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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나는_탑전 전문구

작성자草談/윤기영|작성시간26.06.11|조회수18 목록 댓글 0

211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나는_탑전 전문구

 

나는_탑전 전문구

 

양말입니다

양발이 아니라고요

아 양발에 다 맞습니다

바꿔 신어도

너는 잘 몰라요

신기하지요

아니요

신겨야지요

 

가끔은 냄새나는 놈도 있어요

내 냄새가 아니고

양발 냄샙니다

 

그래서

빨아도

양말입니다

 

나는_탑전 전문구_시평(詩評)_아침 사유의 좋은 시_윤기영

 

이 시는 ‘양말’이라는 일상적 오브제를 통해 존재의 역할과 정체성을 유머와 역설로 풀어낸 작품이다. 짧고 단순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안에는 인간관계와 삶에 대한 은근한 철학이 담겨 있다. 생활 속 사물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만드는 오브제 시의 매력이 잘 드러난다. “양말입니다 / 양발이 아니라고요 / 아 양발에 다 맞습니다”라는 시작은 재치가 돋보인다. 양말은 스스로 주인공이 아니지만, 양발을 위해 존재한다. 이 관계 속에는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누군가를 받쳐 주는 삶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투영된다. 특히 “바꿔 신어도 / 너는 잘 몰라요”라는 구절은 역할과 위치가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인간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평범한 사물의 특성을 이용해 삶의 보편적 진실을 끌어낸 점이 흥미롭다. 또한 “가끔은 냄새나는 놈도 있어요 / 내 냄새가 아니고 / 양발 냄샙니다”에서는 익살스러운 표현 속에 타인의 흔적과 삶의 무게를 함께 감당하는 존재의 운명이 담겨 있다. 마지막의 “그래서 / 빨아도 / 양말입니다”는 이 시의 핵심이다. 더러워져도, 씻겨도, 본래의 존재는 변하지 않는다. 이는 인간 역시 삶의 풍파와 시련을 겪어도 결국 자기 본질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나는」은 양말이라는 가장 평범한 사물을 통해 존재의 역할과 정체성, 그리고 삶의 본질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의미 있게 풀어낸 인상적인 오브제 시라 할 수 있다.

 

2026/06/11

 

현대시선 대표 윤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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