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이 초록색 잎사귀 위에 맺히자 그제야 방 안 가득 싱그러운 바질 향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향기를 맡으니 종일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시달렸던 눈과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남자는 물이 화분 밑바닥으로 흘러내리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무언가를 키운다는 건, 결국 매일 같은 시간에 마음을 나누는 일이었다. 거창한 정원이 아니더라도, 이 작은 화분 하나가 주는 위로가 남자의 복잡한 머릿속을 차분하게 정리해 주곤 했다.
창밖을 보니 어느새 완전히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남자는 가볍게 기지개를 켜고 주방으로 향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주말에 시골에서 가져온 싱싱한 토마토 몇 알과 깊은 풍미의 올리브유가 보였다.
오늘 저녁은 따뜻하고 소박한 파스타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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