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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공부방‥

꺽저기가 외래종?!

작성자새뱅이|작성시간15.07.16|조회수1,343 목록 댓글 2

안녕하세요?

새뱅이입니다.

 

얼마 전 강원도의 한 저수지에서 피라냐와 레드파쿠가 발견되어 난리가 났었죠? 아마존에 산다고 알려진 이들 물고기 때문에 결국 저수지의 물을 모두 빼는 일까지 벌어졌네요. 주변 저수지 조사에서는 다행히 더이상 발견되지 않아 다른 곳으로 확산되지는 않은 것으로 일단락 되었습니다.

 

▲ 횡성에서 발견된 피라냐(사진: 뉴스1, http://news1.kr/articles/?2331924)

 

이번 사건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외래종 이입의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또 집에서 기르던 외래 물고기를 함부로 자연으로 방생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 한편으로는 역설적이게도 좋은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 외에도 외래어종들이 우리나라의 하천 생태계에 해를 끼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꺼라 생각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배스와 블루길은 호수나 저수지와 같이 물의 흐름이 느린 곳에서 번성하여 우리 토종 물고기들의 터전을 빼앗는 걸로 유명하죠. 그래서 배스와 블루길을 퇴치하기 위한 여러가지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씩 우리나라 토종 물고기도 다른 수계로 이입되면서 그 하천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기사도 볼 수 있는데요,

낙동강에 강준치와 끄리가 낙동강에 이입되면서 생태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강준치 이입에 대한 기사(출처: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627812.html)

 

강준치 때문에 낙동강의 백조어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고, 또 다른 논문에서는 눈동자개가 낙동강에 이입됨에 따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꼬치동자개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아무리 우리나라 물고기라도 다른 하천으로 이입되면 해당 하천에 서식하는 물고기 입장에서는 외래종이 되는 것이죠. 여기까지는 우리 동호회 분들도 자주 들어본 익숙한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이제 저는 여기에서 꺽저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꺽저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기 전에 꺽저기를 길러보셨던 분들은 꺽저기가 귀엽고 기르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다보니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도 많고, 또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꺽저기가 예전에는 탐진강과 그 주변 하천, 낙동강, 거제도 일부 하천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낙동강 분포에 대해서는 과거에 실제로 서식했는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며, 거제도에서는 1982년 이후로 더이상 발견되지 않아 절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절멸의 위험이 있는 종이라면, 자연 상태에서 좀더 잘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꺽저기를 다른 하천에 방류하여 서식지를 넓히는 것은 하나의 바람직한 대안이 될까요? 그 대답은 "절대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꺽저기의 현재 분포를 말씀드리면, 탐진강과 그 주변하천, 그리고 영산강과 섬진강의 일부 지류입니다. 섬진강과 영산강의 경우 이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입 경로는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영산강과 섬진강에서는 개체수도 많이 늘어난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한강과 금강에서도 채집이 된 바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한강과 금강에 꺽저기가 정착했는지 여부는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정착을 하게 될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한편, 꺽저기가 분포하는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에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현재 도쿄와 아이치현, 시가현 일대에 이입되어 시가현에서는 "지정외래종"으로, 아이치현에서는 "공표이입종"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 꺽저기의 일본 내 분포도(출처: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https://www.nies.go.jp/biodiversity/invasive/DB/detail/50920.html)

※ 녹색은 자연분포를 나타내고, 빨간색은 외래분포(이입)을 나타냄.

 

▲ 비와호 팜플렛에 꺽저기가 시가현에서 지역 침입종으로 지정되어 있음이 소개됨(출처: Lake Biwa Guidebook, 시가현)

 

이처럼 아무리 꺽저기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하천으로 이입이 될 경우 꺽저기는 외래종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물고기를 보고 천연기념물이네 멸종위기종이네 구분하고 있지만, 사실 물고기들은 서로를 보며 그런 구분을 하지 않습니다. 하천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러 생물들에게 그들은 이웃이거나 경쟁자, 아니면 침입자일 뿐입니다. 어떤 새로운 종이 새로 생태계에 들어와서 자리를 차지한다는 말은 곧 기존에 살던 또 다른 물고기들 입장에서는 보금자리를 빼앗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연 영산강에 살던 각시붕어가 새로 이입된 꺽저기를 보며 멸종위기종이 왔다며 반기면서 자신의 자리를 기쁘게 내어줄까요? 아니면 자신과 자신의 새끼들을 공격하는 새로운 위협으로 받아들일까요?

 

우리나라의 각 하천들에는 오랜 시간 동안 서로 격리된 상태로 다양한 물고기가 살아왔습니다. 그러다보니 하천마다 서로 다른 물고기들이 살아가고, 일부 하천에는 고유종들이 있는 것이죠. 그리고 각 하천이 저마다의 독특한 특성을 갖고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부 서식지가 줄어드는 종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 혹은 귀한 물고기를 집 근처에서 보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아니면 집에서 기르던 물고기가 힘들어해서 물고기들을 다른 하천에다 풀어주게 된다면, 그것은 그 하천에 살아가는 물고기에게 나쁜 짓을 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곳에 풀어주게 될 경우 그 물고기가 하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여러 외래종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기르던 피라냐가 좁은 어항 속에서 사는 것이 너무 불쌍해서 저수지에 풀어주었는데 이렇게 큰 사건이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사람들이 맛있는 물고기를 주변에서 쉽게 구해서 먹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배스와 블루길을 도입했었죠. 하지만 이들이 생태계에 이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을 것입니다.

 

엎질러진 물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여러 교훈을 통해 배웠다면, 앞으로는 물을 엎지르지 않도록 조심을 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물고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요.

 

꺽저기가 자꾸 여기저기 새로운 곳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던 차에 강원도 저수지의 피라냐에 대한 기사가 굉장히 크게 나는 걸 보고서는 문득 들었던 생각들이었습니다. 물론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한번 쯤은 해보고 싶었기에 이렇게 글이 길어졌네요~

 

끝까지 읽어봐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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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상호 | 작성시간 15.07.17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귀한 물고기의 경우 여기저기 퍼뜨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불편할 때가 가끔씩 있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뒤에 일어날 일들은 잘 모르기 때문이겠죠 이런글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면 좋겠네요
  • 작성자왕숙천 | 작성시간 15.07.17 하천 사진이나 정보가 없이 어종만 보고도 때로는 어떤 하천인지 짐작이 가는 곳이 있을때도 있는데, 그런거 보면 정말 큰 하천 뿐만 아니라 작은 지류마저도 독립된 생태계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저 같은 허접떼기에게도 쉽게 읽히는 좋은 글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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