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헤르츠 이야기 3 -고음, 중음, 저음 -

작성자조영환|작성시간07.10.11|조회수212 목록 댓글 0

헤르츠 이야기 3  -고음, 중음, 저음 -

음악은 그야말로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가청 대역의 소리가 모두

어우러져서 나는 것이다. 그 가운데 대역을 가장 폭넓게 쓰는 음악

장르가 아마도 고전음악(서양음악은 클래식이고 한국음악은 정악이다)

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심포니나 영산회상 같은

음악은 온갖 악기가 다 동원되어서 각 대역별로 지지고 볶는다.

반면 재즈는 가만히 들어보면 대체로 총체적 화음보다는 음률을 따라

가는 것 위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오래 들어보지 않고서는

전체적인 화음이나 밸런스를 단번에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물론

고수의 경지라면 별 문제지만 말이다. 때문에 음향기기를 테스트할

때에는 각기의 개별적 음역을 테스트하는데 재즈도 상당히 좋지만,

전체의 소리 조화를 테스트하는

데는 재즈가 적합한 음악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또한 대중가요는 주로 중음 대역에 소리가 몰려있다. 즉 사람 목소리를

중심으로 리듬이 전개되고 나머지 악기는 반주라는 단위로 중음역을

중심으로 나온다. 게다가 요즘 랩인지 뭔지는 비 맞은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처럼 중얼중얼 대고 있어서 중음대역 안에서도 고저가 없어서

더욱 그렇다.

어쨋든 이렇게 각 대역을 음향기기로 재생된 음악과 관련지워서 고음,

중음, 저음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같다.

연주회장에서의 음악도 어떤 경우에는 마찬가지일 수 있다. 연주자의

악기가 조금 신통치 않다거나, 듣는 위치가 C석 중에서도 가장 후진 곳이라

거나, 연주회장이 동네 마을회관처럼 방음이나 설계에 전혀 신경을 안쓴

곳이라거나 등등의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상당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 많은 경우의 수는 제외한다. 그러니까 오디오로 재생

되는 소리를 가지고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우선 고음을 살펴보면, 고음이 아주 거칠게 들린다거나 혹은 너무 날카롭게

들리거나 지나치게 고역만 강조되어 나오거나 전혀 윤기가 없이 푸석푸석

하게 들리면 그 고음은 음악을 오래 듣지 못하게 한다. 왜냐하면 몇 분만

들어도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즉 신경을 지나치게 자극한다는 이야기이다.

고음을 테스트할 수 있는 소리 중 제일 쉽게 접하고 알기 쉬운 것이 바이

올린 음이다. 바이올린 소리가 비쩍 마른 멸치처럼 삑삑거리는 소리로

들린다고 생각되거나, 활의 보잉에 따라 소리의 질감이 껄끄럽게 느껴진

다거나 들떠 있는 경우, 또는 활은 보잉하고 있는데 소리는 어딘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조각을 계속 맞춰서 내는 소리처럼 들린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고음은 그 예쁜 소리가 마치 살아있는 소리처럼 들리고, 시쳇말로 참기름을

발라놓은 듯 비단결같은 물빛으로 늘씬하게 전해오면서도 소리가 풍부하며,

연주할 때 수반되는 물리적인 마찰 소리나 숨소리 등이 그대로 살아나게

되면 실제로 한 5미터 밖에서 연주해주는 것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바이올린 연주의 경우 정말 사실감있게 고음이 나올 경우, 바이올린 현 소리

만이 아니라 반드시 바이올린의 통울림이 수반된다. 현의 소리가 변할 때

마다 통울림 소리도 같이 미묘하게 변해가는 것이 들린다면 그것은 참으로

좋은 고음이라 하겠다.

고음 가운데 음악 외적인 소리로서, 앰프의 볼륨을 최대로 올린 상태에서

CD PLAYER를 가동하지 않았는데도 스피커에서 '싸---'하고 고음이 나온

다면 그것은 앰프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보통 시중에 흔한 TR

앰프들에서 이런 소리가 난다. 이것의 원인은 앰프를 구성하는 부품의

질이 나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이것을 잘난 척하고

전문용어로 말하자면, '화이트 노이즈'라고 하는데, 음압이 높은 스피커

에서는 점점 더 커진다. 엄청나게 비싼 외제 고가 TR앰프들이라고 해서

이 소리가 안나는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실제로 크뭐시깽이, 마뭐시깽

이,첼뭐시깽이 같은 앰프들도 110데시벨의 음압을 가진 혼 스피커나 종이

콘지로 된 스피커에 걸어놓으면 꾸냥 오줌싸는 정도가 아니라 코끼리 오줌

싸는 소리가 난다. 그래서 이들 앰프는 음압이 아주 낮은 현대 스피커가

아니면 그 소리 시끄럽고 전체적으로 소란스러워서 틀어보지도 못한다.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서 자기네 앰프의 게인도 아주

낮추어서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게인이 아주 낮아진 상태일

때는 볼륨을 많이 올려야 하고 또 소리도 매우 답답하게 들린다. 하지만

출력은 무지무지하게 나온다. 힘이 센 것하고 음악적인 것하고는 별개이니

잘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반면 고급이면서도 잘 만들어진 앰프에서 이런 소리가 나는 것도 있지만

이런 것은 볼륨을 올리거나 내리거나 그 소리가 동일하다. 이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다음은 고음의 반대 대역인 저음을 보자. 저음이란 것은 잘 나온다고만

해서 질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일예로 노래방에서 나오는 저음은 참말로

무시무시하다. 정말 고문당할 만큼...   더욱이 나이트클럽에서 나오는

저음은 귀청이 터질 정도이다. 이런 저음은 잘 정제된 저음이 아니라

과잉화된 저음이다. 이같은

저음을 둔하고 멍청하고 느리고 뒤엉키고 뚱뚱해진 저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실제로 독주 첼로 곡의 경우, 잘 들어보면 재생된 소리가 저역에서

'워-워-워-웡'하고 징징 짜는 경우가 있다. 스피커가 부밍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보통 스피커에 문제가 있다. 첼로 소리는 중음과 저음이

겹치는 부분인데 바로 그 언저리에서 부밍이 일어난다. 즉, 특정 주파수에서

공진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때에는 저음에서 질적인 차이가 없이

모두 일정한 패턴으로 들린다.

또 중음과 고음은 박자에 맞춰서 풍짝풍짝 잘 나오는데, 저음은 게으른 돌쇠

마냥 한박자 뒤에 아주 귀찮은 듯 눈 비비며 빗자루 들고 기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아주 짜증나는 저음이다. 이 경우에는 대체로 앰프에 문제가

있다. 파워트랜스의 용량이 넉넉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복잡한 회로로 구성

되어 있거나 전원의 임피던스가 매우 높아서 그렇게 게을러터진 저음이 나온다.

게으른 저음의 대표적인 것은 30-40년전에 만든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들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저음이 엉망인 경우는 여러 가지지만 주로 뒤죽박죽 저음, 엉엉 우는 저음 ,

과잉된 저음인데, 뒤죽박죽 저음에서는 어떤 악기가어떤 소리를 내고 있는지

잘 구분이 안가서 대부분의 저음이 '붕붕' 거리고 만다. 엉엉 우는 저음은

앞에서 말한 바있고, 과잉저음은 중음을 모두박살내서 저음과 고음만 풍짝

거리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니까 가운데 토막이 없는 생선찜이 된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꼭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하이엔드라고 부르짖는 초고가의

앰프나 스피커의 상당수가 과잉저음으로 튜닝이 되어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것들을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실제 연주회장의 소리하고는 전혀 딴판인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악기가 그렇게 탱크 굴러가는 소리를 내며 어떤 악기가

바닥을 뒤흔들어놓을 만큼 진동을 일으키는지 생각해보면 잘 알 것이다.

저음이 가볍고 부드럽고 풍성하게 진짜 악기처럼 나오면 뭉게구름처럼 몽실

몽실 참 아름답게 재현된다. 그리고 악기의 위치도 멀고 가까운 것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과잉화된 저음은 콘트라베이스 같은 저음악기가 아주 멀리

배치되어 있어도 바로 앞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부앙부앙 나온다. 그러니까

실제 연주회장의 소리하고는 완전히 별개의 소리인 것이다. 저음의 소리는

명확할지 모르지만 음악적 조화나 음악성, 실제성은 이른바 빵점이라는 이야기

이다.

한편으로 저음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전체적으로 중음에 칼라레이션이 되어서

코먹은 소리 비슷하게 난다.이것을 실험해보려면 베풀이 없는 스피커 유닛

만을 가지고 앰프에 연결해서 들어보면 된다. 즉 저음은 앞에서 나오는 저음,

그리고 유닛 뒤에서 나오는 저음이 서로 상쇄되어서 중음과 고음만 들린다.

그러면 코맹맹이 소리가 난다. 이것으로 에디트 피아프 노래를 들으면 정말로

끝내준다. 원음과 거의 똑같다. 손으로 태엽을 감아서 듣는 축음기 소리 비슷

하게 들리는 수도 있다.

또 저음이 부족한 소리는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 가운데 대포 소리를

마치 딱총 소리처럼 표현한다. '티용 티용'하면서 말이다. 괄호열고 그런데

이 대포 맞으면 죽나 안죽나? 괄호닫고

저음이 부족하게 되는 경우는 파워앰프가 스피커를 제대로 구동하지

못해서 그렇게 되는 수가 태반이다. 다시 말해서 100와트의 출력을 받아야

제대로 악을 쓰는 스피커에다가 20-30와트 출력의 앰프를 걸어 놓으면

영락없다. 물론 스피커 유닛을 만들 때부터 저음을 잘라서 만든 풀레인지

유닛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라디오용이 아닌 다음에는 50-60헤르츠까

지는 무리없이 나온다.

어쨋든 비싸고 좋은 것이 다는 아니다. 저음은 특히 앰프와 스피커가 서로

잘 매칭이 되어야 좋은 재생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음압이 높은

스피커에다가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앰프를 걸어놓으면 아무 문제 없을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다. 우선 '화이트 노이즈' 때문에 해골 아프고, 좀 크게

틀어 놓으면 아주 빽빽 거리며 중음 대역이 쏘거나 스피커가 '꽥' 하고 뒤지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듣기 좋게 나올 때의 저음은 응답이 빠르고 각각의 악기 소리가

똘똘하고 맑고 깨끗하며, 포근하고 따뜻하게 다른 음역을 감싸는 것처럼

들린다.

이제 마지막으로 중음 음역을 보자.

중음은 음악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중음이 좋으면

좀 모자라는 고음이나 저음까지 커버해서 아주 예쁘고 편안한 소리를 내주는

것이다. 중음은 기본적으로 매우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저음이나

고음처럼 듣는 순간부터 특징이 탁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중음의 기본 원칙은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움'에 있다. 따라서 중음에서는 튀지

않는 소리, 사실과 가까운 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통상 중음의 소리가 아주 예쁜 것은 소리가 두껍지 않고 괄호열고 스피커의

콘지 두께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괄호닫고 아주 감미로우며 풍부한 질감을

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말이 쉽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저음을 보강

하기 위해 스피커 유닛의 콘지를 두꺼운 것으로하면 전체적으로 음이 둔탁해

지고 답답하며 고음에서는 헤매는 경우가 있다. 특히나 중저음과 고음의 속도

가 달라져서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이다.

반면 중음과 고음을 예쁘게 하기 위해얇디 얇은 종이 콘지를 아주 크게 만들

어서 사용하면 될 것같지만 그것도 아니다. 즉 우퍼가 분할 공진을 하게 되는

약점을 안게 되서 무조건 크게 만들 수도 없을 뿐아니라 기술적으로도 대단히

어렵다고 한다. 빈티지 가운데는 오래전에 만든 이러한 우퍼 들이 있는데 그

가격이 거의 천문학적이다. 또 콘지의 표면이 어떻게 처리되었는가 하는 점과

뒤에 달린 자석의 모양, 즉 알리코인가 패라이트인가에 따라 매우 다른 소리가

나는데, 일반적으로 중음 대역이 예쁘고 가격이 싼 것으로는아주 오래 전에

종이로 만든 소형의 풀레인지 유닛이 있다. 그러나 요즘 이것도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아졌다.

요즘에 이렇게 얇은 종이 콘지로 만든 스피커를 제작하지 않는 이유는 모두

수공으로 하기 때문에 채산성이 맞지 않고, 또 얇은 종이 콘지의 가공 기술도

세월이 많이 흐름에 따라 점점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요새는 죄 기계로

팍팍 찍어내야 대량 생산도 가능하고 채산성도 맞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유닛은 중음이 아주 좋은 반면, 저음은 80헤르츠 이하로 내려가는

것이 드물다. 다시 말해서 작은 사이즈의 종이 콘지 유닛으로는 날고 기어도

초저음은 안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유닛의 크기가 8인치 이상이 되는 스피커

의 종이 콘지에서는 가능하다.

아무튼 간에 중음은 뭐니뭐니 해도 '자연스럽고 예쁘고 편안한' 소리가 가장

좋다. 물론 그런 소리는 사실상 중음 뿐만 아니라 고음과 저음에도 모두 해당

되지만 말이다. 어떤 음이 아주 특징적이거나 칼라레이션이 되거나 데포르마숑

이되거나 튀거나 하지 않아야 오랫동안 음악을 듣기 편하고 자연스러우며 조화

롭고 안정감도 있는 것이다.

사실 음악을 듣는데 "고음이 어떻네 저음이 어떻네" 하면서 듣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냥 음악에 빠져 듣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한 대역의

부분이나 전체가 듣는 이로 하여금 피곤하게 하거나 답답하게 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오디오를 고르는 방법은 비싸거나 모양 좋은 것 보다 고음, 중음,

저음 등의 전체음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며, 종합적인 소리가 자연스럽고 편안한

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괄호열고 그래야 음악 틀어놓고

잠 잘 자지! 괄호닫고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