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감사드립니다
김영천
모든 풀잎이, 나뭇잎이
푸른색인 것을 감사드립니다
때 맞추어 잎새 떨구며
썩는 것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얼마나 약한지
얼마나 약한 사람인지 깨닫게 하시고
실족하고,
절망하고,
그러면서도 꽃 진 자리마다 열매를 맺듯
제 목숨을 애착하게 해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뿌리 하나 의지하고도
거센 비바람 이겨내고
마른 가지도 속 깊이
생명을 품었습니다
쉽게 꺾이고 무너지는
무릎을 주시어
삼가 엎디나니
오늘은 내내 잊었다가도
당신을 기억해 내듯
내가 문득 사람임을 기억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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