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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목장의 하루_송성영

작성자草談/윤기영|작성시간26.06.16|조회수14 목록 댓글 0

216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목장의 하루_송성영

 

 

목장의 하루_송성영

 

 

생의 여백처럼

조금 느리게 살고 싶었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와

노을이 머무는 시간을 벗 삼아

작은 목장을 꿈꾸며 걸어왔는데

 

생각보다 삶은 느리지 않았고

꿈보다 어깨는 무거웠다.

 

새벽은 늘 나보다 먼저 와 있었고

해가 지면 하루의 피로가

말없이 곁에 앉았다.

 

가끔은 묻는다.

내가 너무 어리석었던 걸까

 

남들은 편한 길을 갈 때

왜 나는 이 먼 길을 택했을까

 

하지만 또 하루

물을 채우고

사료를 나르고

염소들의 눈을 마주하며

조용히 내일을 준비한다.

 

아무와도 대화하지 않는 날이 많지만

산은 내 말을 들어주고

바람은 대답 대신 등을 밀어준다.

 

그래서 오늘도

포기하지 못한 채 숨을 몰아 쉰다

 

느리게 가는 삶이란

가벼운 삶이 아니라

무거움을 품고도

한 걸음 더 내딛는 삶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저 노을 아래서

나는 또 하루를 건너고 있다

 

 

목장의 하루_송성영_시평(詩評)_아침 사유의 좋은 시_윤기영

 

 

이 시는 목장을 일구며 살아가는 한 사람의 노동과 고독, 그리고 끝내 포기하지 않는 삶의 의지를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화려한 성공이나 낭만적인 전원생활이 아니라, 꿈을 지키기 위해 견뎌야 하는 현실의 무게를 진솔하게 보여 준다. 그래서 더욱 깊은 공감과 울림을 준다. “생의 여백처럼 / 조금 느리게 살고 싶었다”는 첫 구절은 이 시의 출발점이다. 느린 삶을 꿈꾸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삶은 느리지 않았고 / 꿈보다 어깨는 무거웠다”는 고백은 현실의 무게를 절절하게 드러낸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특히 “새벽은 늘 나보다 먼저 와 있었고 / 해가 지면 하루의 피로가 / 말없이 곁에 앉았다”는 표현은 목장 생활의 고단함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그러나 화자는 불평보다 묵묵한 실천을 선택한다. “물을 채우고 / 사료를 나르고 / 염소들의 눈을 마주하며”라는 구절에서는 하루하루를 책임지는 삶의 성실함이 느껴진다. 인상적인 부분은 “산은 내 말을 들어주고 / 바람은 대답 대신 등을 밀어준다”는 대목이다. 사람 대신 자연이 벗이 되어 주는 풍경 속에서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라 삶을 견디게 하는 힘으로 바뀐다. 마지막의 “느리게 가는 삶이란 / 가벼운 삶이 아니라 / 무거움을 품고도 / 한 걸음 더 내딛는 삶인지도 모르겠다”는 문장은 이 시의 핵심이다. 느린 삶은 결코 쉬운 삶이 아니라, 책임과 고단함을 안고도 포기하지 않는 삶임을 깨닫게 한다. 「목장의 하루」는 노동의 가치와 삶의 무게, 그리고 묵묵히 내일을 향해 걸어가는 인간의 성실한 발걸음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2026/06/16

 

현대시선 대표 윤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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