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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우리는 하나다'와 적화통일 프로파간다의 계보

작성자임시로|작성시간26.06.23|조회수33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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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우리는 하나다'와 적화통일 프로파간다의 계보

HyssAID

 2026.06.22 22: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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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다'와 적화통일 프로파간다

최근 잠실 개표소 봉쇄 현장에서 돌던 빨간 부채 한 면에 '우리는 하나다'가 찍혀 있었다. 그걸 두고 "이건 북한에서 쓰는 말이다", "공산주의 구호다"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끄러워졌다.
사건의 곁가지(누가 뿌렸나, 무슨 색이냐)는 접어 두고, '우리는 하나다'라는 문구가 정말 북한 말인가 알아보자.

미리 결론: 이 표현은 북한 '하나의 조선'(적화통일) 선전의 핵심 표어다.
출처로 보나 뜻으로 보나, 굳이 골라 쓸 이유도 가치도 없는 표현이다.

다만, 그렇다고 부채를 든 개인을 곧장 '친북'으로 모는 것도 또 다른 비약이다.

 

 

 

현장 사진: Ezekiel2550,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부채: 트루스데일리


'하나의 조선' 아젠다의 계보 — '하나'는 어떻게 내려왔나

북한에는 수십 년간 고수해 온 대남 통일 노선이 있다.
한반도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하나의 국가만 있을 뿐, 남쪽은 아직 해방되지 못한 '미해방지구'이니 언젠가 북이 '해방'시켜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하나의 조선'이다.
여기서 '해방'은 곧 남쪽의 적화(赤化), 즉 '적화통일'을 뜻한다. 북한이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우리역사넷).
이 구상은 줄곧 '하나'라는 한 단어에 압축돼 왔다. 시대마다 옷만 갈아입었을 뿐이다.

그 뿌리는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까지 거슬러 간다.
남북이 처음으로 함께 내건 통일 3대 원칙(자주·평화·민족대단결) 가운데 셋째가 '민족적 대단결'이었다. 사상·이념·제도의 차이를 넘어 같은 민족으로 뭉치자는 뜻이다.
그런데 북한은 이를 '외세를 몰아내고 민족끼리 하나가 되자'는 통일전선(統一戰線)의 틀로 가져갔다. 뒤에 볼 '우리민족끼리'도, '하나의 조선'도 결국 그 변주다.

① 1974 — "조선은 하나다" (김일성 시기)

북한 공식 예술지 《조선예술》 1974년호에 가요 '조선은 하나다'가 실렸고(저자 안창만), 1990년엔 같은 지면에 이 노래를 통일가요로 재조명하는 평론까지 올랐다(통일연구원(KINU) 소장 서지).
후렴이 "겨레여 나서라 통일의 한길로, 조선은 하나다"다.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온 조선은 하나의 민족 / 백두산의 정기가 내리어 이 땅은 하나의 조국 … 겨레여 나서라 통일의 한길로 / 조선은 하나다

— 북한 통일가요 '조선은 하나다'(《조선예술》 1974, 통권 210호) · 통일연구원(KINU) 서지

이 '조선은 하나'라는 구호는 휴전선 일대 선전 입간판에도 큼지막하게 박혔다.

 

🔼 판문점 인근 북측 구역의 선전 입간판 — 한반도 지도와 '하나'를 뜻하는 치켜든 손가락 아래 '조선은 하나다!'가 적혀 있다. '우리는 하나'의 계보가 된 북한식 통일 구호다.

 

② '하나의 조선' — 통일정책 (김일성·김정일 시기)

그리고 이 '하나'는 구호에만 머물지 않았다. 북한은 이를 정책으로까지 끌어올렸다.
북한은 남쪽을 '미해방지구'로 보고 전 한반도를 하나로 통일한다는 '하나의 조선' 원칙을 70여 년 고수했다.
그 교리를 압축한 게 김일성의 '조국통일 3대 헌장'  조국통일 3대 원칙(1972)·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1980)·전민족대단결 10대 강령(1993) — 이다.

'하나의 조선'은 정서가 아니라 사실상 혁명 교리다.
학계는 그 뿌리를 국토완정론(1948 정부 정강)→민주기지론(1964)→남조선혁명론(허종호 1975)→고려연방제(1980)로 잇는다. '먼저 북을 혁명기지로 굳혀 전 한반도를 통일한다'는 단계론이다(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 전략보고 154가 재인용한 북한 원전 기준).
1964년 북한 사전은 그 핵심을 이렇게 적었다.

공화국 북반부는 전국적 범위의 반제반봉건민주혁명을 수행하기 위한 민주기지이다

— 사회과학원력사연구소 편 『대중정치용어사전』(평양, 1964) · INSS 전략보고 154 재인용

김정일은 2001년 평양 통일거리 초입에 이를 기리는 거대 기념탑을 세웠다. 한복 입은 두 여인이 한반도가 그려진 둥근 구(球)를 함께 떠받친 모습으로, 남쪽에서 평양으로 들어오는 길목을 가로지른다.

🔼 평양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 한복 입은 두 여인이 한반도가 그려진 구를 떠받든 '하나의 조선' 사상의 상징물이었다(2024년 1월 철거).

 

③ 2000 — "우리민족끼리" (김정일 시기 / 남: 김대중 정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1항의 '우리 민족끼리' 문구가 그다음 옷이다(원문: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
본래 남북 합의문의 표현이었지만, 북한은 이를 2001·2002년 신년공동 사설부터 '자주통일' 핵심 구호로 격상했고(한국민족문화대백과), 2003년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조직이 동명의 인터넷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열어 로동신문 등을 실어 날랐다(통일부 북한정보포털).

 

🔼 6·15 공동선언 전문 제1항 —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출처: 국가기록원

[[ 06_17_6.15공동선언_원문_통일전망대_CC-BY-SA2.jpg ]]

🔼 선언문 실물 — 경기 파주 통일전망대 전시본.출처: InSapphoWeTrust 촬영,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하나의 조국'을 향한 선전은 휴전선 곳곳의 입간판으로도 이어졌다.

 

🔼 북한 비무장지대(DMZ) 인근 통일 선전 입간판 — 흰 꽃으로 채운 한반도 지도 위 남북 어린이 그림과 '후대들에게 통일된 조국을 물려주자!'. '하나의 민족·하나의 조국' 선전의 한 장면.

 

🔼 북한 대외 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로고 — '우리민족끼리' 문구가 그대로 박혀 있다. (이 사이트는 통일 노선 폐기 흐름 속 2024년 폐쇄됐다.)

학계는 '우리민족끼리'를 단순 통일 구호가 아니라 대남 통일전선전술의 슬로건으로 본다. 민족애를 자극해 남한 안에서 '비현실적 통일지상주의와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민족담론 투쟁·정치심리전의 도구라는 분석이다(정범석, 「북한의 '우리 민족끼리' 담론 연구」, 서강대 석사논문 2006 등).

④ 2002 — "우리는 하나다" (김정일 시기 / 남: 김대중 정부)

그리고 계보의 끝자락, 문제의 그 표현이다.
'우리는 하나'는 북한 보천보전자악단이 2002년경 발표한 통일가요의 제목이다. 작곡가는 인민예술가 황진영(뒷날 모란봉악단 부단장)으로, '황진영작곡집'의 타이틀곡으로 실릴 만큼 비중 있는 곡이었다(RFA·통일신문).

🔼 평양 거리의 선전판 — 붉은 글씨로 "21세기의 태양 김정일장군 만세!". 북한에서 '태양'은 곧 수령(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가리키는 호칭이다. 후렴 '태양조선 우리는 하나'의 '태양'도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이 노래엔 체제 색이 분명히 있다.

후렴 '태양조선 우리는 하나'(원래 '단군조선'이었다가 개작)에서 '태양'은 김일성·김정은을 뜻한다. '통일된 하나의 조국'이 곧 '김씨 일가의 조선'이라는 함의가 깔린다(통일신문·RFA).
'우리는 하나'는 그저 통일 노래가 아니라, 주체사상이 깔린 선전가요인 셈이다.

*소리 주의

 

 

 

🔼 가요 '우리는 하나' 실제 음원 — 후렴 "태양조선 우리는 하나" 부분(발췌). 글 머리에 적은 '주체사상 선전가요'라는 성격이 가사에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이건 우연이 아니다. 북한 통일가요는 김정일의 이른바 '음악정치(노래정치)'(노래로 사상을 통제하고 체제를 결속하는 통치술)의 산물이고, '우리는 하나'를 찍어낸 보천보전자악단은 바로 그 '생활가요'(통제된 대중가요)를 전문으로 만든 선전 악단이었다(전영선, 「김정일 시대 통치스타일로서 '음악정치'」, 『현대북한연구』 2007).
북한 가요엔 수령을 떠받드는 '수령형상 창조' 창작 원칙이 적용되는데, 후렴의 '태양조선'도 시적 수사가 아니라 그 원칙의 산물이라는 게 학계의 독해다.
실제로 같은 코드는 다른 통일가요에도 반복된다. '다시 만납시다'(1992, 황진영 작곡) 3절의 '해와 별'은 김일성·김정일을 가리켜, 2000년 남한 정식 발매 땐 그 3절을 1절로 바꿔 실었다(RFA 등, 1차 악보는 미확인).

그 위상은 북한 최대 선전물에서도 드러난다.
집단체조 '아리랑'(2002~2010)은 7개 장으로 짜였는데, 그중 제4장이 '통일아리랑'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그 장에 들어간 노래가 바로 '우리는 하나'다. 로동신문 정론은 "우리 장군님께서 《통일아리랑》장을 놓고 고심하는 창작가들에게 노래 《우리는 하나》를 내려보내주시여 작품의 사상예술적품격을 올려주셨다"고 적었다(로동신문 2007.9.24 정론 '장군님과 아리랑', DailyNK 재인용).
'우리는 하나'는 김정일이 친히 골라 넣은 선전 노래라는 뜻이다.

북한이 이 노래를 얼마나 챙겼는지는, 우표에까지 새겼다는 데서 드러난다.

  

 

🔼 북한이 2018년 발행한 우표 — '제5차 북남수뇌상봉과 회담'(2018.9) 기념. 노래 '우리는 하나'의 가사 3절 전문과 악보가 통째로 인쇄돼 있다("하나 민족도 하나 하나 피줄도 하나… 백두에서 한나까지 분단장벽 허물며…"). 북한 통일 선전에서 이 노래의 위상을 보여준다.

또한 이건 아무도 모르는 옛 노래가 아니다. 2018년 판문점선언 직후, 북한 당국은 '우리는 하나'를 각계각층 사회단체에 재보급하고 합창으로 널리 부르도록 독려했다(통일신문). 그만큼 북에 폭넓게 퍼져 있는 노래다.
정확히는 '노래'다. 북한의 입간판·교과서 같은 정적 선전물엔 정작 '조선은 하나다'·'우리민족끼리'가 박히고, '우리는 하나'는 부르고 외치는 노래·구호의 형태로 퍼졌다. 그래서 응원·공연을 타고 남녘 무대까지 건너오기도 쉬웠다.

북한은 이 노래·구호를 남쪽 무대에서도 거듭 써먹었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응원단(288명)이 부르며 남측에 알려졌고, 2003 대구·2005 인천에서도, 2018 평창 땐 "우리는 하나다, 조국통일!" 손피켓 구호로도 나왔다(RFA·SPOTV).

*소리 주의

🔼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 — 북한 응원단의 '우리는 하나다'·'우리민족끼리' 응원 장면.

*소리 주의

 

🔼 2018 평창올림픽 — 북한 응원단이 '우리는 하나다'를 응원 구호로 외치는 모습.

정리하면 계보는 이렇다. 조선은 하나다(1974) → 하나의 조선(정책) → 우리민족끼리(2000) → 우리는 하나다(2002). 같은 '하나'가 시대마다 옷만 바꿔 입은 셈이다.
'우리는 하나다'는 분명 북한 통일 선전의 계보 위에 있다.

남한의 사례는?

북쪽 계보를 봤으니, 남쪽에선 어디서 어떻게 나왔는지 시기별로 묶어 본다.

김대중 정부 (1998~2003)

· 2000 — 6·15 남북공동선언: 1항에 '우리 민족끼리'가 명문화됐다(전문).

  

 

🔼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 평양에서 손을 맞잡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 회담의 공동선언 1항에 '우리 민족끼리'가 명문화됐다.

· 2002 — 부산 아시안게임, 남측 '아리랑응원단': 남측 시민 통일응원단 '아리랑응원단'이 경기장에서 '우리는 하나' 현수막을 내걸고 북한 선수단을 응원했다. '아리랑(통일)응원단'은 남북 선수단을 함께 응원한 남측 통일응원단으로, 2003 대구에서도 같은 이름·구호로 다시 등장한다. (이 대회에선 북한 응원단(288명)도 '우리는 하나'를 불러 함께 보도됐다 — RFA.)

  

 

🔼 2002 부산 아시안게임 — 남측 '아리랑응원단'이 내건 '우리는 하나' 현수막

  

노무현 정부 (2003~2008)

· 2003 — 통일응원단 '아리랑' 발대식: 대구 유니버시아드를 앞두고 남측 시민들(통일유니버시아드 시민연대)이 발대식에서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소리 주의

🔼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를 앞둔 남측 통일응원단 '아리랑' 발대식 — '우리는 하나다' 응원 장면.

· 2003 —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북한 응원단(303명)이 '우리는 하나' 노래를 불렀다(RFA).

· 2003 — 남측 '아리랑 통일응원단', 경기장에서: 남측 응원단이 '우리민족끼리 통일만세'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 경기장 — 붉은 옷의 남측 '아리랑 통일응원단'이 펼친 '우리민족끼리 통일만세' 현수막(흰 바탕·하늘색 글씨, 한반도기 색감). 이 현수막은 북한 응원단이 파도타기로 남측 응원석에 넘긴 것을 남측이 받아 든 장면이다 — '우리민족끼리'·통일 구호가 남북 응원석을 오간 단면이다.

· 2003 — 대구시민 '북한대표팀 서포터즈'(달성사랑모임): 발대식에서 '우리는 하나, 가자 통일로!' 현수막을 걸고 북한 대표팀을 응원했다.

  

🔼 대구 시민이 꾸린 '북한대표팀 서포터즈'(달성사랑모임) 발대식 — '우리는 하나, 가자 통일로!'(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 무렵). 남측 시민이 북한 대표팀을 응원하며 내건 현수막.출처: 현장/제보 — 인용

· 2004 — 평양 남북노동자 통일대회: 민주노총·한국노총이 북측 조선직업총동맹과 평양에서 연 '6·15 공동선언 관철 남북노동자 5·1절 통일대회'(남측 대표단 309명, 단장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에 다녀온 노동자들은, 방북 기간 북한 가요 '우리는 하나'를 '반갑습니다'와 함께 가장 많이 들었다고 회고했다(통일뉴스·오마이뉴스).

 

  

🔼 2004년 5월 평양 '5·1절 축전' 회관 앞 — '남북노동자 5·1절 통일대회'에 참가한 남측 노동자들. 한 명이 한반도기 손깃발을 들었다.

· 2005 —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북한 응원단(124명)이 다시 '우리는 하나' 노래를 불렀다(RFA). 이 때 응원단 중 한 명이 무려 리설주(현 김정은 부인)였다.

박근혜 정부 (2013~2017)

· 2014 — 민주노총 통일응원단 '아리랑': 민주노총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맞춰 꾸린 통일응원단의 이름이 '아리랑', 공식 구호가 '우리는 하나다'였다(매일노동뉴스).

  

🔼 2014.9.17 세종문화회관 앞 — '인천 아시안게임 민주노총 통일 응원단 아리랑' 발대식. 현수막에 "우리는 하나다!", 손피켓·티셔츠·손깃발은 모두 한반도기.

· 2015 — 'One Dream One Korea': 통일 캠페인송. 가수들과 정치인(김무성·문재인 등)이 함께한 행사로 '하나의 코리아'를 주제로 한 노래를 발표했다(벅스).
다만 실제 제작·주최는 표면의 가수·정치인이 아니라 AKU(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 GPF(글로벌피스재단) → 문현진(통일교 창시자 문선명의 3남)으로 이어지는 라인이다(뉴스타파).
참고로, 2002년부터 등장한 남측 '아리랑 통일응원단'의 공식 구호 중 하나가 '함께 가요, One Korea'였다(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 영상에서도 나온다).

  

🔼 'One Dream One Korea'(2015) 뮤직비디오 한 장면 — 보수·진보 정치인까지 출연한 통일 캠페인송.

문재인 정부 (2017~2022)

· 2018 — 평창 남북 공동응원단: 관중석에 '우리는 하나다' 대형 현수막을 펼쳤다.

  

🔼 2018 평창올림픽 남북 공동응원단 — 관중석에 대형 '우리는 하나다' 현수막. 위쪽 '남북공동응원단' 로고, 단복·손깃발이 모두 한반도기다.출처: 보도사진(2018) — 인용

· 2018.4 — 평양 남측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 평창올림픽 북측 참가에 대한 답방 격으로, 문재인 정부가 보낸 남측 예술단(윤도현·레드벨벳·조용필·이선희 등, 단장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4월 1·3일 평양에서 공연했다. 그중 4월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 남북 합동공연의 무대 제목이 '우리는 하나'였다(남측이 붙인 이름. 한국경제·경향신문).

  

🔼 2018년 4월 3일 평양 남북 합동공연 — 무대 LED에 공연 제목 '우리는 하나'(남측 문재인 정부 주최·명명).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사진뉴스 / 공공누리 제4유형

· 2018.8 —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민주노총·한국노총이 북측 직총과 서울에서 연 통일축구대회에서, 관중석 카드섹션·응원에 '우리는 하나'가 등장하고 '우리는 하나다·통일조국' 박수 구호가 나왔다. 북측 대표단의 마석 전태일 묘역 참배 때도 '우리는 하나다' 구호가 터졌다(통일뉴스·매일노동뉴스).

  

🔼 2018.8 서울월드컵경기장 —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관중석 카드섹션 '우리는 하나'와 대형 한반도기 걸개.출처: 통일축구 서포터즈·서울겨레하나 — 인용

· 2018~2020 — 'We Are One' 통일 조형물: 4·27 판문점선언에서 영감받은 공공 조형물 '우리는 하나입니다(We Are One)'(작가 이철희)가 광화문광장(2018)·평창(2019)을 거쳐 임진각 평화누리(2020)에 전시됐다. 알루미늄 파이프 2018개, 좌대 높이 427㎜로 '4·27'을 새겼다(뉴스프리존). 맞댄 두 얼굴은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을 형상화한 것이다.

  

  

🔼 임진각 평화누리의 'We Are One' 조형물(좌)과 그 모티브 도안(우) — 맞댄 두 얼굴은 김정은·문재인, 아래에 '우리는 하나입니다 : We Are One'. 출처: 작가 이철희/보도 — 인용

이렇듯, '우리는 하나다'는 북한 적화통일 선전을 대표하는 표어이다.

그럼, 이 말을 쓴 사람은 다 '종북'인가?

문장 그대로써의 의미

그렇다면 위 사상적인 의미를 전혀 담지 않고 사용했다면 어떨까.

이번 사건은 단일 주최도, 지도부도 없이 개별 시민이 모인 형태로 보도됐다(뉴시스).
참가자들 또한 "좌·우를 떠나 참정권이 침해된 사건에 분노하여 거리로 나온 것", "우리는 시위대가 아니라 시민들이다"(오마이뉴스)며 조직·정치색과 거리가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다가 주체가 있는 집회로 간주되면 경찰에게 강제해산될 수 있다.
한마디로 '집단으로 묶이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개개인이 돋보여야 하는 시위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다'는 본래 집단의 결속·단일 대오를 외치는 구호다.
그런 결속을 다져야 할 상황이라면 모를까, 개별성·자발성을 앞세우는 이 시위의 자기규정과는 정반대 성향의 문장이다.

자주 받는 반문에 대한 답

여기까지 오면 이런 반문이 나온다. "그 말, 우리 쪽도 썼다. 윤석열도, 황교안도 '우리는 하나'를 입에 올렸는데, 그럼 그들도 종북이냐?"

먼저, 그들이 제시하는 사진부터 보겠다. 자주 보이는 사진으로는 다음 3장이 있다:

  

 

  

 

  

 

먼저, 윤통 계정에 올라온 첫 번째 사진의 풀버전부터 보겠다:

 

https://youtu.be/WFnAUqn357s

영상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해당 '우리는 하나다'는 썸네일 문구로만 등장하고, 정작 영상 속에서는 전혀 다른 대사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썸네일 사기를 당한 셈이다.

그다음, '시사쇼 정치다'(TV조선) 풀버전을 보겠다. 윤통의 발언은 0:37~1:15 구간이다.

 

https://youtu.be/2qJg_TRiIlo

🔼 시사쇼 정치다(TV조선)가 단 제목 — '윤석열 대통령, 2년 연속 전당대회 참석 「우리는 하나, 운명공동체」'. 행사는 2024.7.23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발언 구간 0:37~1:15. 영상 보기출처: 시사쇼 정치다(TV조선)

마찬가지로, TV조선이 붙인 표어와 달리 윤통은 '우리는 하나'를 외치지 않았다.

다음, 황교안 대표의 경우를 보겠다.
해당 사진의 시기는 2019년 12월 5일, 황교안 대표의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 때 모습이다.

 

https://youtu.be/rDoO7S4HTRs

🔼 오마이TV 생중계 — 황교안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2019.12.5). 뒤 현수막에 '우리는 하나다'. 영상 보기출처: 오마이TV

실제 발언(제144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들어 보면, 황교안 대표는 '부정선거'(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공수처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이었을 뿐 '우리는 하나'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우리는 하나다'는 그가 외친 구호가 아니라, 뒤에 걸린 자유한국당 현수막 표어였다.

그렇다면, 실제로 발언했다면 문제였을까?

설령 그대로 외쳤다 해도, 이들이 그 말을 꺼낸 자리는 하나같이 당의 단결을 다지는 무대였다.
윤석열의 '우리는 하나'는 2024년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이고, 우리는 하나"라며 당정 일체와 당원 결속을 호소한 말이고(경향신문), 황교안의 '우리는 하나다'는 단식을 끝낸 직후 "'내가 황교안이다'에서 나아가 '우리는 하나다', '우리가 대한민국이다'가 돼 함께 투쟁하자"며 내건 당 단결 구호였다(서울신문).
여기서 '하나'가 가리키는 것은 같은 진영·정당이 하나로 뭉치자는 뜻이지, 북이 말하는 '하나의 조선'(남북 흡수통일)이 아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자리에서, 무엇을 향해 쓰느냐에 따라 뜻은 전혀 달라진다.
이는 그 말을 표어의 형태로 부채에 인쇄해 들고 다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결론

1. '우리는 하나'는 북한 '하나의 조선'(적화통일) 선전 계보의 핵심 표어다. 조선은 하나다(1974)부터 우리는 하나(2002, 작곡 황진영)까지 줄곧 이어진다.
후렴 '태양조선 우리는 하나'가 보여주듯, 그 '하나'는 화합이 아니라 김씨 조선으로의 흡수통일을 뜻한다.

2. 집단의 단결이라는 뜻만 떼어 봐도, 개개인이 모인 잠실 시위에 어울리는 말이 아니다.

3. 다만, 부채를 든 개인을 곧장 '친북'으로 단정하는 것도 또 다른 비약이다.
글쓴이는 이 표현이 무심코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모른다면 서로 배우고 알려주는, 그런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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