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풀잎 작가와 시인_門下 정구화
풀잎 작가와 시인_門下 정구화
동이 틀 무렵
음산한 야생 구석진 곳 축 늘어진
풀잎에 밤새 내려앉은
이슬 바라보는 시인의 눈빛
예술가 혼이 담긴
맑은 영혼 물방울 훔쳐보는 내내
공중 그네 꾼들을 모으는
풀잎 예술가의 생을 떠올린다
물방울 족욕하다 말고
풀벌레 파르르 떠는 몸짓만으로
상념 정화돼갈 즘
살가운 기류가 감지된다
볼품없는 잔가지
하나하나가 거목을 만드는 세상
사방으로 늘어진 잎새
울대 길게 늘려 꽃을 피우네
독창적인 생김생김
길모퉁이 양지 음지 가리지 않고
청아한 귀여움 자아내는
풀잎의 삶은 맑고 아름답다.
풀잎 작가와 시인_門下 정구화_시평(詩評)_아침 사유의 좋은 시_윤기영
이 시는 풀잎에 맺힌 이슬 한 방울에서 예술가의 혼과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작품이다. 화려한 꽃이나 거목이 아닌, 길가의 작은 풀잎을 바라보며 존재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경이로움을 길어 올린 시인의 시선이 돋보인다. “풀잎에 밤새 내려앉은 / 이슬 바라보는 시인의 눈빛”은 이 시의 출발점이다. 남들이 쉽게 지나치는 풍경 속에서 시인은 예술과 생명의 의미를 발견한다. 특히 “맑은 영혼 물방울”이라는 표현은 이슬을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순수한 정신의 상징으로 바라보게 한다. 또한 “볼품없는 잔가지 / 하나하나가 거목을 만드는 세상”이라는 구절은 깊은 울림을 준다. 크고 화려한 것만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존재들이 모여 세상을 이루고 있음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이는 풀잎을 통해 인간의 삶까지 성찰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마지막의 “길모퉁이 양지 음지 가리지 않고 / 청아한 귀여움 자아내는 / 풀잎의 삶은 맑고 아름답다”는 시의 주제를 잘 드러낸다. 어떤 환경에서도 자신의 생을 묵묵히 살아가는 풀잎의 모습은 소박하지만, 강인한 삶의 자세를 상징한다. 「풀잎 작가와 시인」은 작은 풀잎 하나에서도 아름다움과 예술을 발견하는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자연을 향한 겸손한 관찰이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맑은 울림을 전한다.
2026/06/10
현대시선 대표 윤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