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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돌아오지 못한 이름_芮瑯(예랑) 주희주

작성자草談/윤기영|작성시간26.06.06|조회수19 목록 댓글 0

206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돌아오지 못한 이름_芮瑯(예랑) 주희주

 

 

돌아오지 못한 이름_芮瑯(예랑) 주희주

 

― 호국보훈의 달에

 

 

바다는 오래 말이 없었고

먼 섬들은

저문 물빛 속에 낮게 잠겨 있었다

 

물 위의 작은 등대 하나

흔들리지 않는 불빛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시간들을

천천히 붙들고 서 있었다

 

돌아오지 못한 젊음이 있었고

오래 불리지 못한 이름도 있었다

 

바다는 오래

그 이름들을 품은 채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았다

 

검게 젖은 바위 곁에 서면

파도는 살아 있는 숨처럼 밀려왔다가

끝내 아무 말 없이

다시 먼 물살로 사라졌다

 

나는 오늘도

불빛 닿는 바다 끝을 바라본다

 

한 번도 다 불러 보지 못한 이름이

물살 끝에서

오래 젖고 있었다

 

밤이 깊어질수록

불빛 하나

그 이름들 쪽으로

조용히 기울어 있었다

 

돌아오지 못한 이름_芮瑯(예랑) 주희주_시평(詩評)_아침 사유의 좋은 시_윤기영

 

 

이 시는 바다와 등대의 이미지를 통해 돌아오지 못한 젊은 생명들과 오래 불리지 못한 이름들에 대한 깊은 애도를 담아낸 작품이다.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배경 속에서 시는 직접적인 비극을 말하기보다, 침묵하는 바다와 흔들리지 않는 불빛을 통해 상실과 기억의 시간을 고요하게 드러낸다. 전체적으로 절제된 언어 속에서 깊은 슬픔과 추모의 정서가 오래 남는다. “바다는 오래 말이 없었고 / 먼 섬들은 / 저문 물빛 속에 낮게 잠겨 있었다”는 시작은 매우 적막하다. 말이 없는 바다는 모든 기억과 슬픔을 삼켜 버린 존재처럼 느껴지며, 저문 물빛의 풍경은 시간 속에 잠긴 역사와 상실의 정서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물 위의 작은 등대 하나 / 흔들리지 않는 불빛으로 / 끝내 돌아오지 못한 시간들을 / 천천히 붙들고 서 있었다”는 부분은 이 시의 중심 이미지다. 등대의 불빛은 단순한 빛이 아니라, 사라진 존재들을 끝까지 기억하려는 마음의 상징처럼 다가온다. 또한 “바다는 오래 / 그 이름들을 품은 채 /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았다”는 구절은 너무도 깊은 상실의 감정을 담담하게 전하며 먹먹한 울림을 남긴다. 마지막의 “불빛 하나 / 그 이름들 쪽으로 / 조용히 기울어 있었다”는 매우 아름답고도 슬픈 마무리다. 세상이 잊어도 끝내 기억하려는 작은 불빛 하나가 어둠 속에서 오래 남아 있으며, 그 빛은 결국 살아남은 이들의 애도와 기억의 마음을 상징하고 있다.

 

2026/06/06

 

현대시선 대표 윤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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