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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인사]샘터님들 가을 입니다

작성자러빙유|작성시간24.10.08|조회수25 목록 댓글 1

 





가을 입니다/ R.M.릴케

 
 
어느덧 가을입니다.
지나간 여름은 위대하였습니다.

 
태양 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눕히고
광야로 바람을 보내 주시옵소서.

 
일 년의 마지막 과실이 열리도록
따뜻한 남국의 햇볕을
이틀만 더 베풀어 주십시오.

 
과실이 익을 대로 잘 익어
마지막 감미가
향긋한 포도주에 깃들일 것입니다.

 
지금 혼자만인 사람은
언제까지나 혼자 있을 것입니다.

 
밤중에 눈을 뜨고 책을 읽으며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나뭇잎이 떨어질 때
불안스러이 가로수가 나란히 서 있는 길을
왔다갔다 걸어 다닐 것입니다.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아슬한 곳에서 내려오는 양
하늘나라 먼 정원이 시든 양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집니다.

 
그리하여 밤이 되면 무거운 대지가
온 별들로부터 정적 속에 떨어집니다.
우리도 모두 떨어집니다.
여기 이 손도 떨어집니다.

 
그대여 보시라,
다른 것들...
만상이 떨어지는 것을...

 
하지만 그 어느 한 분이 있어
이 낙하(落下)를
무한히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십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1975-1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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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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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靑草 | 작성시간 24.10.08 반갑습니다.
    좋은 글과 정성 가득한 영상 작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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