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였더라
건망증은 대체로 차츰 나이 들어가면서
누구에게나 오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한다
어느 식사 자리에서 열대과일 얘기하다가
두꺼운 껍질을 반으로 잘라 속의 과즙을 먹는
과일의 이름이 영 떠오르지 않아 뭐였더라
서로 바라보며 멋적게 웃어 넘겼던 적 있었다
모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를 열고
독수리타법으로 열대과일을 모조리 훑어봤다
좀체 보이지 않더니 끝자락에 가서야 나타났다
평상시 나름 친하다고 생각해 왔던 지인이
종종 자신의 이름을 곧장 떠올리지 못할 때면
공연히 섭섭하기도 하고 민망할 때가 더러 있다
내가 나름 친하게 지내고 있다 생각하는 만큼
별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여기는가 싶어서
코코넛! 왜 네 이름이 좀체 떠오르지 않았을까
구태여 쑥스럽지만 변명을 늘어놓자면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과일이기도 했고
비싸 제대로 사 먹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저 머나먼 타국에서 바다 건너 왔는데
호불호를 떠나 코코넛아 네게 정말 미안하다
너의 이름쯤은 제대로 잘 알고 있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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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