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삶의 투영(投影)_김기성
삶의 투영(投影)_김기성
자연이 자연스럽게 보이듯
바람도 곁으로 흘러 지나지만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다
소리만이 깊이와 거침을 알 수 있지
얼굴을 담아내는 셔터가
삶 한 조각 불러와
프레임 안에 곱게 세우면
수많은 모습들이
열려진 뷰파인더에
들켜버린 아늑한 자화상
포즈 너머 스며오는 삶의 숨결
꽃 피우고 지는 미소
사진 한 장에 비치는 아름다움
투영된 삶의 얼굴
참 고웁기도 하다
삶의 투영(投影)_김기성_시평(詩評)_아침 사유의 좋은 시_윤기영
이 시는 사진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인간의 삶과 내면을 바라보는 작품이다. 카메라의 셔터와 뷰파인더를 매개로 하여, 보이는 얼굴 너머에 숨겨진 삶의 흔적과 진실한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사진을 찍는 행위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삶을 읽어 내는 과정임을 보여 준다.
“바람도 곁으로 흘러 지나지만 /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다”는 시작은 삶의 본질을 떠올리게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사람의 마음과 세월 또한 쉽게 붙잡을 수 없지만, 그 흔적은 분명히 남는다. 이어지는 “소리만이 깊이와 거침을 알 수 있지”라는 표현은 보이지 않는 존재의 실체를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얼굴을 담아내는 셔터가 / 삶 한 조각 불러와 / 프레임 안에 곱게 세우면”이라는 부분은 이 시의 중심이다. 사진은 단순히 얼굴을 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시간과 이야기를 함께 담아낸다. “들켜버린 아늑한 자화상”이라는 표현에서는 사진 속에 무심코 드러난 진짜 모습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마지막의 “꽃 피우고 지는 미소 / 사진 한 장에 비치는 아름다움”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삶은 순간순간 흘러가지만, 사진은 그 시간을 붙잡아 기억으로 남긴다. 결국 시인은 사진 속 얼굴에서 인생의 아름다움과 따뜻한 흔적을 발견하고 있다. 「삶의 투영」은 사진이라는 창을 통해 사람의 삶과 진심을 들여다보며, 순간 속에 담긴 아름다움을 잔잔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2026/06/14
현대시선 대표 윤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