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미 스튜디오(수유하우스)
숭실대학교 건축학부
역사적인 서울 강북구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무너미 스튜디오는 북한산의 인수봉과 도봉산을 멀리 바라보며 목재와 콘크리트라는 두 가지 주요 재료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혼합한 건축물이다. 이 주택은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두 명의 집주인을 위해 설계된 쌍둥이 주택으로 작은 출판사를 위한 공간과 1인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주택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ARCHITECTURE DATA
위치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
용도 주거시설
구조 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규모 지상 5층
대지면적 117.27㎡(35.47평)
건축면적 70.32㎡(21.27평)
연면적 194.52㎡(58.84평)
설계 김정인
사진 김태윤 작가
117㎡의 작은 부지임에도 불구하고 이 쌍둥이 주택은 각 동에 두 개의 방과 두 개의 욕실을 갖추고 있으며 97㎡의 콤팩트한 내부에는 수직으로 통합된 생활공간과 인접한 주방이 조성돼 있다.
기존의 아파트 방식 건설과 도시 주택 구성 관행에서 벗어나 무너미 스튜디오의 건축은 수직으로 같은 유닛이 적층되는 방식과는 다른 수직 구성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당초 계획은 서울의 기존 도시 구조를 보존하고 대대적인 철거와 재건축에 반대하는 것이었지만 기존 건물의 매우 열악한 상태로 인해 재평가가 필요했다. 이후 디자인 초점은 법규로 인한 제한 사항을 존중하고 이를 역으로 생각해 디자인 요소로 바꾸는 동시에 기존 도시 맥락에 새로운 조직과 구성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건축 법규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 작업자들의 장인정신을 최적화해 같이 사는 주거의 수직 통합뿐만 아니라 목재와 콘크리트의 조합에서 나오는 예기치 않은 우연적 상황을 주목했다. 그리고 각 동의 상호 침투로 인한 도시 주택의 공간적 조직을 재정의하는 한편, 두 동이 완전히 분리됐지만 긴밀하게 통합된 연결을 이루도록 했다.
‘통합’과 ‘독립’이라는 용어가 모순된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무너미 스튜디오는 한국의 전통적인 ‘방’을 목재 큐브와 박공지붕으로 전환한 가장 단순한 유형을 채택하고 콘크리트가 지상 인프라 역할을 하면서 개방형 뼈대로 이를 지지하는, 철근콘크리트와 혼합된 목조 주택의 다른 형식을 선보인다. 이 하이브리드적인 재료의 혼합은 서울의 고층 주거 현실에 대한 도전이면서 동시에 실용적이면서도 실내 조직에 대한 느슨한 용도(Loose-Fit)라는 사고를 구현한다.
이는 목조건축 고층화의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한계를 받아들이면서도 경량 목구조에 대한 이해, 국내에서 이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의 숙련도 그리고 단기 건설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무너미 스튜디오는 목재와 콘크리트라는 재료 선택을 통해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에 대한 서울의 건축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무너미 스튜디오는 내부의 미시 기후를 만들기 위해 목재와 콘크리트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강조한다.
목재와 콘크리트의 혼합에서 콘크리트 뼈대는 목재로 플러그인된 방의 작은 구조물을 위한 지지 요소로 작동한다. 반면에 목재는 프레임과 합판으로 구성된 단순한 어셈블리 공간으로 구성돼 콘크리트 위에 수직으로 쌓인 다중의 외피를 형성한다.
이런 디자인 선택은 목재를 CLT 또는 글루램Glulam과 같은 전체 구조 대체 재료로 인식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대신 콘크리트는 목조 방의 플러그인을 지지하는 벌거벗은 최소한의 구조로 사용된다. 이 조합은 건물 외피 내에 여러 층을 만들어 높이에 따른 열 성능을 발휘하며 최하부와 최상층 공간에 8~10도의 온도 차이를 만들어낸다.
기후 변화의 급격한 변화와 예측 불가능성에 직면하면서 무너미 스튜디오는 폐쇄되지 않은 외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한다. 서울의 기후 변화에 대응하여 겨울에는 영하 15도, 여름에는 40도까지 다양하고 적응 가능한 실내 공간을 실험한다.
전통적인 지혜가 내재된 목재와 근대적 재료인 콘크리트 재료를 통합하고, 지중해와 연관되고 항시 온화한 기후에서 그려지는 근대주의적인 이념을 거부함으로써 무너미 스튜디오는 서울의 수많은 아파트 단지의 대규모 재개발과 여기에 콘크리트를 무분별하게 부어 넣는 것과는 다른, 회복력 있는 건축문화를 상상한다.