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217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땅콩_시화 전양우

작성자草談/윤기영|작성시간26.06.17|조회수15 목록 댓글 0

217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땅콩_시화 전양우

 

 

땅콩_시화 전양우

 

 

원래 볶은 게 최고야

누릇누릇 고소 하자나

타게 하지마 과유불급 쓰고 스트레스 왕창이야

그러타고 생거는 솔직하지만 너무 심심하고 잼이 없어

 

껍질이 영양가의 구할이래

껄끄럽고 맛은 없지만

원래 입과 몸은 서로 반대자나

공짜는 없다고도 하지

배부르지 말고 한번만 먹어도 감사해야해

땅콩은 오늘 사가는 사람이 주인이야

 

중국산보다 국산이 두배 비싸자나

풍토 때문에 더 마시짜나

출신이 중요하긴 해

세계는 한 가족이래던데

 

땅콩밭은 자식에게 물려주지 말아야한대

비둘기가 스스로 먹이를 찾아

생태계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땅콩_시화 전양우_시평(詩評)_아침 사유의 좋은 시_윤기영

 

 

이 시는 ‘땅콩’이라는 친숙한 오브제를 통해 삶의 이치와 인간 세상의 풍경을 유쾌한 풍자로 풀어낸 작품이다. 일상적인 말투와 구어체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먹거리 이야기에서 인생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전양우 시인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곳곳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원래 볶은 게 최고야”로 시작하는 첫 연은 땅콩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사람 사는 이야기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너무 타지도, 너무 덜 익지도 않은 적당함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이는 삶의 균형과 절제를 은근하게 비추는 장치로 읽힌다. 특히 “껍질이 영양가의 구할이래 / 껄끄럽고 맛은 없지만”이라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사람도 겉으로는 거칠고 불편해 보여도 정작 중요한 가치는 그 안에 숨어 있다는 의미로 확장된다. “입과 몸은 서로 반대”라는 표현에서는 즐거움과 건강, 욕망과 절제 사이의 인간적 딜레마가 유머 속에 녹아 있다. 후반부의 “중국산보다 국산이 두배 비싸자나”에서 시작되는 대목은 출신과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가볍게 건드리며 풍자의 결을 더한다. 이어 마지막의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는 예상 밖의 결말로 독자의 허를 찌른다. 땅콩 이야기에서 생태계 이야기로 넘어가며, 결국 스스로 살아가는 존재의 자립과 생명의 질서를 생각하게 만든다. 「땅콩」은 평범한 먹거리 하나를 통해 인간의 욕심과 가치, 삶의 균형과 자립의 의미를 재치 있게 풀어낸 오브제 시다. 전양우 시인 특유의 생활 철학과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2026/06/17

 

현대시선 대표 윤기영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