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소나기가 그친 하늘가에 뭉게구름이 일어납니다. 푸른 하늘과 흰색 구름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千變萬化(천변만화)한 모양을 만들어 냅니다. 문득 자연엔 직선이 없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자연은 곡선이기에 변화무쌍하고 아름다우며 평안함을 줍니다. 해와 달, 뭉개구름, 하늘, 산과 나무, 바위,꽃과 나비, 흐르는 강물, 날아가는 새, 모두가 곡선입니다.
직선은 인간이 만든 것이지요. 아파트, 창문, 집안의 천정, 네모 기둥, 책, 책상, 종이, 컴퓨터 화면, 철길과 도로 등 거의 모든 것이 직선입니다. 직선은 영원성을 지닐 수 없습니다. 언젠가는 무너지거나 사라집니다. 곡선은 아무리 바라보아도 실증이 나지 않지만 직선은 강팍하여 쉬이 피로감을 주고 실증을 느끼게합니다.
가만히 관찰 해 보면 지구 상의 모든 씨앗, 과일, 얼굴, 눈, 코, 귀, 입, 다 곡선입니다. 어머니의 젖가슴도 곡선입니다. 손끝과 발 끝도 곡선입니다. 손가락 끝이 뾰족한 사람은 포용력이 적고 모질다는 말이 있습니다. 젊은 여성들이 손톱을 뾰족하게 깍는데 이는 아주 잘못된 짓입니다. 손톱이나 눈썹 모양은 타원형일때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정감이갑니다. 아름다운 것은 곡선이며 곡선의 묘미는 부드러움입니다.
부드러움은 곡선에서 나옵니다. 충청도의 산을 보면 나즈막한 능선이 많고 뾰쪽한 산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도 유순하고 느립니다.
언어도 대개의 경우엔 "--했어유~ " 처럼 유~로 끝납니다. 느리다는 말은 여유가 있다는 말입니다. 여유는 곡선에 가깝습니다. 직선은 가깝지만 여유가 없고 곡선은 돌아가지만 여유를 지닙니다.
사랑과 情도 곡선이라고하데요.
사람의 마음도 직선보다는 곡선일 때 여유가 생기고 수수작용(授受作用)이 벌어진다고합니다. 주고 받으면 원(圓)이 만들어 지고 돌아갑니다. 세월도 곡선이고 우주도 곡선입니다. 곡선이기 때문에 둥글고 둥글기 때문에 무한합니다. 크기를 잴 수가 없습니다.
세상을 보는데도 둥근 시각이 필요합니다. 대저 보는 것에 4가지가 있다고합니다. 示- 視-見- 觀 이 그것인데요.
示는 눈으로 보는 것이구요, 視는 마음으로 보는 것이구요, 見은 깨닫고 보는 것이구요, 觀은 하나님눈으로 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관(觀)은 원으로 보는 것입니다. 직선이 아니고 곡선입니다. 사물이나 현상의 외형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지요.
마음이 곡선일 때 깨달음이옵니다. 깨달음은 곡선의 다른표현입니다. 깨달음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둥글 둥글하고 사랑의 눈으로 보면 세상과 내가 둘이 아닌 하나입니다. 그 하나의 세계, 그 하나의 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사는 세상을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