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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현장에서] U-12 축구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다

작성자한국축구신문관리자|작성시간23.01.24|조회수553 목록 댓글 2

전일본 U-12 축구선수권대회 경기 장면

 

 

2022년 12월 25일부터 29일까지 일본 가고시마에서 일본축구협회(JFA) 전일본 U-12 축구선수권대회가 열렸다. 8000개가 넘는 일본의 U-12 축구부 중 각 지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48개 팀이 참석해 실력을 겨룬 이 대회는 일본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자리였다. ONSIDE가 한국의 U-12 지도자 60여 명과 동행하며 보고 들은 바를 전하고자 한다.

 

 

꾸준한 리스펙트 교육과 문화 

대회 개회식이 열린 12월 25일. 가고시마에 위치한 카와쇼홀(시민문화회관)에는 대회에 참가하는 48개 팀의 지도자, 선수,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 대회에는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별로 열리는 예선의 1위(47팀), 전년도 우승팀이 속한 지역의 예선 2위 팀까지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각 지역에서 최강자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선수와 학부모들의 표정에는 자부심이 묻어나 보였다.

 

약 1시간 가량의 개회식에는 이 대회에 참가했던 전 일본 국가대표 아베 유키가 인사말을 통해 유소년 선수들을 격려했다. 아이들은 대회 안내 책자를 보물이라도 지니듯 소중히 품고 다녔다. 그 안내 책자에는 역대 대회를 통해 배출된 프로 선수 명단이 들어있었다.

 

3년 전인 2019년에도 대한축구협회(KFA)는 초등리그에서 우수한 지도력을 뽐낸 지도자를 대상으로 이 대회를 참관하는 연수를 진행했다. 당시 JFA 경기국 책임자로 인터뷰에 나섰던 관계자가 “이 대회는 유소년 선수들이 가장 동경하는 대회”라고 말했던 게 몸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느낌만 있었던 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개회식 이후였다. JFA 관계자들은 참가 선수들을 대상으로 ‘리스펙트 교육’을 실시했다. 축구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선수, 지도자, 심판이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사례 중심으로 설명했다.

 

국내 지도자들은 큰 대회,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앞둔 아이들이 실내에서 이뤄지는 교육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을지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한국 아이들이었다면 교육이 시작도 하기 전에 싫증을 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어디선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의외로 일본 아이들은 이러한 교육이 꽤나 익숙한 모양이었다. 오히려 국내 지도자들과의 예상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참여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경기가 열리는 그라운드에서도 리스펙트 정신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심판을 향한 선수와 지도자들의 존중이 돋보였다. 심판들이 애매한 판정을 내리거나, 명백한 오심으로 보이는 판정을 내려도 잠깐의 탄식이 나올 뿐 이내 경기가 속개됐다. 경기를 참관한 국내 지도자들은 억울할 만한 판정이 내려져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일본 지도자들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실소를 터뜨렸다.

 

“만약 저런 상황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어땠을까? 아마 한참 동안 시끄러웠을 거다.”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가 귀에 와 박혔다.

 

인천유나이티드 아카데미 서구 지부장을 맡고 있는 유우람 감독은 “이번 대회의 환경적 요소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이 모든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학부모 및 응원단의 응원 구호, 지도자들이 아이들을 격려하는 목소리가 주로 들렸고 판정 항의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북 유나이티드의 임재근 단장도 “리스펙트 교육과 문화가 일상화된 모습이었다”면서 “리스펙트 문화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지도자들이 승패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대부분의 U-12 지도자가 생계형 지도자인 반면 일본의 U-12 지도자는 대부분이 투잡이거나 축구 지도자를 봉사활동 개념으로 하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대회 개회식 풍경


 

1심제를 바라보는 양국의 시선차

현재 8인제로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U-12 경기는 지금까지 두 명의 심판이 관장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대다수 축구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1명의 심판만 투입하는 1심제를 운영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일본의 사정은 어떨까? 일본은 한국보다 10년이 빠른 2008년부터 8인제를 시범 운영해 정착(한국은 2018년 시범 운영, 2019년 본격 도입)시켰다. 특히 일본은 한국과는 달리 8인제를 시작할 때부터 1명의 심판만 투입하는 1심제로 경기를 운영했다. 당시에는 일본에서도 극심한 반발이 있었지만 10년도 더 지난 현재는 1심제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대회 현장에서 국내 지도자들과 만난 오노 다케시 JFA 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은 일본에서 8인제 및 1심제를 동시에 도입했던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8인제와 1심제 도입 당시에는 기술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내가 중심이 돼 제도를 도입했는데 나는 샌드백 같은 존재였다. 어딜 가도 욕을 먹었다. 상당히 힘들었지만 지금은 시행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심제를 통한 긍정적인 효과를 오노 부위원장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심판 육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 두 번째는 선수들이 판정 여부와 상관없이 끝까지 플레이하는 습관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오노 부위원장은 “좋은 선수를 육성하듯이 좋은 심판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1심제가 심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1심제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심판은 터치라인 아웃, 오프사이드를 잘 볼 수 있는 포지션을 잡기 위해 더 많이 뛰어야 하고, 좋은 판정을 내리기 위해 더 연구하고 노력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게 JFA의 판단이었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이런 반문이 나오게 된다. “심판의 잘못된 판정이 중요한 승부를 결정하는 상황이 나오면 어떡하나.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이에 대한 오노 부위원장의 답변은 이랬다.

 

“선수도 실수를 하고, 지도자도 실수를 하고, 심판도 실수한다. 이 모든 게 축구의 일부다. 3심제를 하더라도 실수는 있다. 마이너스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선수 성장에 있어서 그 이상의 플러스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실수를 하는 것이 축구라고 생각한다.”

 

1심제의 긍정적인 효과는 심판 육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사실 더 중요한 건 바로 선수들을 끝까지 플레이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노 부위원장은 “(1심제에서는) 심판이 서 있는 반대편 터치라인 아웃은 확실한 판정이 불가하다. 이때 아이들은 중요한 것을 배운다. 아웃 여부를 떠나 심판이 휘슬을 불지 않으면 끝까지 플레이하게 된다. 단순하지만 굉장히 중요하다. 이 연령대부터 이런 습관을 들인 선수는 성인이 돼서도 마찬가지로 플레이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후지이 겐타로 교토축구협회 유스디렉터 역시 같은 의견을 내면서 “이기는 것에만 집착한다면 하나의 판정으로 승패가 결정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과 부모들의 반발이 있다. 하지만 U-12 선수들은 결과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즐기고, 뛰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일본 내에서도 1심제에 마냥 긍정적인 시선만 있는 건 아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야마구치 다카시 교토상가 U-12 코치는 “일본에서도 오프사이드, 스로인, 코너킥과 같은 상황에서 애매한 판정이 있지만 선수들도 1심제를 이해하고 심판을 존중하고 있다”면서도 “결승전이라면 3심제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현장의 학부모 역시 토너먼트의 상위 단계에서는 2심제나 3심제를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1심제가 도입되는 올해 한국에서도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일본에서도 이미 겪었던 일이다. 변화는 언제나 두렵고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다. 결국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점은 이러한 변화가 결국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될지를 개인의 이해관계보다 우선 순위로 살펴야한다는 것이다.

대회가 열린 후레아이 스포츠랜드. 8인제 8경기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U-12 축구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국내 지도자들이 리스펙트 문화와 1심제 못지않게 유심히 살핀 것은 일본 선수들의 플레잉 스타일이었다. 흔히 일본 축구하면 골키퍼부터 시작하는 후방 빌드업과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의 내로라하는 U-12 팀들이 총출동한 이번 대회에서 나타난 경향은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전북현대 U-12 팀을 맡고 있는 박범휘 감독은 “다이렉트 플레이가 생각보다 많았다. 드리블도 전략적으로 소유하는 드리블뿐만 아니라 상대 골문으로 향하는 저돌적인 돌파 횟수가 이전보다 많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범휘 감독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일본이 세밀한 패스 플레이 못지않게 다이렉트 플레이도 적절히 섞어가는 느낌이라는 평을 내놨다.

 

한국에서는 8인제를 도입하면서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장려하고자 롱킥을 제한하는 규정이 있었다. 기존에는 골키퍼가 인플레이 중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방출한 공이 하프라인을 넘을 경우 상대팀에게 간접프리킥을 부여했었다. 하지만 이는 임시적인 제한 규정으로서 올해부터는 폐지된다. KFA의 이러한 정책 변화는 일본의 변화를 살펴봤을 때도 시기적절해 보인다.

 

이번 대회를 살펴보면서 또 하나 인상 깊은 대목은 일본 선수들의 상황 판단 능력이다. 국내 지도자들은 피지컬이나 패스, 볼 컨트롤 등 개인기술 면에서는 한국 유소년 선수들도 일본에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앞선다고 평가했지만 일본 선수들의 상황 판단 능력만은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국내 지도자들이 오노 부위원장을 상대로 ‘일본은 유소년 선수들에게 기술 훈련을 어떻게 시키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도 오노 부위원장은 훈련 방식보다는 상황 판단 능력을 중요시 여긴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패스, 볼 컨트롤 같은 기본 기술은 세계 어디나 같다고 생각하고 중요하게 여긴다. 한 가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경기 중 상황이 변화할 때 이를 판단하는 기술”이라며 “U-12 레벨에서는 지도자가 모든 걸 판단해버리면 이길 확률은 올라간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상황 판단 능력을 선수들에게 뺏는 것이다. 아이들이 실전 경기를 통해 스스로 느끼고 판단하게끔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결국 모든 이야기는 다시금 ‘리스펙트 정신’으로 수렴된다. 지도자는 선수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게끔 하는 방식으로 존중을 표한다. 선수는 심판의 판정을 존중하며 판정에 관계없이 끝까지 플레이를 펼친다. 심판은 지도자와 선수의 존중을 받으며 스스로를 발전시키고자 더욱 노력한다. ‘리스펙트 정신’ 안에서 8인제 및 1심제가 조화를 이루며 서로가 윈-윈하는 구조다.

 

물론 한국 축구는 우리의 가치와 철학대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있을 것이다. 일본의 문화나 시스템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최근 4개 대회 중 3차례나 월드컵 16강에 진출했고,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16강에 오를 정도로 꾸준한 실력을 보이는 일본에게 배울 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필자는 그게 바로 ‘리스펙트 정신’에 기반한 축구 문화가 아닐까 싶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1월호 'ISSUE'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ONSIDE 1월호 보기(클릭)
 

글=오명철

사진=권정호 KFA 인턴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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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한국축구신문 | 작성시간 23.01.24 [현장에서] U-12 축구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다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
    일본의 축구가 정답은 아니지만, 좋은 정책과 시스템은 받아들이고 접목시켜서 변화를 주면 좋을 방향성과 제시어다.

    그런데, 정작 대한민국다운 축구의 교과서는 없을까?..
    한국적 정서와 한국식 축구 발전을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독단적 결정하지 말고 조속히 마련해주길!..

    변화와 개혁은 대한축구협회 내부 임직원들의 뇌부터 변화를 주길 진심 기대해본다.
    진심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한다면?..
  • 작성자하동국 | 작성시간 23.01.24 일본을 욕할게 아니라 배울건 배워야할꺼 같습니다...저는 배워야 할게 많다고 생각이 드는 기사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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