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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풀가스펠뉴스] ‘역대 최저' 재혼 통계가 던진 질문, 교회가 가정의 ‘회복적 보루'가 되어야 한다

작성자하나멜|작성시간26.06.07|조회수2 목록 댓글 0

∎ ‘재혼 감소'와 ‘가족 해체'의 시대적 흐름 속, 정죄를 넘어 치유와 결합을 선언하는 교회의 사명

∎ 성경은 이혼을 원하지 않으시지만, 이미 깨어진 이들을 정죄하지도 않으신다

∎ 교회는 정죄의 공동체가 아니라 회복의 공동체다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창세기 2:18

▲노곤채 목사 ❘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

들어가며 - 결혼도 재혼도 기피하는 사회, 무너지는 가정의 울타리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재혼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전통적인 가족 구조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재혼 건수는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재혼 여성과 초혼 남성'의 결합이 ‘재혼 남성과 초혼 여성'의 결합을 앞지른 지 오래라는 점과, 이혼 후 홀로 사는 삶을 택하는 인식의 변화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통계 이면에는 결혼 자체에 대한 기피와 더불어, 실패의 상처를 안고 다시 가정을 꾸리기보다는 고립을 택하는 청·장년층의 복합적인 두려움과 경제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이혼과 재혼의 문제 앞에서 교계는 다소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가정이 무너지고 고립된 개인들이 양산되는 이 시대적 징후 앞에서, 한국교회는 과연 어떤 복음적 답변을 준비하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성경은 이혼과 재혼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가?

이혼과 재혼은 기독교 신학 안에서 오랫동안 조심스러운 주제였다. 이 문제를 다루려면 먼저 성경이 말하는 바를 정직하게 살펴야 한다.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 한 가지 답만 제시하지 않는다. 원칙과 은혜가 함께 흐르고 있다.

첫째, 하나님은 결혼을 영구적인 것으로 제정하셨다. 마태복음 19장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마 19:6)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결혼의 신성함과 영원성에 대한 분명한 선포다. 말라기 2장 16절도 "여호와가 이혼을 미워하시나니”라고 기록한다. 이혼은 하나님의 원래 뜻이 아니다. 이 원칙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둘째, 그러나 예수님 자신이 예외를 두셨다. 같은 마태복음 19장 9절에서 예수님은 "누구든지 음행의 연고가 아니면 아내를 버리고 다른 데 장가드는 자는 간음함이니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음행'이라는 예외적 상황에서 이혼이 허용될 수 있음을 예수님 자신이 인정하신 것이다. 바울 역시 고린도전서 7장 15절에서 "믿지 않는 편이 떠나거든 떠나게 하라”며 유기(遺棄)의 경우를 별도로 다루었다.

셋째, 이혼과 재혼에 대한 기독교 신학은 단일하지 않다. 가톨릭 전통은 혼인의 불가해소성을 주장하고, 개혁주의 전통은 성경이 제시한 예외적 상황에서 이혼과 재혼을 허용하며, 일부 복음주의 전통은 회복적 관점에서 보다 넓은 포용을 주장한다. 이 신학적 스펙트럼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설이 서 있는 자리는 분명하다. 이혼은 하나님의 원래 뜻이 아니다. 그러나 이미 이혼을 경험한 이들을 정죄하는 것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성립해야 한다.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는가 - 정죄하지 않되, 변화를 요구하신 분

성경에서 깨어진 관계 속에 있는 사람들을 예수님이 어떻게 대하셨는지를 살피는 것은 교회의 태도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이다.

요한복음 4장,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다. 이 여인은 다섯 남편이 있었고, 지금 함께 사는 자도 남편이 아니었다. 예수님은 이 사실을 아셨지만, 그녀를 정죄하지 않으셨다. 대신 "생수”를 주셨다. 정죄 대신 회복을, 낙인 대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여신 것이다. 교회 안에 다섯 번의 깨어짐을 경험한 사람이 앉아 있을 때, 교회가 예수님처럼 생수를 줄 수 있는가. 이것이 이 시대 교회에 던져진 질문이다.

요한복음 8장, 간음하다 잡힌 여인의 이야기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인들이 그녀를 끌고 와 돌로 치자고 했을 때,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 8:7)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아무도 남지 않았을 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요 8:11)고 하셨다. 정죄하지 않되 변화를 요구하신 것이다. 이것이 교회가 이혼과 재혼 문제에 취해야 할 정확한 태도다. 정죄의 돌을 들지 않되, 성경적 기준을 포기하지 않는 것.

호세아서 전체는 깨어진 관계의 회복에 대한 가장 강력한 구약적 근거다. 하나님은 호세아에게 음행한 아내 고멜을 다시 데려오라고 명령하셨다(호 3:1). 이것은 단순한 부부 이야기가 아니라, 배반한 이스라엘을 다시 받아들이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비유다. 깨어진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 실패한 관계 뒤에도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하나님 자신이 보여주신 것이다.

에베소서 1:5은 하나님의 회복적 행위가 "그 기쁘신 뜻대로” 이루어진 것임을 보여준다. 회복은 의무가 아니라 하나님의 기쁨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재혼과 가정 재건 역시 의무감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소명 위에 세워져야 한다.

현실의 위기, 가정이라는 제도에 대한 신뢰의 붕괴

‘재혼 최저' 현상이 보여주는 진짜 위기는 성도들이 가정을 신성시해서가 아니라, 가정이라는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혼이라는 한 번의 아픔을 겪은 이들이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부담, 그리고 교회 안의 보이지 않는 정죄의 시선 때문에 다시 가정을 이룰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정죄의 시선은 구체적이다. "목사님, 저 이혼했는데 소그룹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 앞에서 교회가 보여주는 미묘한 망설임. 이혼 경험이 있는 성도가 봉사자로 지원했을 때 "좀 더 시간을 두고 보자”는 완곡한 거절. 재혼 가정의 자녀가 주일학교에서 "너희 부모님은 왜 다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의 상처. 이것들이 쌓여 "교회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곳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굳어진다.

재혼 감소와 가족 해체의 시대, 교회는 깨어진 삶을 외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회복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복음은 실패한 관계를 정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새로운 시작의 길을 열어준다. ⓒChatGPT 이미지

성경은 하나님을 "상한 마음을 싸매시는 분”(시 147:3)으로 묘사한다. 가정을 제정하신 하나님의 목적은 인간의 행복과 상호 보완(창 2:18)에 있다. 따라서 교회는 홀로 고립되기를 자처하는 이들을 향해 율법의 잣대만을 들이댈 것이 아니라,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시는 하나님의 회복적 은혜를 선포해야 한다. 비록 첫 번째 출발에서 아픔이 있었을지라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경적 남녀 결합의 원칙 위에 새로운 가정을 꾸려 건강한 결합을 이루는 것 또한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거룩한 걸음이 될 수 있다.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선언이 아니라 구조를

교회가 시대의 흐름을 무조건 배척하거나 반대로 무분별하게 수용하기보다, 복음적 대안을 가지고 실천해야 한다. 이미 앞서 걸어온 교회들이 있다. 두란노아버지학교, 사랑의교회 가정사역부, 온누리교회 이혼회복사역 등은 가정의 위기에 교회가 어떻게 응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선례다. 이 흐름을 한국교회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 다섯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교회 내 ‘상실과 치유'를 위한 목회적 돌봄망을 구축해야 한다. 이혼을 경험한 성도들이 영적·정서적 고립감에 빠지지 않도록 돌봄 및 치유 공동체를 제도화해야 한다. 이혼을 신앙적 실패로 낙인찍는 정죄의 문화를 타파하되, 동시에 성경적 결혼관을 가르치는 균형이 필요하다. 전문적인 기독교 상담과 소그룹 프로그램을 통해 상처를 치유받고 온전한 개인으로 먼저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치유가 선행되어야만 건강한 재혼과 가정이 재생산될 수 있다.

둘째, 변화된 가족 형태를 성경적 원칙 안에서 포용하는 열린 공동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통계에서 나타나듯 혼인 유형이 다양해지고, 이혼 후 한부모 가정을 유지하는 비율도 높다. 교회는 전통적인 4인 정상가족 형태만을 모범적인 모델로 제시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재혼 가정,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등 성경이 말하는 남녀 간 결합의 원칙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 안에서 동등하게 환영받을 수 있도록 교회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포용에는 원칙이 있어야 하고, 원칙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셋째, 재혼 및 예비부부 학교를 고도화하고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 결혼과 재혼 기피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또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현실적인 경제·육아 부담이다. 교회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기독교 가치관 기반의 부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의 재혼 가정이 겪는 갈등을 중재할 전문 사역을 고도화하고, 교회가 이들의 든든한 사회적 지지대이자 영적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

넷째, 재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 상담, 소그룹 프로그램, 예비부부 학교 운영에는 전문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 각 교회가 예산 내에 ‘가정회복기금'을 설치하거나, 교단 차원의 공동 기금을 조성하여 중소형 교회도 가정 사역을 펼칠 수 있는 재정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선언만으로는 가정을 세울 수 없다. 구조와 재원이 뒷받침될 때 실천이 가능해진다.

다섯째, ‘낙태하지 말라'와 ‘이혼하지 말라'는 말 앞에, ‘우리가 함께하겠다'는 약속이 먼저여야 한다. 본지가 앞서 게재한 《태아생명 선언》과 《생명 돌봄 선언》의 핵심 메시지가 여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교회가 가정의 해체를 막겠다면서, 이미 해체를 경험한 이들을 외면한다면 그 주장은 공허하다. "당신의 아픔을 우리가 함께 짊어지겠다”는 약속이 선행될 때, 비로소 교회의 가정관은 사회적 신뢰를 얻는다.

맺으며 - 무너진 기초를 다시 세우는 교회가 되기를

결혼과 재혼의 감소는 단순히 숫자의 하락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관계의 단절'과 ‘독거의 외로움'이라는 거대한 그늘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경종이다. 제도와 법이 가정을 온전히 지켜주지 못하는 시대일수록, 사랑의 원천인 교회의 책임은 더욱 무거워진다.

이사야 42장 3절은 말한다. "그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한 번의 깨어짐을 경험한 이들이 교회 안에서 위로를 얻고, 성령의 도우심 속에서 다시금 건강한 결합을 꿈꿀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 이 시대 교회가 감당해야 할 진정한 ‘생명 돌봄'이다.

가정은 하나님 나라의 모형이다. 호세아에게 고멜을 다시 데려오라고 명하신 하나님, 사마리아 여인에게 생수를 주신 예수님, 간음한 여인에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라고 말씀하신 그리스도 그분의 마음이 오늘 교회 안에 흘러야 한다.

깨어진 조각들을 모아 더 아름다운 성전을 지어가시는 주님의 손길을 의지하며, 한국교회가 무너진 가정의 기초를 다시 쌓아 올리는 ‘거룩한 복구자'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기를 기도한다.

노곤채 목사 | 풀가스펠뉴스 대표, 예수로순복음교회 담임, 한국기독언론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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