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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돔은 깊고 깨끗한 바다에서만 낚이는 고급 어종으로 1m 이상까지 자란다. 심해성(深海性)을 나타내는 붉은 어체는 아름답고 날렵하여 흔히 ‘갯바위의 여왕’으로 불린다. 그러나 성격은 오히려 남성적이다. 돔류 가운데 가장 입질이 사납고 스피드가 빨라서 바다낚시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남해 근해에서 6~10월에 잘 낚이며, 해수온도가 높은 제주도 관탈도 추자도 거문도에선 3~4월만 제외하고는 거의 연중 낚인다. 최근 서해 갯바위서도 참돔떼가 확인되는 등 서식량과 낚시터가 늘어나면서 감성돔에 버금가는 찌낚시어종으로 떠올랐다.
참돔은 지방질이 적어 소화가 잘되며 풍부한 단백질은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하는 효과가 있고, 혈압을 내리는 칼륨이 풍부하다. 고혈압 동맥경화 골다공증 변비 피부질환에 특히 좋은 생선이다. 인기 높은 어종인 만큼 양식도 활발해 일반 횟집에서 유통되는 참돔은 99% 양식산이다. 낚시인이 아니면 자연산 참돔을 먹어보기 힘든 셈이다.
참돔은 횟감으로 인기 높지만 열을 가하면 육질이 더욱 쫄깃해지는 특징이 있어 구이 조림 국 찜 등의 요리를 하면 진미를 알 수 있다. 회의 경우도 껍질만 살짝 익힌 껍질데침회가 더 맛있다. 일반 회와 껍질데침회 뜨기, 맑은국(지리), 간장조림 요리방법을 배워보자.
■ 회ㆍ껍질데침회
①칼이나 비늘긁개로 비늘을 깨끗이 긁어낸다.
②내장과 아가미를 깨끗이 뜯어내고, 고기 둥이 앞쪽으로 오게끔 놓고 배 쪽에서 등 쪽으로 머리를 잘라낸다. 머리부분의 굵은 뼈는 힘을 주어 잘라야 한다.
③등지느러미 바로 밑을 칼끝으로 그어 꼬리 쪽까지 칼자국을 낸다.
④칼끝으로 뼈를 발라내듯이 스치면서 뼈에서 살을 떠낸다. 칼날보다 칼끝을 사용하므로 회칼은 끝이 날카로워야 한다.
⑤왼손으로 한쪽 살을 잡고 갈비뼈 부분을 잘라서 뱃살까지 떼어낸다. 갈비뼈를 자를 때는 머리에서 꼬리 쪽으로 칼날을 힘주어 순간적으로 그어야 쉽게 잘라진다.
⑥칼끝을 갈비뼈에 바짝 붙여 2cm 깊이로 찔러 넣은 다음 칼날을 뼈에 밀착시켜서 머리부터 꼬리 쪽으로 천천히 긋는다.
⑦왼손으로 갈비뼈 윗부분을 지그시 누른 다음 칼날을 위로 치켜 올리는 기분으로 갈비뼈에 최대한 붙여서 다시 그어주면 뱃살은 남고 갈비뼈만 떠진다.
⑧같은 요령으로 1장의 포를 마저 뜨면 ‘1차 포뜨기’ 완성.
■ 횟감 고르는 법
눈과 비늘 번뜩이면 상품
횟감으로 쓸 활어를 고를 때는 눈과 비늘을 본다. 눈이 맑고 반짝이며 비늘이 빠지지 않고 광택이 있는 놈이 싱싱하다. 눈에 허연 막이 덮였거나 비늘이 군데군데 빠진 돔은 잡힌 지 오래 된 것이다.
그러나 자연산보다 양식산이 더 싱싱하므로 선도만 보고 최고의 횟감을 고르다보면 오히려 함정에 빠지기 쉽다. 양식산은 적색(赤色)이 짙은데 비해 자연산은 분홍색이나 홍색을 띤다. 또 양식산은 40~50cm일 때 출하하므로 그보다 더 크거나 작으면 자연산일 확률이 높다. 가장 확실한 자연산은 물론 직접 낚은 것이다.
회를 먹을 때는 벵에돔, 부시리 등 크면 클수록 맛있는 물고기가 있는가 하면 볼락 전갱이 등 적당히 작아야 맛있는 물고기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는 게 좋다. 참돔은 너무 크면 맛이 없는 물고기에 속한다. 40~45cm급이 가장 맛있다.
①껍질데침회를 만들기 위해 포 1장에는 뜨거운 물을 붓는다. 팔팔 끓인 물을 국자로 떠서 껍질 위에 단숨에 붓고,
②미리 준비해둔 얼음물에 곧바로 담가주면 껍질만 쫄깃쫄깃해지고 살까지는 열기가 전달되지 않는다.
③나머지 1장은 일반 회 뜨기. 왼손으로 꼬리부분의 껍질을 잡고 오른손으로 칼날을 한번 그어서 껍질에 지그시 누른다. 왼손은 약간 당겨주고 오른손의 칼은 45도로 비스듬히 쓱싹쓱싹 밀어주면 껍질만 깨끗이 분리된다.
④포의 가운데는 잔뼈와 지방질이 많으므로 잘라 내버린다.
⑤‘2차 포뜨기’ 완성.
⑥등살 포를 회칠 때는 껍질 쪽을 도마에 놓고 칼날을 옆으로 뉘어서 비스듬히 잘라낸다. 이때 칼을 살짝 밀었다가 단숨에 당겨서 자른다.
⑦배살 포를 회칠 때는 껍질 쪽을 위로 놓고 칼날을 수직으로 대서 단숨에 자른다.
■ 참돔 맑은국
맑은국(지리)은 회와 조림을 먹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즐기면 주독을 풀고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전골냄비에 물과 무를 넣고 센 불로 팔팔 끓인 다음 회를 뜨고 남은 뼈를 넣어 한소끔 더 끓인다.
떠오르는 찌꺼기를 국자로 걷어내고 약한 불로 뿌연 뼛국이 우러날 때까지 끓인다. 시원한 맛을 즐기려면 조금만 끓이고 진한 맛을 원하면 오래 끓인다.
소주나 청주를 한 잔 부으면 비린내가 없어진다. 거의 다 끓었을 때 표고버섯, 팽이버섯, 배추잎 5~6장, 당근, 대파, 미나리 등 야채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 참돔 간장조림
회치고 남은 참돔 머리는 간장조림을 한다.
참돔은 그 맛이 담백하여 고춧가루가 들어간 찜보다 진간장만 넣고 조린 간장조림이 어울린다.
35cm 안팎의 작은 참돔은 통째 1마리 조려야 먹을 것이 있으나 50cm가 넘는 큰 참돔은 머리만 조리는 게 양념도 잘 배고 더 맛있다.
참돔은 머리의 연골에 영양분이 많고 특히 눈알에는 비타민 B1이 풍부하다. 어두일미란 말이 있지만 머리 중에서도 볼살, 목살, 눈알을 삼미(三味)로 친다.
①회치고 남은 머리와 등뼈. 등뼈는 맑은국의 재료로 쓰고 머리만 조린다.
②머리를 도마 위에 세우고 칼을 배 쪽에서 꽂아 등 쪽으로 쪼갠다. 쪼개진 머리. 속의 찌꺼기들은 찬 물에 깨끗이 씻는다.
③조림장 만들기. 물 2컵에 맛술 1/2컵, 물엿 1컵, 간장 1컵을 넣고 생강즙과 마늘즙을 약간 넣는다. 센 불로 끓이면 물엿이 부풀어 오르므로 중간 불로 조린다.
④팔팔 끓인 양념장국에 참돔 머리를 넣고 중불이나 약불로 15분 더 끓여 양념이 깊숙이 배게 한다. 참돔머리가 거의 다 익으면 풋고추와 당근 우엉을 넣어 함께 익힌다.
⑤젓가락으로 머리와 야채를 건져 접시에 담고 국자로 장국을 떠서 고루 부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