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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가스펠뉴스] [fg인사이트] 목회자 64%가 AI로 설교 준비… 그런데 73%는 원칙이 없다

작성자하나멜|작성시간26.06.05|조회수6 목록 댓글 0
∎ AI는 교회의 동반자가 될 것인가, 대체자가 될 것인가
∎ AI가 설교하는 시대, 목사가 살아남는 법은 단 하나다
∎ AI는 비서가 될 수 있지만, 결코 목자가 될 수는 없다
∎ 미국 남침례교(SBC), 영국 성공회, 바티칸이 AI 윤리 발표… 한국교회는 전무
∎ 차가운 현실: 기술은 이미 들어왔다, 울타리 없이

인공지능은 이제 교회 밖의 기술이 아니라, 설교·행정·상담·선교 현장 안으로 들어온 현실이 되고 있다. 전 세계 목회자의 상당수가 AI를 설교 준비와 목회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가운데, 한국교회는 아직 공식적인 윤리 기준과 활용 원칙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사진은 ‘AI와 교회’라는 거대한 전환의 문 앞에 선 한국교회의 고민과,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복음의 본질 안에서 다스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담아낸 기획사설 메인 이미지. ⓒChatGPT 이미지

2025년 미국 Exponential AI NEXT와 ChurchTechToday가 실시한 '교회 AI 현황 조사(State of AI in the Church Survey)'는 숫자로 현실을 말한다. 교회 지도자의 91%가 목회 현장에서의 AI 활용을 지지하고, 61%가 AI를 빈번하게 사용하며, 43%는 매일 AI 도구를 활용한다. 64%의 목회자가 설교 준비에 AI를 투입하고, 82%는 향후 5년 내 AI가 교회를 더 효과적으로 만들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73%의 교회가 AI 정책을 전혀 수립하지 않았다. 기술은 교회 안에 깊숙이 들어왔으나, 울타리는 세워지지 않은 것이다.

한국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선두적인 대형 교회들은 AI 기반 출석 패턴 분석, 성도 맞춤형 묵상 콘텐츠 자동 배달, 교회 행정 자동화 시스템 등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AI가 생성한 설교문을 무비판적으로 사용하거나, 영적 고뇌와 기도가 거세된 '기술적 설교'를 강단에서 선포하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미국 교계 조사에 따르면, 교회 지도자의 75%가 'AI 생성 콘텐츠의 신학적 불일치(theological misalignment)'를 최대 윤리적 우려로 꼽았고, 67%는 AI가 점차 인간적 연결을 대체할 것을 걱정했다. 25%는 이미 AI 생성 사기나 허위 정보가 교인에게 도달한 사례를 경험했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당면한 차가운 현실이다. '목회의 세속화'와 '영성의 약화'라는 이중의 위기가 기술의 외피를 두르고 교회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인공지능은 더 이상 교회 밖의 기술이 아니다. 설교 준비, 상담, 행정, 데이터 분석, 선교 번역까지 AI는 이미 목회 현장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문제는 기술의 도입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신학과 영성의 기준 안에서 사용할 것인가에 있다. 사진은 AI가 목회 사역의 다양한 영역에 스며들고 있는 현실과, 교회가 맞이한 새로운 전환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ChatGPT 이미지

앞으로 인공지능이 한국교회 안에서 맡게 될 역할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기업들이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를 사로잡 듯, 교회 역시 '초개인화된 목회 돌봄'의 도구로 AI를 활용하게 될 것이다.

첫째, 상시적 정서·영적 1차 돌봄의 시대가 온다. 성도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삶의 고통이나 신앙적 회의를 겪을 때, 교회가 검증한 신학적 텍스트를 학습한 'AI 신앙 챗봇'이 1차 상담을 제공하고 격려의 말씀을 건네는 시스템이 보편화될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Text with Jesus' 같은 AI 앱이 등장해 감리교(UMC) 공식 팟캐스트에서 논의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AI 신앙 챗봇의 '공인'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한국교회는 374개 이상의 교단이 존재하며, 교단마다 신학적 강조점이 다르다. 어떤 교단의 신학을 AI에 학습시킬 것인가, 누가 그 신학적 정확성을 검증할 것인가의 문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론의 문제다. 이 문제를 지금 논의하지 않으면, 세속적 AI 플랫폼이 그 자리를 먼저 점유하게 될 것이다.

둘째, 선교적 돌봄의 극대화다. 전문 사역자가 부족한 농어촌 미자립 교회나 해외 오지 선교지에서 AI는 강력한 교육 및 행정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언어 장벽을 즉시 허물고, 현지인 맞춤형 성경 공부 교재를 무한히 제공하는 엔진이 될 수 있다. AI 기반 번역은 이미 설교를 수십 개 언어로 동시 변환하는 단계에 도달했으며, 소규모 교회의 행정 부담을 AI가 상당 부분 흡수함으로써 목회자가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한다. 인쇄술은 정보를 복제·전달하는 수동적 도구였다. AI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AI는 스스로 판단하고, 생성하고, 학습하는 능동적 도구다. 이 본질적 차이가 중요하다. AI가 정교한 위로의 말을 건넬 수는 있어도, 성도의 눈물을 닦아주는 성육신적(Incarnational) 사랑을 실천할 수는 없다. 성육신은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인간의 고통 한복판에 들어오신 사건이다. 그 사랑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현존(presence)에서 나온다. 목회자가 병상을 방문하고, 장례식장에서 손을 잡고, 청년의 질문 앞에서 함께 고뇌하는 그 현존이야말로 AI가 영원히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다. AI는 목회자의 훌륭한 조력자가 될 수 있지만, 결코 영적 대체자가 될 수는 없다.

AI는 효율성과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의존성과 영적 무감각, 왜곡된 정보라는 위험도 함께 가져온다. 기술은 강력한 도구이지만, 분별 없는 수용은 교회의 본질을 흔들 수 있다. 사진은 ‘편리함’과 ‘영성’ 사이 갈림길에 선 한국교회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시각화한 장면. ⓒChatGPT 이미지

이러한 기술의 양날의 검을 통제하기 위해 국내외 주요 교단과 신학계는 이미 구체적인 '목회자 AI 활용 윤리 지침'을 수립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가장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은 미국 남침례교(SBC)다. SBC 산하 윤리종교자유위원회(ERLC)는 2019년 4월, 제이슨 대커(Jason Thacker) 주도로 'Artificial Intelligence: An Evangelical Statement of Principles(인공지능에 관한 복음주의 원칙 선언)'을 발표했다. J. D. 그리어 SBC 총회장, 웨인 그루뎀 교수, Christianity Today 편집장 마크 갈리 등 약 70명의 복음주의 지도자가 서명한 이 문서는 12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AI는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을 가질 수 없는 도구일 뿐임을 명확히 하고, 예배·설교·성례전 등 인간 목회자의 고유 영역을 AI에 전임할 수 없음을 천명했다. 이후 SBC는 2023년 정기총회에서 'On Artificial Intelligence and Emerging Technologies' 결의안을 채택하여 "인간 존엄이 모든 AI 윤리의 중심이어야 한다"고 재확인했고, 2025년 9월에는 'The Work of Our Hands: Christian Ministry in the Age of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실무 가이드를 발간해 구체적인 목회 현장 시나리오별 지침을 제시했다. 이 과정은 원칙 선언(2019) → 총회 결의(2023) → 실무 가이드(2025)라는 3단계 진화를 보여주며, 다른 교단에게도 모범적 경로를 제시한다.

영국 성공회(Church of England)는 2024년 1월, 윤리투자자문위원회(EIAG)를 통해 'Artificial Intelligence' 보고서를 발표하며 AI의 환각 현상(Hallucination)에 따른 거짓 정보 선포를 경고하고, 자본주의적 알고리즘에 숨은 편향성을 경계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앞서 총회(Synod)에서는 AI를 "길들여야 할 사자"로 비유하며 바티칸의 'Rome Call for AI Ethics'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바티칸은 더 나아갔다.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시절인 2025년 1월 발표된 'Antiqua et Nova'는 현재까지 기독교 진영에서 나온 가장 포괄적인 AI 윤리 문서로 평가된다. 이 문서는 AI의 '지능'이 "적절한 응답을 산출하는 기능적 능력"에 불과하다고 정의하며, 인간 지성은 "영적·인지적·신체적·관계적 존재 전체가 현실과 교호하는 것"이라고 구분했다. 노동, 환경, 의료, 교육, 관계성, 영성, 전쟁 등 AI가 영향을 미치는 전 분야에 대한 도덕적 지침을 제시한다.

한국교회의 현 위치는 어디인가. 솔직히 말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아직 교단 차원의 공식 AI 윤리 지침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개별 세미나나 포럼에서 논의는 있었으나, SBC처럼 총회 결의 수준의 공식 문서나, 바티칸처럼 종합적 윤리 지침은 부재한 상태다. 그러나 교계 내부에서 점차 형성되고 있는 공감대를 정리하면 세 가지 원칙으로 수렴한다. ▲투명성의 원칙: AI 활용 시 출처를 정직하게 명시하여 성도를 기만하지 않는 것, ▲체화의 원칙: AI가 제공한 지식을 목회자의 깊은 기도와 묵상으로 내재화하여 선포하는 것, ▲공공성의 원칙: 교회 내 디지털 소외 계층(고령 성도, 장애인, 저소득층)을 배제하지 않고 약자를 보호하는 것. 이 세 원칙은 아직 공식 문서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원칙이 교단 총회 결의 수준으로 격상되지 않는 한, 개별 목회자의 양심에 의존하는 현재의 상태는 위험하다.

글로벌 교계가 내린 결론은 명확하다. "AI는 최고의 비서가 될 수 있지만, 결코 목자가 될 수는 없다"는 선언이다.

미국 남침례교와 바티칸, 영국 성공회는 이미 AI 윤리 원칙과 실무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아직 교단 차원의 공식 AI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태다. 사진은 교단 지도부와 회의 테이블 위에 놓인 ‘AI 윤리 원칙’ 문서를 통해, 기술 시대에 교회가 세워야 할 책임과 기준의 필요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ChatGPT 이미지

일반 기업들은 AI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기술에 뒤처진 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되듯, 미래 환경에 대비하지 못하는 교회는 다음 세대와의 소통이 단절되는 고립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당장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첫째, 목회자 영성의 고도화(High-Touch의 강화)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인간은 영적인 공허함과 아날로그적 온기를 갈망한다. AI가 10초 만에 신학적으로 정교한 설교문을 생성하는 시대에 목회자가 살아남는 길은 하나뿐이다. 지식의 전달이 아닌, 기도의 눈물과 영적 치열함이 묻어나는 '체화된 말씀'을 전하는 것이다. 미국 교계 조사에서 교회 지도자의 67%가 "AI가 인간적 연결을 대체하는 것"을 최대 우려로 꼽았다는 사실은, 이 위기가 먼 미래가 아닌 현재임을 말해준다. 기술이 흉내 낼 수 없는 목회자의 '진정성'과 '인격적 관계성'을 고도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둘째, 교단 차원의 'AI 윤리 가이드라인' 공식 수립이다. SBC가 보여준 원칙 선언 → 총회 결의 → 실무 가이드의 3단계 경로는 한국교회에도 유효한 로드맵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등 주요 교단이 교단 총회 차원에서 AI 활용 원칙을 결의하고, 이를 실무 가이드로 발전시키는 작업이 시급하다. 개별 목회자의 양심에만 맡기는 것은 무책임하다.

 

셋째, 교회 전용 '크리스천 AI' 생태계 구축이다. 세상의 생성형 AI는 인본주의적이고 세속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을 도출한다. 한국교계는 개교회 중심주의를 탈피하고 연합하여, 건강한 복음주의 신학과 신뢰할 수 있는 기독교적 데이터를 학습시킨 공인된 '기독교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해야 한다. 물론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한국교회가 교단 간 연합 사업을 성공시킨 사례는 많지 않으며, 재정·기술·인력 문제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바로 그 어려움 때문에 더 일찍 시작해야 한다. 세속 AI 플랫폼이 교회의 빈자리를 채우기 전에, 신학적으로 검증된 디지털 자원을 교회 스스로 공급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하이브리드(Hybrid) 교회'로의 체질 개선이다. 코로나 이후 많은 교회가 온·오프라인 병행 예배를 시도했지만, 대부분은 '주일 예배의 온라인 중계' 수준에 머물렀다. AI 시대의 하이브리드 교회는 질적으로 다른 단계를 요구한다. 주중에는 AI 기반 플랫폼이 성도의 일상을 촘촘히 케어한다. 출석 패턴을 분석하여 낙심자를 조기에 감지하고, 개인별 영적 성장 단계에 맞는 묵상·교육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며,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여 목회자의 시간을 사람에게 돌려준다. 그리고 주일에는 교회에 모여 AI가 결코 재현할 수 없는 공동체의 임재를 경험한다. '주중의 AI 돌봄 + 주일의 강력한 현존 예배'라는 이 모델이 AI 시대 교회의 생존 공식이 될 것이다.

AI 시대의 교회는 단순한 온라인 예배를 넘어, ‘주중의 AI 돌봄’과 ‘주일의 공동체 현존’을 함께 갖춘 하이브리드 교회로 변화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과 행정 자동화는 사람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하며, 교회의 중심은 여전히 공동체와 성령의 임재에 있어야 한다. 사진은 기술과 신앙, 공동체가 공존하는 미래 교회의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장면. ⓒChatGPT 이미지

종교개혁 당시 마틴 루터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라는 당대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성경을 보급하고 종교개혁을 완수했다. 인쇄술 자체가 거룩한 것은 아니었으나, 복음을 위해 쓰였을 때 시대를 깨우는 도구가 되었다. 인공지능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하나의 차이를 직시해야 한다. 인쇄술은 사람이 만든 것을 복제했다. AI는 스스로 만든다. 인쇄술은 주인의 명령을 따랐다. AI는 주인의 의도를 추론하고 때로는 주인이 의도하지 않은 것을 생성한다. 이 차이 때문에 AI는 인쇄술보다 훨씬 더 강력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훨씬 더 엄중한 청지기적 책임을 요구한다.

교회가 기술의 발달 앞에 막연한 공포심을 갖거나, 무비판적으로 휩쓸려서는 안 된다. 교계가 정립해야 할 윤리적 지침의 울타리 안에서, 변하지 않는 복음의 본질을 붙들고, AI라는 날카로운 문명의 칼날을 다스리는 현명한 청지기가 될 때, 한국교회는 디지털 광야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세상을 선도하는 영적 등대가 될 것이다.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결국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것은 코드가 아니라 성령이시다. 그리고 성령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일하신다.

노곤채 목사 | 풀가스펠뉴스 대표, 예수로순복음교회 담임,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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