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공로와 조직의 어리석음
무능한 조직은 문제를 해결한 사람보다 문제를 드러낸 사람을 더 높이 평가한다.
그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평온한 결과만을 보고, 그 평온을 만들기 위해 흘린 노력과 지혜는 보지 못한다.
진정한 실력자는 위기가 오기 전에 위험을 제거한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갈등이 커지기 전에 봉합하며, 손실이 생기기 전에 막아낸다.
그러나 무능한 조직은 이러한 능력을 성과로 인식하지 못한다.
반면 문제를 키우고, 소란을 만들고, 땀방울을 과시하며, 해결의 과정을 화려하게 연출한 사람은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그들의 눈에는 조용한 예방보다 요란한 수습이 더 가치 있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고의 기술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최고의 경영은 백성이 다스림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최고의 의술은 병이 생기기 전에 다스리는 것이다.
최고의 관리 또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데 있다.
보여주기식 성과주의가 지배하는 곳에서는 진짜 헌신한 사람이 밀려난다.
수치를 꾸미는 자가 인정받고, 위험을 제거한 자는 잊힌다.
결국 그런 조직은 위기를 예방할 능력을 잃고, 사건이 터질 때마다 영웅을 찾으며 스스로를 소모한다.
경암은 말한다.
"사고를 막은 사람은 기록에 남지 않으나,
사고를 수습한 사람은 보고서에 남는다.
무능한 조직은 보고서를 평가하고,
지혜로운 조직은 사고가 없었던 이유를 평가한다."
또한 말한다.
"참된 실력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지 않고,
문제를 만들지 않는 데 있다.
가장 큰 공로는 세상이 알지 못하는 공로이며,
가장 높은 헌신은 칭찬을 바라지 않는 헌신이다."
조직이 오래가려면 소란의 크기가 아니라 위험을 줄인 크기를 보아야 한다.
보이는 땀보다 보이지 않는 책임을 존중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조직은 영웅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위기를 만들지 않는 현자를 품는 곳이 된다.
경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