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온몸에 마치 뱀 같은 것이 지나가는 듯 하게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기분 나쁜 끈적끈적함. 손에 들고 있는 M92F가 떨어질 듯하다.
젠장- 또 시작이군….
항상 의뢰 전보다 의뢰 후에 이런 현상이 자꾸만 이어지고 있었다.
한동안은 그칠 줄 알았는데 다시 그러는 건가….
관자놀이가 욱신거리는 두통, 역하게 나는 피비린내에 예성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터벅터벅 6구의 시체로 다가간다. 이미 6구의 시체들의 이마 정중앙을 정확하게 관통한 총알을 예성은 허리 뒤춤에 꽂아 놓은 잭나이프를 꺼내어 총알을 파내 회수한다. 잭으로 두개골을 파고들면서 총알을 회수하는 건 그다지 유쾌할 만 짓은 아니었다. 인간의 살을 도려내어야 하는 이상한 기분에 예성은 기분 나쁜 인상을 하며 일의 마무리를 진행하였다.
바람이 고요하게 불어오는 다크블루 색의 새벽녘의 달빛에 반사되어 빛이 나도록 눈부신 하얀 피부에 붉은 빛을 가진 레드와인의 머릿결, 그리고 모든 이를 마력 같이 빨려들게 하는 흑요석 같은 그의 눈…. 잔인하도록 아름다운 그를 뒤쪽 세계에서는 이렇게 통한다. 마왕(魔王)….
예성은 여전히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총알회수를 하던 잭나이프의 붉은 선혈을 손수건으로 쓱쓱- 닦고는 자신의 허리 뒤춤에 다시 꽂는다. 그리고 그의 손에 타깃을 처리한 권총인 베레타 M92F를 가지고 오던 적격용 전용가방에 정리하고 있는 도중, 그의 몸에 걸쳐진 가죽재킷에 연결된 소형이어폰으로 통해 찌리릿- 진동과 기계음이 울리는 걸 느끼고는 느긋하게 이어폰을 자신의 왼쪽 귀에 연결 후 말을 한다.
-“Speaking- 이름, 총기류 명, 그리고 암호를 말해라.”
“예성, M92F. 암호명은 마왕(魔王)”
-“확인 상태 보고. 임무는?”
“완수 보고합니다.”
-“수고했다. 뒷처리 반을 보낼 테니 현장에서 즉시 떠날 것.”
“예. Master.”
상대편에서 먼저 끊었는지 달칵-하고 이어폰을 통해 들리는 수신음 소리에 예성은 왼쪽 귀에 연결된 이어폰을 빼어 자신의 재킷 안에 넣고는 몸을 숙여 땅에 놓았던 무기가 담긴 가방을 들고는 뒷골목을 빠져나온다.
여전히 휑한 공간에 묘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살랑대는 다크블루의 밤하늘을 배경으로 촘촘히 별이 박혀 있는 것만 같은 간간한 조그마한 빛이 밝게 비치고 있을 뿐이다. 어두운 빛에 마치 흡수되는 그의 모습은 지하마계를 다스리는 우두머리, 마왕의 포스를 나타내고 있었다. 환상의 움직임을….
W.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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