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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서도역에서_나유순

작성자草談/윤기영|작성시간26.06.20|조회수11 목록 댓글 0

220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서도역에서_나유순

 

 

서도역에서_나유순

 

 

등굣길마다

버스와 기차가 흔들리며

아침 냄새를 품었던 그 시절

 

지금은 폐역이라

적막만 깃든 서도역에 서면

흘러간 날들이 조용히 되돌아온다

 

선로 위를 두 팔 벌려 걷던 장난,

철길에 귀를 대고

먼 곳의 기척을 듣던 호기심들

모두 어린 마음이 만들어낸 작은

모험이었다

 

맨드라미 붉은 숨결

코스모스 하늘하늘 인사 속에서

우리는 어느새 어른이 되었다

이제는 바람만 지나가도

그때의 웃음이 꽃잎처럼 피어난다.

 

 

서도역에서_나유순_시평(詩評)_아침 사유의 좋은 시_윤기영

 

 

이 시는 폐역이 된 서도역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과 성장의 시간을 따뜻하게 되돌아보는 작품이다. 기차역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장소를 넘어 유년의 기억을 품은 시간의 정거장으로 그려지며, 지나간 날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낸다. “등굣길마다 / 버스와 기차가 흔들리며 / 아침 냄새를 품었던 그 시절”이라는 시작은 독자를 단숨에 과거의 풍경으로 이끈다. 특히 ‘아침 냄새’라는 표현은 시각적 기억을 넘어 감각 전체를 깨우며 유년의 시간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 인상적인 부분은 “선로 위를 두 팔 벌려 걷던 장난”과 “철길에 귀를 대고 / 먼 곳의 기척을 듣던 호기심들”이다. 아이들만의 순수한 모험과 상상이 담겨 있어 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한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작은 행동 하나도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설렘으로 가득했던 시절의 모습이 정겹게 그려진다. 마지막의 “이제는 바람만 지나가도 / 그때의 웃음이 꽃잎처럼 피어난다”는 아름다운 여운을 남긴다. 시간은 흘러 역은 폐역이 되었지만, 추억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속에서 꽃처럼 다시 피어난다. 맨드라미와 코스모스의 이미지 또한 계절과 함께 익어 간 삶의 시간을 상징하며 시의 정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서도역에서」는 한 폐역에 깃든 유년의 기억과 그리움을 따뜻하게 담아내며, 지나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삶의 자산인지를 잔잔하게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2026/06/20

 

현대시선 대표 윤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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