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있는 동네
이오덕
어머니 오월이 왔어요
집마다 감나무 서 있는
고향 같은 동네에서 살아갑시다
연두빛 잎사귀 눈부신 뜰마다 햇빛이
샘물처럼 고여 넘치면
철쭉꽃 지는 언덕
진종일 뻐꾹이 소리 들려오고
마을 한쪽 조그만 초가
먼 하늘 바라 뵈는 우리 집 뜰에 앉아
어디서 풍겨 오는 찔레꽃 향기 마시며
어머니는 나물을 다듬고
나는 앞밭에서 김을 매다가 돌아와
흰 염소의 젖을 짜겠습니다
그러면 다시
짙푸른 그늘에서 땀을 닦고
싱싱한 열매를 쳐다보며 살아갈 세월이 우리를 기다리고
가지마다 주홍빛으로 물든 감들이 들려줄
먼 날의 이야기와 단풍 든 잎을 주우며
불러야 할 노래가 저 푸른 하늘에
남아 있을 것을
어머니 아직은 잊어버려도 즐겁습니다.
오월이 왔어요.
집마다 감나무 서 있는
고향 같은 동네에서 살아갑시다, 어머니!
이미지출처: 구글https://www.instagram.com/p/CE2jQvJH6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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