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과 양력달이 지구 둘레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을 한 달로 삼아 만든 달력이 음력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태양력은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을 1년으로 삼아 만든 달력이다. 1896년 1월 1일부터 고종의 명령에 따라 양력을 쓰기 시작이다.지금 달력에는 양력과 음력이 함께 표기돼 있다. 우리의 고유 명절인 설이나 추석 등은 모두 음력 날짜로 지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음력으로 쇠는 각종 명절 외에도 24절기라는 것이 있다.
24절기는 입춘을 시작으로 우수·경칩·춘분·청명·곡우·입하·소만·망종·하지·소서·대서·입추·처서·백로·추분·한로·상강·입동·소설·대설·동지·소한, 그리고 마지막에 대한이 있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24절기는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정해졌다. 아주 오래 전부터 농경사회는 1년 농사의 기준이 되는 계절의 변화를 아주 중요시 했다. 고대 중국에서도 태음력을 사용했는데 태음력의 단점은 달의 움직임을 따르는 만큼 실제 계절과 괴리가 생겼다. 그래서 1년을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24개로 나눠 계절의 부분을 명확하게 한 것이 24절기다.
1년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계절로 나누고, 각 계절에 6개씩 절기를 배치해 농사의 기준으로 삼았다. 계절에 들어설 때마다 입춘, 입하, 입추, 입동으로 계절이 바뀜을 알리고, 각 절기에 맞춰 씨를 뿌리기, 모내기, 추수를 했다.한 달에서 5일을 1후(候), 3후인 15일은 1기(氣)가 되는데 지금 사용하는 '기후'라는 말의 시초다. 월초에 해당하는 12절기(節氣)와 월중에 해당하는 12중기(中氣)가 있는데 태양력에 따르면 절기는 매월 4~8일 사이에, 중기는 19~23일 사이에 온다. 절기 후에 대략 15일(1기)이 되면 중기가 되는 것이다.24절기의 명칭은 고대 중국의 화북 지방을 기준으로 정했기 때문에 현대 한국의 기후와는 잘 맞지 않는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대에도 기후가 바뀌는 시점을 예측해 농경에 활용했다는 점은 놀랍다.24절기는 1281년 원나라 때 만들어진 '수시력이 바탕으로 개선돼 명나라 건국 이후인 1368년부터 사용된 대통력을 기준으로 계산됐다. 이렇게 계산하면 각 절기별 시간 간격이 같다. 그러나 지구의 공전 속도는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절기간 시간 간격이 같을 수 없다.지구는 태양과 가장 가까운 지점에 도달하는 1월경에 공전 속도가 가장 빨라 절기간 간격도 짧다. 반면, 지구가 태양과 가장 먼 7월경에는 공전 속도가 가장 느려 절기간 간격도 길다. 이런 단점을 극복한 것이 1627년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숭정제가 예수회 선교사 아담 샬에게 명령해 만든 새로운 음력 체계인 시헌력이다.
시헌력에서는 동지를 기준으로 황도를 15° 간격으로 나눠 해당 기준점에 태양의 중심이 맞물리는 날을 24절기로 정해 오차를 줄였다. 태양의 황경이 0°인 날을 춘분으로 하고, 15° 이동했을 때를 청명, 90°인 날이 하지, 180°인 날이 추분, 270°인 날이 동지가 된다.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도 이 시헌력을 기준으로 24절기를 계산한다.24절기를 정한 것은 기후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기후의 변화는 태양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대기의 흐름 등 다양한 요소가 관여한다. 오늘날처럼 과학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과거에도 기후 변화의 시기를 예측하는 기준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24절기가 갖는 과학적 의미는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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