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의 날
지난날에
마음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고
그날들은 이미 떠난 시간들이라고
니체는 현재에 방점을 찍고 당부를 했는데
책장을 넘기자마자 새까맣게 잊고 또 추억한다
고통을 마주하며 문장을 해독한 까닭이다
자유의지로 태어난 이래로
모험다운 모험
사랑다운 사랑
뚜렷한 청사진 한컷 남기지 못하고 지나왔다
그 작은 징검다리 아래서
이순의 창에 낀 먼지를 말갛게 씻어낸다
산 비둘기 날다가 구슬프게 울어주고
뻐꾸기도 덩달아 화음을 넣는 먼 산에선
벚이 까맣게 익어가고
따가운 볕 아래서 잠시 앙가슴 품고
들풀잎에 숨어자는 하늬 바람들이 일렁여 주는
일상은 미래의 문을 향하여 인도하는 거룩한 손이다
눈물 쏟을 뻔한 흔적들
꿈을 잃고 쓸쓸히 등 돌려야만 했던
쓰라린 어린 영혼의 눈웃음
연한 가지위에서 앵두알이 빨갛게 익어간다
가슴을 열고 돌아보아도 지난날들은
영혼의 부끄러움을 가려주는 배냇짓 겉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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