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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로수의 기원 오리나무

작성자녹림처사|작성시간24.11.25|조회수56 목록 댓글 4

◈ 우리나라 가로수의 기원 오리(五里) 나무 ◈

 

옛날에 술을 몹시 좋아하는 한 나무꾼이 있었어요

그는 산에 나무를 하러 갈 때마다 늘 호리병에 술을 넣어 갖고 다녔지요

어느 날 나무를 하다가 목이 컬컬하여 허리춤에 차고 있던

호리병을 꺼냈더니 술병 마개가 빠져 버렸어요

 

나무꾼은 술병 마개로 쓸 만한 것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다가

곁에 있는 오리나무 잎을 뜯어 둥글게 뭉쳐서 술병 마개로 썼지요

얼마 뒤 나무를 한 짐 해서 지게에 실어 작대기로 받쳐 놓고

목을 축이려고 술병 마개를 열고 한 모금 마셨어요

“아니 어떻게 된 거야? 술이 물이 되어 버렸네.”

나무꾼은 무엇 때문에 술이 물처럼 되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요

“오리나무 잎으로 술병 마개를 만들었기 때문이구나.

오리나무 잎이 술을 묽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 틀림없어.”

그는 집에 돌아와 술 항아리에 오리나무 잎을 넣어 보았더니

과연 술맛이 싱거워지며 물처럼 되어 버렸어요

그 뒤로 오리나무 잎이 술독을 푸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오리나무는 우리나라 산야에 많이 자생하는 나무로

산과 개울가에서 주로 자라는 낙엽교목이지요

높이는 20m에 이르고 있어요

오리나무라는 이름은 이 나무를 길가에 이정표 삼아 5리(五里)마다

가로수로 심었던 데서 유래했지요

옛날 오리 (五里)는 지금의 2K이지요

그리고 오리나무는 예로부터 민간에서 술독을 풀고

간을 튼튼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어요

술 취한 사람이 길을 가다 오리나무 밑에서 한잠 자고 일어나면

술이 완전히 깬다하여 이 나무를 가로수로 심었다고 하는데

술을 물로 만들고 백 가지 독을 푼다고 했지요

그러니까 오리나무는 우리나라 가로수의 기원(紀元)이라 할수 있어요

 

그런데 가로수는 단순히 거리에 심은 나무가 아니지요

많은 도시가 가로수를 써서 저마다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어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이들은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개선문까지

죽 늘어선 마로니에를 보며 비로소 파리에 왔다고 실감하지요

이탈리아 로마를 대표하는 가로수는 우산소나무 인데

나무 꼭대기에서 가지가 우산 모양으로 펼쳐져 자태가 아름답고

지중해 여름 땡볕도 가려줘 관광지 가로수로 제격 이랄수 있어요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의 가로수는 자카란다이지요

봄에 보랏빛 꽃을 피우며 계절이 우리와 반대인 남반구 도시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도드라지게 하고 있어요

그리고 '메이풀 시럽'으로 유명한 캐나다는

캐나다 동부에 있는 퀘백시가 세계 최대의 메이플 시럽의 생산지이지요

캐나다 전체 생산량의 75% 정도를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단풍나무가 많아 퀘벡시티에서 나이아가라에 이르는 1900km의 길은

가로수로 설탕단풍나무를 심어 "메이플 로드"라고 이름을 지었지요

그래서 그런지 세계 여러나라 관광객들이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곳으로 

"메이플 로드"를 선정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 하지요

 

서울에 본격적으로 가로수가 등장한 것은 일제 강점기부터 이지요

나무가 부족한 서울을 빠르게 녹화할 목적으로 잘 자라는

미루나무와 수양버들을 심었어요

해방 후엔 넓은 잎으로 먼지를 흡착해 매연과 분진을 줄여주는

플라타너스가 각광을 받았지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도시 미관에 관심이 높아지며

은행나무가 서울의 대표 가로수가 됐어요

서울 가로수 약 30만 그루 중 은행나무가 10만 그루로 가장 많아요

 

그런데 가로수로 쓰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하지요

나무가 아름다우면서도 사람에게 해롭지 않아야 하고,

매연과 병충해도 잘 견뎌야 하지요

시민의 기호 변화도 반영되고 있어요

냄새에 민감하지 않던 때엔 사랑받던 은행나무

지난 10년 사이 서울에서만 1만 그루 넘게 사라졌어요

대신 꽃이 예쁘고 악취는 없는 이팝나무가 뜨고 있지요

청계천 이팝나무가 대표적 이라 할수 있어요

회화나무도 증가 추세이지요

 

제주를 상징하는 야자나무 가로수도 변화를 겪고 있어요

해외 여행이 드물던 시절, 국내에서도 이국적 정취를 느껴보자며

1980년대 워싱턴야자수를 들여와 심은 것이 오늘날 제주를 대표하는

가로수가 됐지요

제주공항 입구의 야자수를 보며 “제주에 왔구나” 하고 실감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심은 지 30년이 지나면서 문제가 불거졌지요

크게 자란 야자수 가지가 태풍 때 부러져 사람과 차량을 덮치고

전깃줄을 끊는 사고가 반복되자 야자수를 다른 가로수로 교체하자는

목소리가 커졌어요

2021년 교체가 시작돼 지금까지 약 40%를 베어냈다고 하지요

 

야자수가 사라진 자리엔 후박나무먼나무담팔수 등

상록수가 들어서고 있어요

야자수만큼 색다르지는 않지만 온화한 제주 날씨의 이미지를

살리자는 취지라고 하지요

제주시에 전화해 “야자수를 모두 없애느냐?”고 물었더니

“아쉬워할 방문객을 위해 공항 주변과 용두암 등 주요 관광지의

야자수는 그대로 둔다”고 했어요

제주의 새 가로수도 야자수처럼 방문객의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一松)*-

 

▲ 술을 물로 만드는 오리나무

▲ 서울 은행나무 가로수길

▲ 청계천의 이팝나무

▲ 제주도의 야자수

▲ 제주도의 후박나무

▲ 제주 먼나무

▲ 제주에서만 자라는 담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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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노가니남길 | 작성시간 24.11.25 감사합니다
  • 작성자제주약초노인 | 작성시간 24.11.26 좋은정보감사합니다
  • 작성자온유(서울) | 작성시간 24.11.26 유익한글 감사합니다
  • 작성자배리나라 | 작성시간 24.11.27 오리나무와 술해독,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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