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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귀농일기]

산골 아낙의 푸념 소리 - 희망의 화살

작성자산적(주정필)|작성시간10.11.06|조회수68 목록 댓글 1

희망의 화살

그제, 목요일 아침 온도는 영하 2도였다.
새벽 6시 기온.
나는 집에서 자는 날이면 습관적으로 문간채 외벽에 걸려 있는 온도계를 확인한다.

이곳 산골은 이미 겨울.
새벽 6시면 밖이 깜깜하다.
6시 반이 지나야 희끄무레 날이 밝아오고 7시경이 되어야 훤해진다.
훤해지면 눈에 보이는 정경.
우리집 마당과 문간채, 그리고 동네 인가들의 지붕.
진눈깨비 내려 앉은 양 하얗게 지붕을 덮고 있던 서리.

그 전날은 바닷바람 속에서 일어났었는데.
바닷바람, 해풍.
해풍, 미풍, 광풍, 장풍, 순풍.
바람,바람,바람.

뭔 바람이 불었는지 땅끝까지 여행갔던 우리 내외.
일탈의 성격이 짙었던 여행.
그 여행지에서 만났던 젊은 녀석들.
울 딸래미보다 3살이나 나 어린.

둘이서 아무 생각 없이 고생해보고싶어 여행길에 올랐단다.
미국행을 앞두고 있는 친구와 고생을 맛보고 싶어 동참한 친구.

앞으로 놓여져 있는 많은 살 날.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떠난 여행.
일정도 목적지도 없이.
텐트 하나 달랑 짊어지고.

그날따라 유독 불어제끼는 바람닫이 아래 얇은 텐트 속에서 잠을 청해야했던 녀석들.
우리 내외는 내심 기특한 녀석들이라 생각했었다.
그리곤 우리집 근처를 지나거들랑 들르라고.
하룻밤 재워 주겠노라고.

사실 어제도 기다렸었는데 오늘 왔다.
한 녀석은 감기가 들어서.
히히히~ 집 떠나면 고생이란 걸 알았으렸다~

녀석들의 연락을 받고 파트타임 일하는 곳에서 곧 바로 화순 읍내로 나간 산적.
보성에서 출발했다던 녀석들을 한참 기다려 차에 태우고 귀가한 세녀석들. ㅋ~

때 마침 부탁해놓은 겨우살이 땔감이 마련되어 땔감과 함께.
산적소굴 겨우살이는 장작과 더불어 사는 생활인데 그걸 몰랐지? 메롱~~

녀석들, 대문간 들어서자마자 장작부터 날라야 했다.
키키~ 어차피 고생해보고싶어 떠난 여행인데 뭐~

어쨌거나, 본채 아궁이 앞에서 또 이야기 보따리가 끌러졌다.
한 녀석의 꿈은 외교관.
한녀석의 꿈은 갑부.

그래! 도전해 봐! 고집스럽게! 꿈을 향해! 당당하게!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나누다보니 솔곳이 지난 주 중에 다녀갔던 청년들이 떠오른다.
"저 5번째예요~" 라던.

이야기 듣고 보니 첫번째는 대학 같은과 친구들끼리 어울려 왔던 젊은 친구.
해마다 왔던 셈.
초행길엔 대학생 신분으로 버스를 타고.
이번 5번째는 쉬는 날을 택해 승용차 몰고 직장 동료들과.

그래! 잘했어! 성공이란 별 거 아냐.
요란하게 크고 높은 데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나아가 목표를 이루고 과거보다 현재가 나아지면 그게 성공인 게지.

나는 그 친구가 대견해보였다.
한발 한발 진보해 나가는.

또 오겠노라며 인사드리고 떠나는 그 친구들 승용차 뒷자락에 나는 희망의 화살을 쐈다.
내가 쏜 화살에 가속이 붙어 젊은 친구들 더욱 성공하라고.

그리고 이 나라는 저런 듬직한 녀석들이 있어 밝은 희망의 나라라고...


2010.11.06. 아낙네( http://산적소굴.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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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강태산 | 작성시간 10.11.06 조촐한 여행기 잘보았는데 벌써 집으로 귀가 하셨군요.내용 의미있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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