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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보고

동계_덕유산 종주

작성자박지훈|작성시간11.01.10|조회수184 목록 댓글 2

2011년 1월 8일 - 9일

코스 : 향적봉-동업령-무룡산-삿갓골재 대피소 1박

         삿갓골재 대피소-삿갓봉-남덕유산-할미봉-육십령

참가대원 :  곽영권, 최웅림, 이찬, 조윤수, 박지훈

기록 : 박지훈

 

1월 8일

 

7시 남부터미널

윤수형이 7시40분 버스표를 사놓고 대원들을 7시까지 집결시켰다. (만약의 지각생을 대비해서)

다행히 모두 제시간에 나와서 간단한 식사까지 마친 뒤 버스에 승차해서 부족한 잠을 보충하면서 무주구천동으로 향했다.

 

10시30분쯤 구천동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무주리조트까지 1.5킬로 정도를 더 가야된다. 그런데 진입로가 리조트 이용객의

차량으로 정체가 너무 심해서 셔틀버스탑승을 포기하고 그냥 걸어갔다. 하지만.....막판에 결국 셔틀버스를 이용함.

중간에 윤수형이 길가의 가게에 들러 7000원짜리 양은 냄비를 하나 샀다. (코펠을 가지고 오기로 한 대원이 갑자기 불참통보를

하는 바람에) 덕분에 우리는 다소 엽기적인 취사구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었다.

 

향적봉까지 오르는 곤도라표를 샀는데 대기시간이 1시간반 이란다. 별 수 없이 각자 볼일을 보면서 시간을 죽였다.

나는 덕유산에 이런 시설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그동안 너무 덕유산에게 무심했던 나를 반성하면서 곤도라에 탑승..

12시 20분경 향적봉에 도착했다. 우리가 3715번 표를 쥐고 있었으니 적어도 향적봉에만 오늘 이시간까지 3700명이 올라왔단 뜻이다.

물론 이 중에 대부분은 향적봉 대피소에서 사발면을 한그릇 먹고 다시 내려가거나 아니면 동업령을 기점으로 하산을 하겠지만

여하튼 이 근처의 덕유산은 인산인해로 인해 많이 홰손된 듯 하다. (오호통재라)

어쨌거나 우리도 이 곤도라를 타고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더 이상의 잔소리는 여기서 그만두고 오늘의 목표인 삿갓골재 대피소

까지 바쁜 걸음을 내디뎠다.

 

향적봉부터 동업령까지의 길은 양방향통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못했다. 러셀되어 있는 상태가 충분히 넓지가 않고

등반객은 많은지라 서로 부딪히고 다투기도 하고 좁은 통로에서는 서로 양보하라고 소리를 지르고...그래서 인지 속도가 좀처럼

나질 않는다. 윤수형은 5시까지 대피소에 가야된다고 하는데 이래서는 도저히 그 시간에 못맞출거 같아 초조하다.

 

그 많던 사람들이 동업령을 기점으로 대부분 사라졌다. 시간은 많이 지체되었고 무룡산까지 이어지는 오르막을 오르면서

윤수형을 빼고 나머지 대원들은 조금씩 지친 기색도 보이고 결국 윤수형이 먼저 대피소에 가기로 한다. (입실시간 관계로)

무룡산에 가까워 질 즈음 날은 어두워지고 우리모두 헤드랜턴을 키고 운행을 한다.

하얀 능선길의 발자국을 하얀 랜턴빛으로 비추면서 걷고 있자니 잠시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하고 삿갓골재 대피소 이정표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 지는 걸 보면서도 피곤한 발걸음은 빨라지지 않는다.

 

7시 20분 삿갓골재 대피소에 도착 짐을 풀고 취사실에서 윤수형의 가히 예술적 조리술에 모두들 감탄하면서(주위의 등산객들도

감탄했음) 술과 함께 길지 않은 여흥을 즐겼다. 10시가 채 안되어 자리를 정리하고 숙소에 다시 올라갔다. 45명을 수용하는 시설에

45명 말고도 추가인원 4-5명이 비좁은 대피소에서 잠자리를 만들려니 "집나가면 개고생"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코고는 사람,

잠꼬대 하는 사람, 들락날락 하는 사람들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1월 9일

 

4시에 기상, 아침을 먹고 그 와중에 윤수형은 중식으로 먹을 주먹밥까지 만들고

5시 20분 대피소를 떠났다. 랜턴을 켜고 운행을 시작했는데 삿갓봉을 지나 얼마 안있으니 동이트기 시작한다.

월성재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남덕유산을 향해 거친 오르막길을 오른다. 서쪽으로 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다.

 

2시까지 육십령 도착이라는 숙제를 오늘은 꼭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한다. 이쪽 방향에서는 옥천사 방면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혹은 영각사 방면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계속 만나게 된다. 근데 나 혼자 이상하다고 생각한것은..

'왜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데 나만 길을 피해줘야 하는건가' 라는거다. 산에 오는 사람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 졌는데 산에서 지켜야 할 예의 같은 것은 예전과는 다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혹여, 막힌길을 재촉하기 위해 옆으로 지나쳐 추월을 할라치면 "아! 누군 빨리 갈 줄 몰라 안가나!! 좀 기달려!!"

뭐 이런식으로 호통을 치고 자기가 옳다고 주장을 한다. 2011년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남덕유산 갈림길에서 우리는 시간절약을 위해 우회로를 선택하고 서봉(장수덕유산)으로 길을 재촉한다.

 

서봉을 지나니 개스로 자욱했던 능선길의 시야도 넓어지고 할미봉까지의 능선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앞에 보이는 저 뾰족한 할미봉만 지나면 육십령이다. 모두들 지친 다리를 응원하면서 계속 전진!

할미봉 오르는 철계단을 한걸음 한걸음 오르는데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것 같다. 위에서는 윤수형이 어서오라고

독려하고 모두들 마지막 난관을 통과, 할미봉 정상에 섰다.

할미봉 정상에 서니 우리가 지나온 길들은 물론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까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모두들 언제 힘들었냐는 듯 '인증샷'을 찍겠다고 신나한다.

할미봉부터 육십령까지는 코앞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 1피치는 이상하게 끝날듯 끝날듯 하면서 사람을

지치게 한다.

 

2시, 드디어 육십령에 도착했다. 목표했던 시간에 맞추어 다행이다.

장계콜택시를 불러 (요금 17000원) 5명이 택시에 구겨들어가고 친절한 택시기사님의 장계에 대한 '관광안내'를 받은뒤

우선 장계면의 가장 좋은 목욕탕에 짐을 풀고 이틀동안 염장된 몸을 씻어냈다.

모두들 뽀얗게 변한 얼굴로 근처의 식당에서 홍어탕과 돼지불백 그리고 소주로 피곤을 풀고 4시 50분 서울행 막차에 올랐다.

오랫만에 능선종주를 해서 그런지 다리가 후덜덜 거린다. 앞으로 산행도 부지런히 하고 운동도 해서

언제든지 20킬로 정도는 종주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겠다는 반성을 하면서....

 

이번 산행도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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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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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재용 작성시간 11.01.10 덕유산 향적봉 일대가 장터바닥이 된 모양이군... 수고들 많았네~
    담엔 꼭 참석할께... ^^
  • 작성자이찬 작성시간 11.01.12 역시 글 잘쓰는 젊은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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