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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귀농일기]

12-30 산골짝 땔나무하기 (산꼴아낙/인드라망)

작성자나무지기|작성시간08.12.30|조회수177 목록 댓글 2

땔나무가 간당간당하다.
무늬만 나무꾼을 닥달했다.
엔진톱 하나 사주~~~
 
그거 하나 사주면 땔나무 해달라고 안 하께~
선녀 혼자 산에 가서 땔나무 해갖고 때주께~~~
 
무늬만 나무꾼 장에 갔다.
엔진톱~ 오십만냥 하더란다~ 헉!
걍 톱하나 사갖고 왔다. 팔천원짜리... ㅠㅠ
 
먼넘의 엔진톱 그리 비싸노? 중고를 알아보니 삼십만냥 달란다.
기겁을 한 선녀.. 구구셈을 열심히 해본다.
팔천원짜리 톱 열개면 팔만냥.
톱 쓰는거 존놈으루다 하나 사갖고 톱날 갈아갖고 쓰면
톱 하나갖고도 몇년을 두고두고 쓸 수 있겄다 이거지. 음...
 
새톱을 갖고 참나무 이따만한 넘을 쓸기 시작~
얼레~ 금방 넘어가네??? 흐음...
나무꾼도 매실밭 전지를 하는데 수월하게 했단다.
문제는 잘난 엔진톱이 아니라 잘 안 드는 톱이었어.
으음...  톱날 잘 갈아주는데 하나 알아둬야겠군~
오일장 설때 어디 한 군데 있는거 같더만.
 
날잡아 낫도 갖고 나가고 칼이랑 톱이랑 도끼랑 다 갖고 나가야지
아무리 숫돌갖고 씨름을 해봐도 잘 안 들더라공... ㅠㅠ
이것도 기술이라고...
 
그제 나무꾼이랑 꼬맹이랑 선녀랑 쌕쌕이를 몰고 산에 올라갔다.
산 초입까지 길이 닦여져 쉽게 쳐올라갔는데~
나무들 덩치가 너무 커서 둘이 들어도 못 들어~~
톱갖고 썰어가며 한차 그득 싣고 내려오니 힘 다 빠지더라.
미련퉁이 선녀...  엔진톱에 대한 미련을 그예 못 버리고 꿍얼꿍얼 대긴 했지만~
 
 
어제 나무꾼은 매실 전지하러 가고~
꼬맹이랑 선녀랑 나무를 썰기 시작~
꼬맹이 신났다.
선녀가 대충 썰어주면 꼬맹이 발로 쾅~ 밟아제낀다.
헌톱 집어던져버리고 새톱으로 갖고 하니 일은 금새 후딱!
그 많던 나무들 다 썰어서 아궁이 앞에 차곡차곡 쌓아두니 기분 만땅.
 
아궁이 두 군데. 그득그득 나무 쳐넣어 불때니
밤에 아랫목에서 도저히 못 자고 몽땅 웃목으로 겨올라가서 자야했더라~~
뜨끈뜨끈~
꼬맹이하고 선녀하고 맨발로 아랫목에 얼마나 오래 버티고 서 있나 내기하자~
놀이도 하고... ㅋㅋㅋ
헌데 나무꾼~ 아랫목에 가부좌틀고 앉아 안 일어나네... 강적 만났네~
 
산에 낙엽이 그득이다.
참나무 숲속에 낙엽이 수북수북 쌓여서 사람 하나 파묻어도 될만치 쌓여있더라.
아깝다. 이거 다 긁어다 불쏘시게 해도 되는데...
이거 다 긁어다 텃밭에 덮어놓아도 되는데...
말로만 궁시렁 거리다가 걍 내려왔다.
 
산돼지 나무 껍질 벗겨놓은거 군데군데 눈에 띈다.
노루똥 발자욱 숱하게 있고.
더 올라가면 산토끼 하얀 털이 가시덤불에 걸려 히뜩히뜩 여기저기 보인다.
더 깊이 들어가면  이름모를 새들이 희한하게 소리내며 날고
인적없이 조용하기만 한 곳에...
괜시리 무섬증이 인다.
 
무 시레기 헛간에 그득 널어놓고
무구덩이 덮어놓고
감자 고구마 쌓아두고
파 양파 마늘 고추 저장해두고.
김장김치 넉넉히 담아두고
된장 고추장 간장 장독대 햇살바르게 담아두고
콩나물 시루에 질금콩 앉혀 시시때때로 물을 준다.
산밑 닭집에 아침저녁으로 올라가 알을 꺼내
판판이 담아뒀다가 대처에서 온 사람들 나눠주고...
햅쌀 방아찧어 다같이 둘러앉아 밥해묵는다.
청국장도 좀 띄웠다가 두부넣고 해먹고
감또개 분 잘 나게 단도리해서 조금씩 꺼내먹고
앵두 자두 더덕순 매실 오미자 천년초 등등 효소 담은것들
종류별로 꺼내다 맛봐가며 타 마시고
 
아궁이 불 넉넉히 넣고 들어앉아 긴긴 겨울밤 보내려면
저 땔나무 다 떨어지기 전에  또 산으로 나무하러 가야지.
 
이제 톱 존놈 생겼으니... 걱정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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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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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오디 | 작성시간 08.12.30 세상에..글 솜씨..또 삶의 자세! 지기님 퍼 날라 주셔서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태기산 농부 | 작성시간 08.12.31 농촌 생활 모습 멋지게 표현을 하셨습니다 즐겁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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