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221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밥_솔빛 김인숙

작성자草談/윤기영|작성시간26.06.21|조회수8 목록 댓글 0

221_창작동네_아침 사유의 좋은 시_6월의 선정_밥_솔빛 김인숙

 

 

밥_솔빛 김인숙

 

 

나를 사랑하려거든

끼적이지 말고 온전히 먹으라

 

양손에 빵과 밥을 들고

포크로 찌르고 수저로 간 보듯

아프게 하지 말라

 

찬밥이라 밀어내고

더운 밥이라 품으며

질다 하고

고슬고슬하다 하며

사랑의 값을 매기지 말라

 

밥 한 그릇 되기까지

 

햇살과 비와 바람,

누군가의 땀과 기다림이

한 생을 바쳤음을

 

그 온전한 사랑이

곧 나의 모습임을 기억하라

 

 

밥_솔빛 김인숙_시평(詩評)_아침 사유의 좋은 시_윤기영

 

 

이 시는 ‘밥’이라는 가장 일상적인 오브제를 통해 사랑과 존재의 가치를 깊이 성찰한 작품이다. 단순한 음식으로 보이는 밥을 인간의 삶과 사랑에 비유하며, 진정한 사랑이란 조건이나 평가가 아니라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임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나를 사랑하려거든 / 끼적이지 말고 온전히 먹으라”는 첫 구절부터 강한 울림을 준다. 밥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이야기하며, 사랑을 재거나 조건을 붙이는 행위를 경계한다. 이어지는 “아프게 하지 말라”는 짧은 문장은 사랑받고 싶은 모든 존재의 간절한 마음처럼 다가온다. 특히 “찬밥이라 밀어내고 / 더운 밥이라 품으며 / 사랑의 값을 매기지 말라”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사람 또한 상황과 조건에 따라 평가받아서는 안 되며, 존재 자체로 존중받아야 함을 보여 준다. 밥의 온도와 상태를 빌려 인간관계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시인의 시선이 돋보인다. 마지막의 “햇살과 비와 바람, / 누군가의 땀과 기다림이 / 한 생을 바쳤음을”은 이 시의 핵심이다. 밥 한 그릇 속에는 자연과 사람의 수고, 기다림과 희생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온전한 사랑이 / 곧 나의 모습임을 기억하라”는 마무리는 밥을 통해 존재의 가치와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한다. 「밥」은 가장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사랑과 존중, 그리고 존재의 소중함을 길어 올린 뛰어난 오브제 시라 할 수 있다. 짧지만 깊은 울림이 오래 남는 작품이다.

 

2026/06/21

 

현대시선 대표 윤기영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