙타의 고비에서는 하늘에 바로 닿을 수 있네
암컷 낙타의 눈처럼 고비의 물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신기루의 고비에서는
따뜻한 마을이 떠나지 못하네*
거멓게 타버린 잎줄기가 따라 부른다
나직한 음조에 물을 준다
걸어라 걸어라 걸어라
그래, 죽음만한 양식이 어디 있으랴
움푹움푹 몽당발들
폭풍이 되는 법 알고 있으니
* 낙타를 타면 해가 가까워진다는 고비사막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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